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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왓챠 & 유튜브 & 팟캐스트] 2021년 9월 리뷰 review

아니 9월 언제 순삭된 거지!!! ㅇ-<-<


영화

(넷플) 관상 무디가 추석에 놀러와서 보자고 해서 봤다. 얘는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사극을 좋아해서 유튜브를 엄청 보더니 영화도 이런 걸 좋아하네. 근데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감동을 받고 뭐라 리뷰를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김혜수의 코 찡긋하는 표정이 정말 짱이고 조정석의 감초 연기가 인상깊었다... 정도?

드라마

(왓챠) 와이 우먼 킬 시즌 2 시큰둥하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 릴리스를 그다지 힘들지 않게(?) 기다리며 본다. 지금 에피 10 보는 중인데 이게 끝이려나? 볼 수록 정이 들기도 하고 에피 9 & 10 은 떡밥줍기와 명언 대잔치를 하니까 나는 좋은데 다른 사람에게 이 시즌을 추천하기는 좀 애매한 거 같다. 드레스와 업스타일 헤어와 모자 등 배우들 스타일에 공을 많이 들인 걸 보는 건 재미있음.

(왓챠) 핸즈메이즈 테일 시즌 2!! 점점 더 빠져든다...! 모이라 역 배우 볼 수록 카리스마 넘 짱이다.

(기타) 더 굿 파이트 시즌 1 진짜진짜 궁금해하던 쇼인데 친구 덕분에 봤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는지 그만큼은 아니지만 반가운 얼굴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봄. "실력있지만 사람이 좀 이상한데 괜찮으시겠어요?"하면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타시오니랑 ㅋㅋㅋ 다이앤이랑 결혼 후에도 여자 제자들이랑 놀아나는 습관 못 버린 커트 맥베이 아오... (싫지만 개연성 짱짱맨) ㅎㅎㅎ 일라이 딸 마리사도 넘 반갑고, 새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아빠가 CSI의 짐 브래스 경감인 것도 넘 반가워 ㅎㅎ 알면서 캐스팅 했겠지만 마야 엄마 역의 배우 르노어 린델은 굿와이프에서 판사 역으로 나온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그보다 강렬한 기억은 보스톤 리걸에서 윌리엄 샤트너랑 나왔을 때! 여튼 배우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왓챠) 웨스트윙 시즌 4 보고 있다. 윌 베일리 등장하면서 아론 소킨 빠지면서 이 때부터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만한 게 없음. 지금 샘이 빠지려고 해서 좀 슬픔 ㅜㅜ

(넷플) 하우스 오브 카드 등장인물이 모두 너무 재수 없어서 그만 볼까 고민 됨. 근데 관두더라도 시즌 1 완주는 하려고.

(왓챠) 닥터후 시즌 4 에피 7. 예전에 시즌 4 보다 말았는데 다음 달에 친구들이랑 뮤지컬 <아가사>를 보러 가기로 해서 아가사 크리스티가 등장한다는 에피소드만 봤다. 황당했지만 재미있었는데 뮤지컬 이해하는 거랑은 아무 상관 없겠지 ㅋ (처음 보는 극 스토리 못 따라가서 잘 헤매는 편 ㅋㅋ)

유튜브 - 거의 안 봄.
아, 다이어트 레시피 채널 중 '맛불리TV'라는 걸 좀 봤다. "운동 안 하고 식이조절만으로 21kg를 감량한 증명 다이어터!"라는 타이틀을 반복하는데 쭉 50kg였다가 결혼하고 남편이랑 야식 먹고 잠시 70KG 됐다가 다이어트 해서 50kg로 돌아온 사람이라 꾸준하게 60kg 근처였던 나한테 얼마나 적용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운동러들을 주로 팔로우 해서 운동 못하는 날이나 근손실에 벌벌 떠는 사람들을 주로 보다가 "운동을 하면서 살을 빼도 감량이 된다면 체지방과 함께 근육도 빠지는 게 당연하고, 근손실보다 무서운 건 관절과 건강 손상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매우 맞는 말씀인 듯. 식단이 자연식 + 당질제한 + 생야채 많이 먹기 인 것 같던데 내가 얼마나 적용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팟캐스트 - 많이 안 들었다!
한달 내내 니브(NIve)라는 가수의 "Who I am"이라는 노래만 무한반복으로 들은 것 같음 --; 아, 유튜브에 뮤지컬 아가사 ost 전곡이 올라와 있어서 그것도 많이 들었다.

뮤지컬
아가사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되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극. 장단점이 분명한 극인데 나는 매우 호! 무엇보다 노래가 다 좋고 많이 좋다. 가사는 좀 애매할 때도 있지만 ㅎㅎ 분명히 구멍이 많은 스토리인데 매력이 더 많이 느껴져서 한 번 더 보려고 또 예매했다. 아가사 역의 이정화 배우는 거의 신이어서 너무나 황홀했다. 백은혜 배우도 엄청 잘할 거 같아서 보고 싶은데 10월 스케줄이 빡빡해서 될지 모르겠다. 일단 이정화 배우 나오는 걸로 한 번 더 볼 예정.

