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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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 Dreamland 갔다가 닉을 바꿔야 하는 사태 발생! 생각 thoughts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 닉 '우람'의 원래 뜻은 '우주관람차'다. 서울로 처음 대학을 갔을 때 평일에 넘 심심해서 시작한 천리안 영화동호회 활동 때부터 사용한 닉으로, 영동에서는 반을 뚝 잘라 '우주'로 불렸고, 학교에서는 앞글자를 따서 '우람'으로 불렸다. 선배들 중에는 '도대체 우람이가 누구냐'고 나에게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_-; 잘 알려진 별명이었다. 이 닉의 풀버전인 우주관람차,는 놀이공원의 상징, 그 우주관람차다.

내가 그 닉을 선택했던 이유는 내가 탈 수 있고 좋아하는 놀이기구가 몇 개 안되고, 그 중에서도 참 좋아하는 놀이기구였기 때문이다. 범퍼카도 좋아하지만 닉네임이 범퍼카, 음, 이건 어감이 별로 안좋잖우. 범퍼가, 우주관람차, 이 쯤 되면 짐작할 수 있듯이, 난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 스릴만점 놀이기구를 안 좋아한다. 바이킹은 영동에서 월미도 놀러갔다가 끌려가서 한 번 타봤고, (숨어있다가 언니오빠들 걱정 시켰다고 꿀밤맞으면서 잡혀들어갔음 ㅠㅠ), 롤러코스터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재명이랑 88열차(진짜 이름이 88열차!) 한 번 타봤던 게 전부. 그 외에 속도 빠른 기구는 거의 안 타봤다. 고등학교 때 에버랜드로 수능 전 막장 놀기 소풍을 갔을 때도 기쁜 마음으로 애들 가방을 지켰다 (..)

이런 나에게 난관이 닥쳤으니...
내가 드림랜드에 안가본 걸 알게 된 Diane이 시간 되는 사람끼리 Dreamworld로 놀러가자는 제안을 한 것. 브리즈번에 그렇게 오래 있었으면서 어떻게 제일 유명한 드림월드엘 안 가봤냐고, 여길 안 가보고 브리즈번을 뜰 순 없는거라고, 그렇게 나땜에 간다는데 나 놀이기구 싫어해, 그럴 수도 없고... 한숨만 폭폭 쉬다가 그래 가보능 거야,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날짜가 orz하게도 스윙댄스 브리즈번 크리스마스파티 다음날이었다능 -_-;;;

골드코스트 가는 길에 있으니까 브리즈번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 인터넷으로 표를 미리 살 수도 있는데,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영수증 프린트 + 결제 신용카드 + 신분증' 삼총사를 가져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그냥 가서 사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산 사람은 줄을 따로 서서 덜 기다려도 된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개장 시간 열시, 우리가 도착한 시간 열시 반, 의외로 줄이 전혀 길지 않았다. 우리 앞에 한 다섯 팀?

가격은 성인 하루 $66(5만원 정도. 덜덜;;). 입장료가 뭐가 이렇게 비싸, 했더니만 이게 자유이용권 같은 거다. 사면 표나 팔찌 같은 걸 주는 줄 알았더니 영수증만 준다. '표'라는 게 아예 없다. 성인 가격, 어린이 가격이 있는데 이걸 내고 들어가면 일단 입장을 했다는 게 입장료를 냈다는 뜻이라서 표가 필요가 없다. 놀이기구마다 표를 끊는 곳도 없다. 그냥 줄 섰다가 타면 된다 -ㅂ- 근데 이게 똘똘한 시스템인 것 같은 것이... 일단 우리나라 식으로 생각하면 자유이용권을 강매시키는 셈이니 놀이공원 입장에선 돈 더 벌어 좋을테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일단 놀이공원 안에 발을 들이면 놀이기구 표 사느라 귀찮을 일이 없어서 좋다. 돈을 더 낼 일도 없고, 티켓을 잃어버릴까 손목밴드가 끊어질까 신경 안써도 되니 좋다. 그리고 그렇다보니 줄 설 일이 훨씬 적다. 그리고 진짜 똘똘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몇 개를 타든 일단 돈을 내고 들어왔으니 뭐라도 타야겠다는 마음이 더 든다는 거다! 그래서 나처럼 놀이기구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놀이기구의 재미를 알게 되어 버리는, 그래서 또 오고 싶게 만들어 버리는 무서운 결과가... (당했다 덜덜;;)

일요일이었는데도 전체적으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날씨도 너무 덥지 않고 적당히 구름껴서 딱 좋았다. 줄도 오래 기다려봐야 10분. 애들이 계속 "여기 진짜 크지?" 하고 묻는데 에버랜드보다 작으면 작았지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동선이 잘 짜여져 있어서 그런지 놀이기구는 다양한데 전부 거리가 가깝게 느껴졌다.

