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30일
광화문 커피스트
광화문에 꼭꼭 숨어있는 커피집, 커피스트. 아주 오랜만에 다시 가봤다.


브랜드 커피는 진하게 드릴까요 연하게 드릴까요, 하고 물으신다. 내가 주문한 건 진하게. 다 마시고 연하게 한 잔 더 마시려고 했는데 한 잔으로 충분해서 리필은 안했다. 어떤 커피를 마셔도(아이스 포함) 브랜드 커피로 리필이 된다. 빠니니(핫 샌드위치)도 먹어본 적 있는데 맛있다. 케익은 치즈케익 뿐이고 빠니니도 두 가지 종류 뿐이지만, 커피는 국적별로 종류가 아~주 많다. 저 커피잔, 입술에 닿는 부분의 느낌도 참 좋았고, 받침 접시에 동그란 홈이 없어서 다른 용도로 써도 좋을 것 같았다. 치즈케익은 촉촉하고, 너무 진하지도 맹맹하지도 않고 딱 맛있었다. 커피는 부에노 커피처럼 고소한 맛은 아니고, 시큼하고 씁쓸한 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서 케익이랑 먹기 좋았다. 일일이 핸드드립 하는 거라서 나오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 예전에 까페라떼를 먹은 적이 있는데, 커피 맛이 상당히 강해서 마음에 들어 했던 기억이 난다.

오후 다섯 시 반 쯤 갔는데, 가면서 외진 곳이라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사람이 가득했다. 야외 테이블에 앉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실내에 자리를 잡아야 했을 정도. 내가 앉은 테이블은 꽤 커서 모르는 사람들이 산발적으로 둘러앉을 수 있었고, 위에 색연필, 잡지, 신문, 등이 놓여 있었다. 가게 한쪽엔 만화책으로 가득한 책꽂이도 있는데 그것 때문에 온 것 같은 사람도 꽤 있었다. 나는 딱히 만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가져간 책도 있어서 내 책을 읽었다. 그러다 테이블 위 사진 왼쪽 아래 통에 담긴 사진들을 구경하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어서 필터를 곱게 접고 있던 직원 언니께 사진들이 판매용인지 여쭤봤다. 손님들이 가게에서 찍은 사진을 남겨둔 거라 같이 보려고 둔 거지 파는 건 아니라고. "그럼 이 사진 제 디카로 찍어도 돼요?" 했더니 "직원들 얼굴 빼고는 다 찍으셔도 돼요." 하면서 언니가 멋쩍게 웃으셨다. 그래서 찍었다. 너무너무 마음에 든 사진 한 장.


위치는 성곡미술관 앞. 광화문 씨네큐브 건너편 서울 역사박물관 옆 골목으로 쭈욱 올라가면 된다. 찾아가기 어렵진 않은데 좀 멀다. '여기가 아닌가부다' 싶을 때 까지 걸으면 된다. 중간중간 성곡미술관 가는 안내판이 있으니까 그걸 따라가도 되고. 커피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가시면 커피 종류도 많고 책도 많고 주인장이 쓰신 책도 있고 해서 좋아하실 듯. 꼭 그런 거 아니어도 혼자 시간 죽일 조용한 까페가 필요할 때 찾아가기도 좋고. 난 오늘 참 좋았다 :)
# by | 2008/04/30 03:10 | 리뷰 review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 나의 점수 : ★★★ 이 여자가 사랑하고 원망하고 기대고 어리광을 부리는 대상, 그 남자가 궁금해졌다; 얼마 전 커피스트에서 내가 앉아있었던 넓찍한 테이블에는 의자가 10개 정도 둘려있었다. 내가 자리를 잡았을 때 내 오른쪽으로 코너를 끼고 앉은 남여 커플, 그 옆으로 커피 필터를 곱게 접던 직원 ... more
본격적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며 슬슬 커피맛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슬~ 알아가는 과정이 꽤나 흥미로운 요즘임...
역시 강한맛이 기억에 오래남아. 끄덕..
한번 가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