프렌치토스트 일상 everyday

+ "제 주변에서 제이케이님이 제일 재미있게 사는 거 같아요. 먹는 것도 잘 챙겨먹고. 배우고 싶어." 요즘 가끔 밖에서 따로 보기도 하는 회사 동료가 생일 음료 쿠폰이 생겼다며 커피 사러 가자길래 따라 나선 길에 들은 말. 아마 주말에 프렌치토스트 해 먹고 인스타에 올린 사진을 보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았다. 근데 프렌치토스트 하는 법은 가르쳐드릴 수 있는 기술이지만 새로 산 메이플 시럽을 보고 프렌치토스트가 먹고 싶어지는 욕망의 사슬은 가르쳐드릴 방법이 없네요. 먹고 싶은 걸 해먹을 줄 아는 기술보다 먹고 싶은 게 끊임없이 생기는, 그게 진짜 비결인 거 같은데.

+ 실은 요 며칠 지긋지긋한 불행과 동거하고 있다. 일상을 통째로 사로잡히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기 때문에, 그 요령이 생겼기 때문에, 이 생각을 할 때만 불행하고 다른 걸 할 때는 멀끔하게 그 불행에서 단절될 수 있어서 견디는 것 같다. 어떤 형태로든 시장이 돌아오는 것은 감사한데, 국제 행사란게 원래 대부분 예산 소진이나 윗분의 자아실현을 위한 '행사를 위한 행사'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와 내용 전달에 진심인 게 나뿐인 것 같은 기분이 도무지 감당이 안 된다. 나는 지구도 기관도 참가자도 구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받는 돈 값만 하면 된다고 아무리 되뇌여도 마음이 답답하다. 국제행사 담당자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통번역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없을 수가 있어. 나는 모래알이고 부품일 뿐이다. 톱니바퀴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때는 톱니바퀴만큼의 역할을 맡아 그만큼 기여할 수 있지만, 맡은 게 모래알 역할이면 모래알의 역할만 해 제발. 대의 따위 없으니 고민을 말라고. 하.

+ 마음이 지옥일 때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면 그 시간 동안 만큼은 마음이 천국보다 좋은 곳에 다녀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에스큐미낙 다크 메이플시럽 향이 너무 좋아서 부어 먹으려고 오랜만에 만든 프렌치토스트.

내 동심을 살려도 일상 everyday

+ 성시경이 안티백서라니... 팬이 아니게 된지는 한참 됐지만.... 살려줘라 내 동심...

+ 예전에는 하루를 보내고, 아니면 퇴근을 하고 블로그 열어서 끄적이는 게 마음이 쉬는 시간이었는데 요즘은 퇴근하고 운동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을 켜지 않아도 되는 게 제일의 휴식이다. 나도 서운한데 어쩔 수가 없네.

+ 운동은 언제까지 지금처럼 생활의 중심을 차지할 정도로 할 것인가? 계속 부정해온 것 같은데 일단 이렇게 열심히 하는 김에 '미용 체중'을 찍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멀었음, 48kg는 아님)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예쁜 남자를 좋아하는 만큼 같은 그림체의 외모를 가지고 싶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외모와 같은 그림체. 나는 씩씩하게 잘생겼는데 좋아하는 남자상은 하늘하늘하고 예쁘고 지적인 안경 쓴 도시형 냉 미남(..) 근데 이제 알고 보면 몸이 좋아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군. 그런 남자랑 사귀고 싶은 건 아니고 - 이번 생에서 남자와의 연애는 추구할 가치를 상실했다 - 그런 남자와 같은 그림체인 외모를 갖고 싶다. 사귈 생각은 없지만 관심을 받고 싶은가? 남자의 관심을 받는다면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인 남자의? 웃기고 모순되는 것 같은 이야기지만 그게 뭐든 가지고 싶은 게 있는 상태는 좋은 거니까, 삶에 대한 의욕이 있다는 거니까, 당분간 해보려고. 다양한 재미를 느끼는 경험이 되기를 빈다. 힘내라 나여.

+ 계산하는 게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배움의 실천이네. 자연스럽다고 다 좋은 게 아니고, 다스려야하는 자연스러움이 있고 귀기울여야하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거였다. 구분도 통제도 쉽지 않지만.