한가지 영리했던 건 모든 놀이기구마다 모든 좌석을 향한 카메라가 달려있어서 타고 나오면서 그 순간 찍힌 사진을 틀어놓는다는 점이다. 원하면 살 수 있는데, 물론 무쟈게 비싸다 -_-;

처음에 탄 건 가볍게 통나무 타고 물길을 돌다가 마지막에 큰 내리막에서 물 튀는 놀이기구, 로그... 뭐더라.. 그걸로 몸을 풀었다. 그 다음 아무 생각없이 제일 가까운 곳에 있던 Tower of Terror로.
빨강색 작은 자동차가 Tower of Terror

이 타워가 생긴지 한 5년 정도 되었다나... Diane이 지난번 왔을 땐 없었댄다. 이 타워는 양면에 Giant Drop, 한쪽에 Tower of Terror가 있는데, Giant Drop은 우리나라에도 있는 자이로드롭(?)인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서 한참 있다가 한번에 훅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유낙하 덜덜, 그거고, Tower of Terror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저 끝까지 한번에 쭉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기구다. 젠장 나는 Giant Drop은 자신 없고 Tower of Terror는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것 같길래 괜찮을 줄 알았는데(올라 갔다오는데 10초도 안 걸리는 듯), 이거 타고 다리 풀려버렸다;; Diane도 준비 시간도 안주고 멘트도 안해줬다고 투덜투덜;; 안전 바 내리자마자 으아아악이었다. 후덜덜. 다시 생각해도 제일 무서웠던 게 Tower of Terror.

그러고나니 호랑이쇼 시간이라 타이거 아일랜드 고고. 놀란 가슴도 진정 시킬 겸..
별 기대 안 했는데, 호랑이한테 홀딱 반해보긴 처음이었다.
Pooh보다 귀여운 척, 메롱.
닭고기 얻어먹기 힘들지? 호랑이더러 나무를 타라질않나...
깽판도 쳐보고...
우리 전부 입 벌리고 뷰티풀...을 연발. 이 호랑이 정말...
유일하게 두번 탄 놈 ㅋ

이건 내가 좋아했다! 모터바이크 코스터던가 -.-a 모양만 저렇고 그냥 롤러코스터 같은 건데 앞으로 숙이고 자세를 낮춰서 그런지 무섭다기보다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스피드즐기다니!! 나중에 남들 Claw 타러 갔을 때 혼자 다시 와서 한번 더 탔다 -.-a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Tia가 뭐든지 무쟈게 비싸니까 점심 싸가랬는데 귀찮아서 걍 갔다. 음식이 특별히 비싸진 않았다, 맛이 없어서 그렇지 -_-; 근데 점심 먹고 나니까 다들 초 게을러져서... 여기와서 누가 저걸 타... 하고 혀를 끌끌 찼던, 유람선을 탔다 -_-
앗 눈 떠 다이앤! 왼쪽부터 Sue, Diane, 나, Kam.

일하는 언니(어쩌면 동생;;)가 먼저 와서 말 걸고 친한 척하더니, 결국 우리랑 수다 떠느라 제 때 배를 못 세워서 반바퀴 더 돌았다 -_-; 말하기를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혹시 Kam한테 관심있었나? -ㅅ-;;;  
요들송이 나오니까 자동으로 춤을...;;
이거 무서우라고 만들어 둔 거...?
Wiggles 테마파크를 지나...

Wiggles는 우리나라로 치면... 음.. 딱히 없구나. 그나마 비슷한 사람을 찾자면 뽀미언니? 네명의 노래하는 아저씨들인데 호주 어린이들의 우상. 원래 유치원 교사 같은 애들 가르치는 사람들이었다는데, 넷이 뭉쳐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간단한 노래 (멜로디는 반복되고 사과를 딸기로 바꾼다든지 식으로 가사만 바뀌는 아주 간단한 노래)를 만들어서 TV쇼를 했는데, 이게 완전 대박이 나서 지금은 호주에서 제일 부자인 사람들 중 하나라고. 얼마 전 판권을 디즈니에 팔았고, 그래서 디즈니측에서 국가별로 맞춤 위글스를 제작(?)해서 퍼트리는 중이라 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지라 노래가 쉽고 간단하고, 그래서 외국(우리나라같은) 어린이 영어교육 자료로도 자주 쓰인다. 퀸즐랜드에서 제일 큰 놀이공원에 테마파크 주인공이라는 것만 봐도 얼마나 유명한지 실감할 수 있다.
핫도그 파는 집은 핫도그 모양,
아이스크림 파는 집은 아이스크림 모양. 나 이런 거 좋아한다 -ㅅ-

내가 타기를 거부한 Claw
대신 고화질로 사진찍어 확대해서 이런 거 만들었다...;;
Kam은 이거 두번이나 탔다..;;; 지금도 카메라를 보고있다 무서운녀석;
Emma & Shaun
그리고 두둥... 모두들 마지막에 타자고 아껴둔 Giant Drop.

