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06일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
"누나 투표하러 갈 거야?"
복학 얼마 후 시간표를 훑던 동생이 그 날 강의들이 쉰다며 물은 질문이다. 아마도 가겠지,가 그 때 내 대답이었다. 동생은 학교를 안 간다는 것에 신이 나서 놀러가듯 갈 생각인 듯 했다. 이게 한 달 전 이야기다. 방금 내가 동생에게 "그래서 수요일에 투표하러 시골내려 갈 거야?" 하고 물었더니 "아니, 그 날 조 모임 하기로 했어." 한다. 이 놈을 깨우는 것도 내 일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알았어." 하고 말았다. 지금은 그 철없음도 존중하마. 대신 언젠가 오늘의 무관심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지성이 되도록 신경쓰고 도와줄게. 너의 결정이고 너의 행동이니 후회도 그 때 네가 해라.
나도 그 날 먼 길 다녀오기 어려운 이유 있다. 내 한 표가 모 후보와 모 후보의 승패를 가르는 한 표가 되지 않을 것도 알고 있다. 후보만 찍는 예전 방식의 투표라면 정말 가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인 2투표제 때문에 아무리 차고 넘치는 핑계가 있더라도 도저히 안 되겠다. 내가 용납이 안 된다. 한 번의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았고,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했다. 국내에 없어서 지난 대선에 참여하지 못해 분해하던 걸 생각하면 "아마도 가겠지" 라고 했던 애매한 대답이 나에게 화가 날 정도로 부끄럽다.
방금 엄마한테 수요일에 내려간다고 전화했더니 "아이구 뭘 와 엄마한테 얘기하면 대신 찍어줄게!" 하신다. 옆에서 듣고 계시던 아빠는 "딸 온다구? 오면 아빠가 차비부터 일당까지 챙겨준다고 햐~" 하신다. 내가 투표권이 없을 땐 대통령 누구 찍었냐고 밤을 새고 여쭤봐도 대답 안 해주시더니, 지금도 그 대답은 안 해 주시지만 지역 후보 누구는 정책이 어떻고 웬만하면 찍지 말아야 될 후보가 몇 명 있는데 누구누구다, 같은 이야기는 해 주신다. 지난 번 국회의원 선거 때는 "시 의원은 아빠랑 너랑 이유는 다르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같다. 그런데 도 의원은 이 사람이 농업을 알고 농업정책을 지원하는 사람인데 한나라당이라서 아빠가 찍어달라기 좀 그렇다. 그러니까 아빠가 도 정당은 네가 원하는 쪽으로 찍어주기로 하고, 후보는 이 사람으로 하기로 아빠랑 딜 하자." 하셔서 그렇게 하기도 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지만 지금은 한 달에 두 번 들르는 게 전부인지라 후보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러다보니 지지하는 정당 후보를 찍는 게 나에게는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빠가 주시는 정보는 눈 감고 투표하는 기분을 덜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아빠는 이인제씨가 처음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한나라당 경선불복) 버리신 후로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으신다.(논산에는, 특히 아빠 또래분들은 '그래도 여기 사람 찍어줘야지',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내가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을 선호하진 않더라도 당 취급은 하셨었는데, 그 후로 점점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가워지셨다. 정치얘기는 남자친구랑도 의견이 갈리면 토론보다 입을 다물어 버리는 내가 아빠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그리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
학부 때,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주소를 서울로 옮길까,를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아닌 것 같다. 정서적으로 나는 아직도 논산 사람이고 싶어하는 묘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투표를 생각하면 고민이다. 투표 때마다 왔다갔다 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살고 있는 곳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다. 이번 선거는 지나고 더 생각해봐야 겠다.
마루에 1,240g 짜리 국희 땅콩샌드가 한 달째 울고있다. 할머니가 주신건데 1kg가 넘으니 엄청난 대용량 상자포장이다. 가는 길에 들고가서 무디 주고 와야겠다.
복학 얼마 후 시간표를 훑던 동생이 그 날 강의들이 쉰다며 물은 질문이다. 아마도 가겠지,가 그 때 내 대답이었다. 동생은 학교를 안 간다는 것에 신이 나서 놀러가듯 갈 생각인 듯 했다. 이게 한 달 전 이야기다. 방금 내가 동생에게 "그래서 수요일에 투표하러 시골내려 갈 거야?" 하고 물었더니 "아니, 그 날 조 모임 하기로 했어." 한다. 이 놈을 깨우는 것도 내 일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알았어." 하고 말았다. 지금은 그 철없음도 존중하마. 대신 언젠가 오늘의 무관심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지성이 되도록 신경쓰고 도와줄게. 너의 결정이고 너의 행동이니 후회도 그 때 네가 해라.
