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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웨이 프롬 허 (Away From Her, 2006) 리뷰 review

Grant  : "She said, `Do you think it'd be fun if we got married?'"
Kristy  : "And what did you say?"
Grant  : "I took her upon it. I never wanted to be away from her."

예고에서도 본 장면인데, 제목을 다시 보게 하는 영화 시작 장면이다.
국내 포스터는 이거랑 다른데, 개인적으로 이 포스터가 마음에 든다.

씨네큐브에 갔다가 집어 온 무료영화잡지 안에서 한 쪽짜리 리뷰를 읽고 개봉날을 손 꼽아 기다린 영화, 어웨이 프롬 허. 영화야 혼자서도 잘 보지만 이 영화는 왠지 애인이랑 봐야하는 영화 같았다. 극장은 처음 가보는 미로스페이스. 씨네큐브 맞은 편이고, '가든플레이스'라는 건물의 2층이다. 씨네큐브나 스폰지하우스와 비슷한 성격의 극장이다. 처음 가봤는데 상영관 크기가 씨네큐브 1관보다는 작고 2관보다는 크다. 독특했건 팔걸이가 두툼하고 푹신해 소파같았다는 점과 앞 좌석과의 높이 간격. 자막이 가로였는데도 앞사람 머리가 자막을 가리는 불편함이 없었다. 극장 인상 좋았음.
이 포스터도 이쁘다.

리뷰도 기사도 주인공 피오나 역의 줄리 크리스티(Julie Christie)에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배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그걸 내가 느꼈을 정도. 얼른 털어버리고 영화에 집중하려고 애썼다. 줄리 크리스티에 대해 한 마디로 평하자면 기대가 너무 컸는데도 실망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내가 놀란 건 남편 그랜트 역의 고든 핀센트(Gordon Pinsent)의 예상 못 한 호연. 와. 와아... 쉴 새 없이 울었던 것도 다 남자주인공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의 시선을 중심으로 한 영화이기도 했구나.

'받아들임accepting'이라는 것에는 발이 달려있어서, 그리고 공평해서, 누구든 이 놈을 맞아야 하는 차례가 오기 마련인가 보다.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내 사정일 뿐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가 철이 드는 것은 아니고, '이제 담담해지는 법을 배운 것 같아', 하고 생각할 때는 보통 지나간 일을 회상할 때다.

영화는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의 단편 <곰이 산을 넘어오다The Bear Came Over the Mountain>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이라는 책에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다고.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를 본 후에 원작 소설을 찾아 읽었을 때의 허탈함을 생각하면 왠지 영화의 여운만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지만, 곧 원작소설을 찾아 뒤적일 것을 알고 있다 -ㅅ-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의 원작 소설이 별로였다는 뜻은 아니다. 그 영화의 경우 원작 단편소설은 소재 제공의 역할을 했을 뿐 영화는 대부분 감독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감독 사라 폴리(Sarah Polley). 배우 출신, 79년생,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

"왜 이 영화는 여기서밖에 상영 안할까?"
"요즘 영화계 힘들다잖아."
"그거야 늘 하는 말이고. 조폭영화 나왔다 하면 몇 개관에서 동시에 상영하면서 관객들 영화보는 눈 버려 놓은 것도 극장이지. 그래놓구 좋은 영화는 사람들이 안 본다고 상영 안 하고..."


* '봄날은 간다'를 좋아하신 분이라면 추천 해 드리고 싶어요 :) 지금은 미로스페이스가 유일한 상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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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호접몽 2008/03/28 11:18 # 삭제 답글

    참 인상적인 영화였어. 많은곳에서 안 하는게 못내 아쉬웠지만. ^^
  • 룰루 2008/04/04 17:24 # 삭제 답글

    우연히 들려서 좋은 리뷰를 읽었네요.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어웨이 프롬 허는 미로 스페이스 외에도 CGV 압구정, 상암, 메가박스 코엑스 에서도 상영 중입니다. ^^
  • 우람이 2008/04/05 01:55 # 답글

    와와 좋은 소식이네요~ ^o^

    그런데 이 글은 리뷰라기보다 이런 영화를 보고 왔다, 하는 영화 소개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터널 선샤인]을 처음 봤을 때 무언가 할 말이 많은 듯 했는데 결국 아무 말도 아무 글도 쓰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읽고 메모를 하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이터널 선샤인]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책 리뷰에 엉뚱하게 영화 얘기를 쓰면서, 그 때 생각했어요, 아 이제야 그 하고 싶었던 말이 나오는구나. 영화를 소화되는데 시간이 걸렸던 거구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런 면에서 아직도 마음이 소화 중인지 리뷰 비슷한 글도 말도 못하고 있는 영화에요 하하.

    [어웨이 프롬 허]는 중간에 잠깐 뭐라도 써보려고 시도했다가 곰방 포기한 경우에요. 그래서 중간에 의미가 아리송한 문단이 하나 들어간 거구요.(지금 읽으니 지워버리고 싶다는 ;o;) 이 영화도 리뷰를 쓰기까지 마음으로 소화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

    너무 혼자 진지한 리플이 되어버렸군요(긁적;)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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