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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김형경. 그리고 이터널 선샤인. 리뷰 review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푸른숲
나의 점수 : ★★★★

제목의 의미는 2권에서 찾아지려나. 연극보다 책을 먼저 봤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두 번째 읽는 건데 감사하게도 다 까먹었군.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
김형경 지음 / 푸른숲
나의 점수 : ★★★★

후. '내가 사랑을 선택하는 기준' 이라는 챕터는 세번이나 읽었는데도 제목의 의미는 못 찾았다. 나중에 다시 읽으면 찾아지려나.


- 세진 -

세진의 정신치료 과정을 읽으면서, 문득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클레멘타인의 질문에 웃으며 '그래서?', 라는 눈빛으로 "Okay."를 말하는 조엘. 이 대답을 듣자 두 눈에 어린 망설임을 버리고 웃음을 터뜨리는 클레멘타인. 나는 그 장면에서 그 둘이 참 건강해 보였다. 사랑을 시작할 용기가 있는 건강한 두 영혼.

영화는 끝났고 연애는 시작되었다. 그 마지막 장면이 의미하는 것은 이 커플은 어떤 방해요소가 나타나도 다시 사랑 하게 되는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 후 다시 지지고 볶는 연애의 시기를 지나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다고 해도, 그 둘은 언제든 그 다음 사랑을 맞이할 수 있는 건강한 영혼들이라는 것이다. 고통과 두려움은 필연적이겠지만, 그것을 사랑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핑계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것 또한 사랑의 구성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내 앞의 당신이 좋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열광하기 때문에, 그 '지금의 나'에 충실할 수 있는 용기. 내 온 몸의 세포가, 호르몬이, 감정이, 이성을 앞서서 나를 장악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는, 그럴 용기가 있는 건강한 영혼들인 거다, 그 둘은.

언제였더라,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도 하지도 않고 okay라고 대답하는 조엘이 둘 사이에 앞으로 있을 수 있는 힘든 일들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평을 본 적이 있다. 지금 난 이 사람에게서 '세진'을 발견한다.

- 인혜, 1 -
인혜는 사랑에 빠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사랑이 아주 특별하고 위대하며 고유하다고 말하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헤쳐온 난관이 가장 험하고, 자신들의 용기가 가장 높으며, 자신들의 사랑이 끝내 해피 엔딩에 이르렀음을 자랑했다. 인혜도 처음에는 그랬다. 각각의 사랑이 특별했고 각각의 연인이 위대했다. 한 번씩 사랑을 잃을 때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유행가처럼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끊임없이 나타났고 사랑도 반복되었다. 많은 사랑을 한 다음 인혜가 깨달은 사실은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삶의 여러 행위 중 오직 사랑만이 드물게 빛나고 고양되는 순간을 제공해주었다. 인혜는 자신이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양로원에 가서도 틀림없이 연애를 할 것이라 예감하고 있었다. 진웅도 다음 사랑이나 그 다음 사랑을 할 무렵에는 스스로 터득할 것이다.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고, 첫사랑은 양로원까지 지속된다는 사실을.

- 인혜, 2 -

두세 번 이별할 때까지는 인혜도 그랬다. 저토록 절망하고 유난을 떨었다. 이별이란, 사랑의 감정이 기억의 지층 밑에서 화석화되거나 손전등의 건전지처럼 닳아 없어지는 일인 줄 알았다. 그래서 이별 앞에서 그토록 텅 빈 느낌, 소진한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사랑이 소모성 물질인 줄 알았던 시절의 얘기였다.

많은 사랑과 이별을 한 다음 인혜가 깨달은 또 하나의 진실은 사랑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진의 방식대로 말하면 질량 불변의 법칙에 해당할 것이다. 한 인간의 내면에 깃든 분노나 슬픔의 질량이 일정한 것이듯 사랑도 그랬다. 늘 가슴속에 깃들어 있으면서 적당한 때에 적당한 상대를 만나 찰랑거리기도 했고 끓어오르기도 했다. 이별이란 그 사랑의 역동성이 잠시 멎는, 사랑의 감정이 활동하지 않는 상태를 일컬을 뿐이었다. 인혜가 어떤 이별 앞에서도 오래 낙담하지 않았던 이유도 거기 있었다. 세진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랑에는 또한 관성의 법칙도 작용하는 게 틀림없었으므로.

* '이 책을 읽는 우리 나라 여성 중에서, 자신과 두 주인공 중 어느 한 사람과도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는 여성은 없을 것이다. - havehappyd' 책 뒷면에 적힌 서평 중 하나다. 음... 난 우리 나라 여성이 아닌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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