나도 그 날 먼 길 다녀오기 어려운 이유 있다. 내 한 표가 모 후보와 모 후보의 승패를 가르는 한 표가 되지 않을 것도 알고 있다. 후보만 찍는 예전 방식의 투표라면 정말 가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인 2투표제 때문에 아무리 차고 넘치는 핑계가 있더라도 도저히 안 되겠다. 내가 용납이 안 된다. 한 번의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았고,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했다. 국내에 없어서 지난 대선에 참여하지 못해 분해하던 걸 생각하면 "아마도 가겠지" 라고 했던 애매한 대답이 나에게 화가 날 정도로 부끄럽다.
방금 엄마한테 수요일에 내려간다고 전화했더니 "아이구 뭘 와 엄마한테 얘기하면 대신 찍어줄게!" 하신다. 옆에서 듣고 계시던 아빠는 "딸 온다구? 오면 아빠가 차비부터 일당까지 챙겨준다고 햐~" 하신다. 내가 투표권이 없을 땐 대통령 누구 찍었냐고 밤을 새고 여쭤봐도 대답 안 해주시더니, 지금도 그 대답은 안 해 주시지만 지역 후보 누구는 정책이 어떻고 웬만하면 찍지 말아야 될 후보가 몇 명 있는데 누구누구다, 같은 이야기는 해 주신다. 지난 번 국회의원 선거 때는 "시 의원은 아빠랑 너랑 이유는 다르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같다. 그런데 도 의원은 이 사람이 농업을 알고 농업정책을 지원하는 사람인데 한나라당이라서 아빠가 찍어달라기 좀 그렇다. 그러니까 아빠가 도 정당은 네가 원하는 쪽으로 찍어주기로 하고, 후보는 이 사람으로 하기로 아빠랑 딜 하자." 하셔서 그렇게 하기도 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지만 지금은 한 달에 두 번 들르는 게 전부인지라 후보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러다보니 지지하는 정당 후보를 찍는 게 나에게는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빠가 주시는 정보는 눈 감고 투표하는 기분을 덜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아빠는 이인제씨가 처음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한나라당 경선불복) 버리신 후로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으신다.(논산에는, 특히 아빠 또래분들은 '그래도 여기 사람 찍어줘야지',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내가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을 선호하진 않더라도 당 취급은 하셨었는데, 그 후로 점점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가워지셨다. 정치얘기는 남자친구랑도 의견이 갈리면 토론보다 입을 다물어 버리는 내가 아빠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그리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
학부 때,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주소를 서울로 옮길까,를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아닌 것 같다. 정서적으로 나는 아직도 논산 사람이고 싶어하는 묘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투표를 생각하면 고민이다. 투표 때마다 왔다갔다 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살고 있는 곳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다. 이번 선거는 지나고 더 생각해봐야 겠다.
마루에 1,240g 짜리 국희 땅콩샌드가 한 달째 울고있다. 할머니가 주신건데 1kg가 넘으니 엄청난 대용량 상자포장이다. 가는 길에 들고가서 무디 주고 와야겠다.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딴지일보 총선특집 추천기사 3개.
[4.9.총선 누구를 위하여 붓뚜껍을 누르나]
[진보심당의, 심상정을 만나다]
그래도 심심하신 분은 [딴지 인터뷰 시리즈] 강추.
# by | 2008/04/06 20:43 | 일상 everyday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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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엔 역시 한X라당으로?' 하는 생각을 스물스물 하고 있는 요즘임. ^^
결국 노회찬씨 따라서 진보신당으로 가기로 맘먹음.
작년까지만 해도 '노동자가 노동당을 찍어야지' 하고 당당히 말했는데 이젠 무슨 핑계를 대나...
노동당의 그 친북성향을 이젠 나도 못견디겠고 열린우리당이 다시 민주당과 합치는 꼬라지를 보며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박근혜 없는 친박연대는 완전 이뭐병.
제일 웃기는 당은 통일교가 만든 뭐시기 가정당. 자폭해라. 라고 되뇌이면서도 통일교가 밀어주면 정권잡는건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정말 대안없는 세상에서 살게 될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