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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도 투표 하고 싶다... 생각 thoughts

안다 알아 투표권 있어도 사용 하기 싫은 요즘 상황... 그치만 이건 그거랑은 별개의 이야기다. 있어도 안 해, 랑 없어서 못 해,는 다르니까.

한국에 있을 땐 재외국민의 참정권에 특별히 관심가질 일이 없었다. 그래서였나, 나 이번 대선에 투표권이 없다는 거, 정말로 몰랐다. 까맣게 몰랐다. 한두달 전에 이쯤되면 선관위에 재외국민 투표에대한 공지가 있을텐데,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하다 알게되었다. 정말로 투표권이 없다. 투표날 대한민국 국토 안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난 당연히 재외국민 투표권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당연히. 너무 당연히...

헌법재판소에서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한 현행 공직선거법과 국민투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07년 6월 28일)을 내린 이후로 재외국민 투표권에 대한 논의가 (실행가능성이 없어졌을 즈음에야) 있기는 있었던 모양이다. 근데 국회위원 언니오빠들 게으른 걸 알아드려야는 건 알지만, 어째 이리 급한 사항까지 여태 손놓고 계셨는지... 학부 때 법학 관련 수업에서 헌재에서 위헌판결이 난다고 해서 바로 관련법규가 제정되는 게 아니라는, 국회위원 언니오빠가 제 때 일 안해서 위헌판결 나고도 대체 법률이 제정 안돼 그대로인 법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건 좀 기가 막히다.

선관위가 6개월의 준비기간을 요구했다는데, 판결 이후부터 선거날까지가 딱 6개월이다. 당시 보도를 찾아보니 헌재 판결이 7월 이내에 나오면 17대 대선부터 재외국민도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와있다.

재외국민, 그 수가 대략 300만 이라는데, 경상북도 인구 270만보다도 큰 숫자다.  

찍을 사람이 있고 없고는 둘째 문제다. 투표권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지금도 누굴 지지해야 하는지 속이 터지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얼마 전 기사에서 미국 어딘가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봤는데 (물론 이 사람들도 투표권은 없다) 지금 우리나라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래, 우리도 관심이 있다는 건 아니까 이런 설문조사도 했겠지. 결과도 비슷한 걸 보니 국내 거주 국민과 생각의 차이도 그리 크지 않은 가보군. 그래도 여전히 투표권은 없고나...

난 82년 생이고,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에 한 번 씩 참여 했다. 생애 첫 투표였던 대통령 선거는 대학교 1학년 겨울이었고, 선거를 하러 난생 처음 KTX를 타고 시골에 내려갔다. 2주에 한번씩 기차를 타던 시절이었지만 늘 무궁화호를 탔는데, 우습게도 바빠서 탄 KTX에서 졸아 익산까지 다녀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 땐 아빠랑 표 거래를 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이야 아빠가 훨씬 더 잘 아시고, 사람들도 아는 분 또는 건너 아는 분인데, 시 국회의원은 아빠도 네가 지지하는 당과 후보(당시 아빠가 안좋아하는 분이 상대편 당 후보였다)를 찍을테니, 도 의원은 아빠가 지지하는 당과 후보를 찍어달라는 거래. 내가 싫어하는 당인 건 알지만 농업 정책을 이해하고 있는 후보가 그 사람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러마고 약속을 했고, 투표장에서 그냥 다 내가 좋아하는 당 찍을까, 하고 약간 고민을 했지만 아빠와의 약속을 지켰다.

알다시피 호주는 투표를 안하면 벌금을 무는 나라다. 이번에 MLX에서 만난 퍼스 친구 중 한명인 Kevin이랑 얼마 전 있었던 호주 총리 선거 이야기를 하는데, 존 하워드가 재선에 실패하고 케빈 러드가 당선된 것에 대해 자기 주변에 존 하워드 찍은 사람 자기밖에 없었다고, 우울하다고.. (젊은데 보수파 랄까?) 그래서 한국은 다음 달에 대통령 선거 있어.. 했더니 너는 그래서 여기서 하니? 아니 난 투표권 없어서 못 해. 못 해? 투표를 안해도 돼? 한국에 있었으면 해도 되고 안해도 되지만 했을 거야. 뭐, 투표를 선택할 수 있어?? 나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안했겠다... 뭐 얘기가 이렇게 흘렀다. 그렇다면 니가 그 '강압적 투표제'의 성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금이 효과가 있기는 있는 거네.

투표권이 있는 모든 친구들이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나도 남들처럼 이번 대선엔 찍고 싶은 후보도, 당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낑낑대면서 고민도 하고 기사도 읽고 정책도 보고 해서 투표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지하는', 또는 '그나마 나은', 또는 '저 후보만큼은 싫으니 그 반대 후보', 그것도 아니면 '그나마 얼굴이 내 타입인!', 하다 못해 '날 제일 웃겨준 후보!(이 기준으로 하면 난 무조건 허경영후보다-_-)=b' 어떤 이유, 누구라도 좋으니 투표는 했으면 좋겠다. 