+ 뮤지컬 <아가사>도 배우 확진으로 내가 예매한 표 취소되었다 ㅜㅜ

[넷플릭스 & 왓챠 & 유튜브 & 팟캐스트] 2021년 8월 리뷰 review

다큐

(넷플) 언웰: 웰빙의 배신 에센셜 오일, 탄트라 섹스 치료법, 모유 보충제, 단식까지 4편 재미있게 봤고 아야우아스카랑 벌 독 치료는 궁금하지 않아서 안 봤다. 편집 방식이 독특한데 찬양론자들의 인터뷰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왜 사기인지 보여주고, 그리고 한 쪽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넷플) 더 게임 체인저스 채식을 시도해보고 싶게 하는 설득력이 엄청나다; 권유하는 톤도 아니고 팩트 전달만 하는 방식인데 질병도 다루지만 운동 선수들 퍼포먼스 향상 사례를 주로 소개함. 그런 사례만 골라서 담은 거겠지 생각하면서도 사례들이 다들 강력해서 무게 올리려면 채식 이주만 해보까?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함;; 오트 라떼도 먹어볼 거 같고, 비건 그릭 요거트도 사 볼 것 같다.

(넷플) 프레이 어웨이 미국 최초의 '동성애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단체가 '동성애 치료 반대 운동'을 하는 단체가 된 이야기. 근데 나는 왜 이런 다큐를 보면 넘어가지 못하는가...

(넷플) 밥 로스: 행복한 사고, 배신과 탐욕 마음이 따뜻한 천재와 그를 이용하고 착취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이야기고, 현재 진행형이라 매우 괴로움. 마지막에 밥 로스와 그가 가르쳐 준 그림 그리는 법 덕분에 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부분은 마음이 참 좋았다. 밥 로스는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다고 했지만 화가는 손이 아니라 눈으로 본 것과 마음으로 기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시도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한 것처럼. 밥 로스 덕분에 그림을 시작하고 즐기게 된 사람들은 이전에는 그림을 그려본 적 없었을 뿐 눈과 마음에 이미 화가의 기질이 있어서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넷플) 더 체어 산드라 오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와서 틀었는데 재밌어서 호로록 다 봐버렸다. 프린스 차밍이 나오는데 아주 마음에 듬. 이 죽일 놈의 이성애 어딜 가도 프린스 차밍을 찾아내지 흑흑흑. 결말이 너무 동화같지만 괜찮았다. 그리고 내 안의 꼰대를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노교수들 너무 싫다 다 짤려버려야...!' 이러는데 나는 그들의 마음도 그들의 목소리도 이해는 할 수 있겠더라고 (..) "내 강의는 인기를 위한 것이 아니야!!" (..)

(왓챠) 와이 우먼 킬 시즌 2는 이전 시즌이랑 비교하거나 연장선상으로 보면 크게 실망스럽고, 그냥 다른 쇼라고 생각하면 볼만 함.

(왓챠) 핸즈메이즈 테일 열심히 보고 있다.

(넷플) 모던 패밀리 시즌 10. 여전히 밥 먹을 때 한 에피씩 보기 제일 좋다. 초반만큼 재미있지는 않지만 끝날까봐 무서워 ;ㅁ;

(넷플) 하우스 오브 카드 이번 달에는 보기는 했지만 많이 안 봄. 나랑 잘 안 맞는데 인물들이 쓰는 문장이 멋있어서 (..) 본다.

(왓챠) 웨스트윙 시즌 4 보고 있다. 틀어놓기 제일 좋아~

(왓챠) 닥터후 시즌 4 에피 7. 예전에 시즌 4 보다 말았는데 다음 달에 친구들이랑 뮤지컬 <아가사>를 보러 가기로 해서 아가사 크리스티가 등장한다는 에피소드만 봤다. 황당했지만 재미있었는데 뮤지컬 이해하는 거랑은 아무 상관 없겠지 ㅋ (처음 보는 극 스토리 못 따라가서 잘 헤매는 편 ㅋㅋ)


유튜브
걍 보는 채널: <문명특급> & <박막례할머니> & <입짧은 햇님이>

운동 관련: <양선수의 온라인 PT>를 주로 보고, 최근에는 강경원님 채널도 좀 본다. 강경원님은 달변가가 아니라 답답해서 못 봤는데 스쿼트 영상 몇 개를 보는데 정말 섬세한 맞춤형 고급 강의를 하고 계신 거였다. 


팟캐스트

(영어) <Criminal> 최근에 들은 것 중 에피 167-168 두 편에 걸쳐 나오는 납치 에피소드 오랜만에 흥미진진했다.