탑 제일 꼭대기에 뭐 달려있는 거 보이나? 저러고 1분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한번에 훅 떨어진다. 드림랜드 간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전부 자이언트 드롭 얘기부터 했고, 그만큼 유명한 놀이기구랜다. 저거 타러 가서 줄 서 있었을 때까지만 해도 완전 긴장해서 이걸 타 말어 하고 계속 걱정했다. 근데 정말 걱정이 되는데도 타고싶었던 이유는 내가 높은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 높은 곳에서 경치를 내려다 보고 싶었다. 그래서 탔다.

올라가면서 Diane이 계속 죽는 소리를 했다 ㅋ Diane도 Kam 만큼이나 하드코어 놀이기구를 좋아하는데, 이건 좀 무서웠나보다. 나도 올라갈 때는 무지하게 무서웠다. 천천히 올라가는데 그래서 더 끝이 없게 느껴지는 거지. 마지막에 올라가서 딱 멈추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경치를 즐겼다. 오른쪽도 보고, 왼쪽도 보고, 뒤쪽도 보고... 바람이 불고 있었고, 그래서 얼굴로 넘어오는 머리카락이 경치에 섞였다. 경치가 더 예뻐 보였다, 하하.

솔직히 아래에서 올려다볼 땐 올라가는 길은 하나도 안무섭고, 다 올라가서 기구가 멈추면 떨어지는 순간까지 공포에 질려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는 반대였다. 올라가는 길이 멀고 무서웠고, 그 위에 도착했을 때 떨어지기 전까지 그 고요했던 1분은 그 날 하루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이었다.

수능을 마치고 어느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고, 다른 곳의 추가 합격을 기다리던 시간.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기 전, 취업이 하고 싶었지만 마음같지 않은 현실에 조마조마하기만 하던 시간. 그런 시간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도 보였다. Giant Drop이라는 놀이기구에서의 3분은 지금의 나를 둘러싼 1년이라는 시간의 축소판이었다. 그 꼭대기에 앉아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자유낙하-경험 해 보지 못한 앞으로의 시간-를 기다리며 즐겼던 1분의 고요는, 그 때 내 앞에 펼쳐진 풍경, 내 머리칼을 날리던 바람은, 내 인생에서 지금이라는 시간과 같은 의미였다.

불안하지 않았다. 곧 떨어질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언제인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있는 게 좋았다. 그 위치여서 즐길 수 있었던 모든 게 좋았다. 그리고, 퉁, 하는 가벼운 용수철이 튕기는 소리와 함께 Drop이 시작됐다.

아아아아악~ 정말 원없이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유낙하라는 게 그런 느낌인 줄 몰랐다. 다른 놀이기구들이 보호장비와 놀이기구가 만드는 관성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던 느낌이라면, Giant Drop은 그냥 놀이기구도 보호장비도 없이 공중에 버려진 느낌이었다. 아마 5초가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으니 재미있었지, 더 길었으면 무서워졌을지도 모르겠다.

걸어 나오면서 바로 또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Tower of Terror 때 처럼 다리가 후들거리지도 않았다. Diane 같은 하드코어가 이번엔 재미있었지만 다시는 타고싶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이 정도였으니, 헤헤, 놀이기구 타기에 대해서는 나 엄청 발전한 거 맞다. 아, 아직도 Claw나 청룡열차류는 별로 안좋아하지만;;
지정된 흡연구역 외에는 무조건 금연!

아이스크림을 빨며 둘레둘레 다음 놀이기구를 찾으며 발견한 저 표지판.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어서 다들 환호했다. 놀이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이고,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다. 그러니까 실내든 실외든 흡연구역 이외는 다 금연구역. 만쉐이~

정말 즐거웠던 하루. 솔직히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는데. Diane에게 정말 고맙다 :)

그래서... 닉네임 얘기로 돌아가면, 우주관람차에서 자이언트 드롭으로 닉을 바꿔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범퍼카보다도 자이언트 드롭이 좋아졌다! (이건 정말 엄청난 변화다;;) 앞글자를 따면 '자드'. 엥 이건 왠지 스타크래프트 삘도 나고... 일본 그룹 이름이기도 하네. 그래서 닉을 정말 바꾸느냐? 두고 보면 알겠지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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