첫째, 욕하기 위해서, 둘째, 후회하기 위해서, 셋째, 참여하기 위해서.     

첫째, 욕 먹을 짓 할 때 욕도 못하면 답답하니까. 정치를 내가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그네들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욕 먹을 짓은 욕을 부르기 마련이다. 이 때 투표 안 한 사람들은 욕 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왜? 내가 뽑은 당이 욕 먹을 짓을 하면 "기껏 뽑아줬더니 하는 짓거리가 그모냥이삼? 지금 이래놓구 또 뽑아달래는겨?!" 할 수 있고, 다른 당이 뻘짓하면 "니들이 그러니까 내가 표를 안주는 겨! 담에도 니들 뽑을 일은 없을 듯 하당!"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전 선거를 근거로 하는 이 욕은 다음 선거와 연결되어 행동으로 나타나는 생산성 있는 욕이고 생각이다.

둘째, 내가 뽑은 사람이 잘 하면 좋겠지만, 또 잘 하기도 하지만, 내가 뽑은 걸 후회할 만한 짓도 하기 마련이다. 근데 만약 그 사람 뽑은 걸 후회하게 할 경우, 그래도 그 땐 그 선택이 최선이었어, 할 수도 있고, 앗 그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더 나은 선택이 있었나, 하고 궁금해질 수도 있다. 관심이 생긴달까. 관심. 유권자의 관심이 정치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 아니던가. (비록 선거철 뿐이지만 -_-;) 이 관심이 충분히 커지면, 우리가 그들을 보고있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선거에 참여한다는 걸 알게 되면, 평소에도 유권자를 의식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셋째, 사실 얼굴이 내 타입이라 표를 주는 건 진정한 의미의 정치참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여는 참여지만 정치에 대한 본인의 판단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거니까. 그치만 첨부터 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어딨나... 첨부터 내 정치적 성향이 어느 당하고 제일 가깝고, 어느 후보의 공약이 제일 내가 지지할만하고 이런 거 보고 투표하는 사람, 많지 않을 거다. 그니까 일단 무조건 참여라도 하자는 거다. 잘 생긴 사람 뽑았는데 그 사람이 완죤 일을 잘 하는 것 같으면 그 사람 이름 나온 기사 한 번 더 읽게 되고, 다른 신문에 나온 기사도 읽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신문들의 차이도 느끼게 되고, 만약 뽑았는데 그 사람 멀쩡한 데가 얼굴 뿐이었으면 최소한 찍지 말아야 할 후보 중 한명은 누군지 배우는 셈 아닌가. 투표도 경험을 통해 배우면 된다. 자신의 의견과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진짜 '참여'자 들 중에도 오판 하는 사람들 많은데 뭐... 어쨌든 지금은 얼굴 보고 찍지만 얼굴보고 찍은 오늘이 생각해서 찍는 내일을 위한 첫 발자국이라면 그것도 나름 의미있는 거다. 그러니까 일단 가서 찍자.

반복한다. 일단 가서 누구라도 찍자. 아주 단순하게 투표율 자체도 정치인들에겐 하나의 메세지가 된다. 국민님들께서 관심이 있으시구나, 하는.

또 반복한다. 일단 찍자. 난 하고 싶어도 못 해서 많이 슬프다... (그 와중에 투표하러 12월에 한국 들어간다는 외국 사시는 분들의 글도 몇 번 봤다. 겸사겸사라지만, 존경한다!)

덧글

  • 스나코 2007/12/08 13:05 # 삭제 답글

    투표하고 싶은데 열라 고민된다눈...-_- 후보자들 유세랑 벽보 붙은 거 보면.. 굴비셋트 홈쇼핑 같다. 공약도 시끄럽기만 하고, 다들 미꾸라지처럼 교묘하기만 해. 그나마 싱싱한 굴비를 찍어야 오래갈텐데. 지난 대선실패이후 정치에 무관심. 이번 대선 되니 정말 절감한다.
  • 우람이 2007/12/08 14:00 # 답글

    연필 굴려서 찍는 방법도 있어요... (진지진지;) 어쨌든 제가 아는 사람들은 다 투표 했음 좋겠어요. 제가 못하는 대신이라도... ㅠ_ㅠ (제가 마~이 시러라~하는 모 후보를 찍는다 그래도 투표는 하는 게 좋다는 생각..)
  • H. Son 2007/12/11 00:04 # 삭제 답글

    이번 대선은 그냥 포기해. 5년동안 나같은 인간은 죽은 목숨이야.

    난 문국현으로 갔다가 결국 '노동자가 노동당을 버리면 누굴 택하나' 라는 생각으로 다시 노동당으로 돌아서는중.
    하지만. 결단코. 땅바기의 집권만은 막아야 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에 정말 싫지만 표를 몰아줘야 할까... 고민이 되기도.....
  • 우람이 2007/12/11 14:27 # 답글

    포기한지 오래... (..) 이젠 부디 딴지의 음모론이 진실이길 바란다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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