[도서] 나는 나를 사랑한다 by 이숙명 리뷰 review

+ <혼자서 완전하게>의 작가.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스트. 아는 언니의 아는 언니. 제목 보고 '이렇게 당연한 말을 제목으로 쓰실 스타일이 아닌데...'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의미하려던 뜻에 생략된 말이 있다. 아마 전달하고 싶었던 의미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다' 였을 듯. 제목이랑 표지가 너무 뽀송뽀송해서 웬일인가 했는데 역시 로맨스 얘기 좀 하다가 뒤로 갈 수록 가족이라는 종교(딸이 더 이상 스무살이 아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보톡스 넣으라고 쫓아다니는 엄마 거부하기), 유교적 가부장제 비판, 생활동반자법, 가스라이팅, 한남 분석, 피해자 탓하기 문화까지 아우르는 페미니즘 매운맛이다ㅋㅋㅋㅋㅋㅋ 이숙명 작가님 너무 좋아 ㅋㅋㅋㅋ

+ 나는 지난 번 책이 더 좋았다. 이 책은 아마 작가가 안정적인 연애 중이기 때문에 나온 책인 것 같은데 이전 책은 로맨스 없는 삶의 완결성이 주제였기 때문에 나에게 더 가까워서. 작가님도 외국에 살고 남친이 유럽인이니 적당한 로맨스 획득의 가능성이 높어진 거지 한국이었으면 그랬을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했을 거다. 작가님이 현재 좋은 파트너를 만나 만족스러운 로맨스가 진행중인 것은 축하하는데 그럼 이 책을 이 땅에 내시는 게 좀!! 미안하지는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 ㅎㅎ 어차피 복불복인 일이고 복권 당첨만큼 가능성이 낮은 일이라고 규정하기는 하셨지만서도..

+ 책 마지막에 "사주를 이유로 아들과의 교제를 반대한 먼 옛날 남자 친구의 어머니께 감사한다"며 "그때 나는 어리고 멍청했기 때문에 내버려 뒀으면 그와 결혼해서 애 낳고 살림하느라 지금껏 내가 경험한 세상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통쾌한 '감사 인사'가 나오는데, 음.. 작가님 같은 분이라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때 원한 것인 결혼을 쟁취한 후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성찰하고, 타협하고, 성취해가는 삶에 대한 상상력을 허용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혼 후 더 재미있게 살았을 수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예전에 선택하지 않은 삶을 매도할 필요는 없다는 것. 아쉬워할 필요도 없지만.

+ 그래도 제목이 잉 스러웠는데도 사기를 잘 한 것 같고, 나온지 얼마 안 되어서 2쇄를 찍은 것을 보고 마음이 좋았다!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이 여럿 떠올랐는데 그 중 한 명에게 줘야지. 

+ 전통적이고 낭만적인 로맨스는 페미니즘과 양립할 수 있는가?

+ 자존감이라는 게 원래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 아닌가. 사랑과 배려를 받으면 높아졌다가 실패를 거듭하면 낮아지기도 한다.

+ 더 사랑하고 더 표현한다는 건 상처를 모르거나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상처에 더 강한 쪽이 할 수 있는 배려라고도 생각한다.

+ 아름답고 성공한 도시 여자들이 성을 즐기면서 인생을 자축하는 이미지는 도달하기도 힘들 뿐더러 여자들의 구조적 불행을 가리거나 심지어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 애초부터 이 문제의 원인은 사랑하는 사람끼리도 불평등한 위계 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이 사회에 있지 파트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낮추지 않는 여자들에게 있는 게 아니다. 남자라고 해서 항상 여자보다 옳을 수도, 잘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사회가 남자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들과 짝을 지어 살아야 하는 여자들이라도 알려주어야 한다.

+ 나는 더 이상 남자 기 살려 주기 따위에 나의 사회성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 남자 친구는 사업이 자리를 잡자마자 내게 결혼을 하자고 했는데, 대체 왜 결혼 따위를 하고 싶냐, 동거와 결혼이 다를 게 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부모나 형제들한테 물려줘야 할 까봐."

+ 만약 내 친구, 내자식, 내 애인이 이런 상황이면 나는 어떻게 할까를 기준으로 나 자신을 대하는 거야. 가장 사랑하는 타인처럼.

+ 남의 집 귀한 딸에게 귀남이 노릇하다가 번번이 차인 아들은 평행 어머니에게 빌붙어 가사 노동을 요구하고, 딸은 뒤늦게 억울해서 어머니와 연을 끊는 상황이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왜 여자들이 잘못 키운 탓만 하냐, 남자들은 뭐 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의 수혜자에게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바로잡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남자들이 가부장제를 버리는 건 여자들이 모두 그 잔치판을 떠나서 설거지거리만 남은 후의 일일 것이다.

+ 자신이 인식하든 못하든 개인주의와 페미니즘을 호흡하며 자란 데다 체제란 영구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요즘 여자들에겐 연애 상대의 귀남이 스러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이름과 직함 대신 누구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라 불리는 것이 세계관과 정체성을 뒤흔드는 충격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랑이란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 친절하게 굴면 관심 있는 줄 알고 팬티 바람으로 덤비고, 단호하게 말하면 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에게 대체 어떻게 거절을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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