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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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소고기수입 반대집회에 갔다가 따귀 맞았다는 글을 읽다가.. 일상 everyday

이 글은 미국산 소고기나 광우병이랑 상관 없는 글이다...; 아, 퍼온 글은 당근 관계 있는 글이다. 밸리에서 본 글인데 트랙백 하긴 좀 뭐하고 원문을 쓰신 분도 어디서 퍼왔다고 밝히질 않으셔서 그냥 이렇게만 퍼 온다.

[퍼온글] 청계천 갔던 고등학생입니다. 따귀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광우병이 뭔지,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게다가 시험기간이니까 광우병이니 미친소니,다른 것에 눈 돌리고 관심가질 틈이 없습니다.
헌데 며칠 전 공부하러 독서실에 같이 갔던 친구가 말해주더라구요
처음에는 설마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그런 짓을 할까, 안 먹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친구 이야기를 듣고 너무도 심각해져서 촛불시위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교복입고,촛불들고,앉아서요.

분위기가 슬슬 고조되길래 친구랑 이래저래 얘길 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왜 왔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말했습니다.미친소 막으러 왔다고.
그리 말하니 다짜고짜 니들이 뭘 알고 왔냐는 식으로 몰아붙이시더라고요.
나이가 지긋해보이셔서 싸울 수도 없고, 입 다물고 앉아서 듣고 있으려니까
제 뺨을 때리더군요.알지도 못하면 집에 쳐박혀서 공부나 하라고.

저, 고 1입니다.모르는 사람에게 갑작스레 따귀를 맞았으니 눈물이 났어요.
울면서 그냥 있다가,평화시위 외치다가,왔습니다.

한 인터넷 유명 포털 사이트에도 뭘 잘 알지도 못하고 오빠부대마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갔다고
욕을욕을 하더라,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학교,시험도 집어치우고 나왔더라.
내 가족, 내 친구, 내 나라 지키려고 일어선 청소년들에게 꽂히는 건 그런 말들 뿐입니다.

저도 최소한 알 건 압니다.
내가 죽을 거라는걸요.사람들이 죽을거라는 건 압니다.
알았으니까 나왔습니다. 알았고, 지켜야 하니까 나왔습니다.

과장이 됐다구요.
과장일 지도 모르죠. 과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열일곱이라 말의 두서가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음 속에 복잡히 얽혀있는 말이라도 대충 추스려 꺼내야겠습니다.

과장이던 뭐던간에 국민의 95%가 죽던,0.00001%가 죽던간에
'사람이 죽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1000명이 죽으면 심각한 거고,10명이 죽으면 별 거 아닌건가요.
개 고양이도 안 먹는 걸 사람인 우리가 먹어야 하나요.

소고기 정책이 어쩌고,과장이 어떻고,정부 현실이 어떻고,법이 어떻고!!!!!!!!!!!!

그런 걸 꼭 따져야 하나요. 죽는다잖아요. 한 명이건 수십만 명이건
사람이 죽는다잖아요. 내가 죽는다잖아요.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가 죽을거라잖아요.

솔직히 전 법이나, 현재 정치 실황이나 국가적 상황이나 이런 것들 하나도 모릅니다.
단지 '나와 내 주위 사람이 죽는다' 라는 소리만 듣고 촛불 들었습니다.
내일도 갈겁니다.

난 살고싶어요.
난 아직 17년밖에 못 살았고, 내 꿈도 달성하지 못했고, 부모되는 감동도 느껴보지 못했어요.
난 살고싶어요.그래서 촛불 들었어요.
알고 들어야 하나요? 모든 것을 알고, 파악하고, 이해한 후에 시위를 해야하나요?

내 가족 지킬겁니다. 내 친구, 내 나라 지킬겁니다.
비록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위밖에 없지만,할 수 있는 일이 시위밖에 없으니까
시위 하는겁니다.

나를, 내 가족을, 내 친구를, 내 나라를 지키고 싶으니까.
난 살고 싶으니까.
이유는 그것밖에 없어요.
그래서 나왔어요. 잘못인가요? 철 없는 짓인가요?

사람의 목숨과 이득,지식을 저울질 하고 있는 동안 촛불을 든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인가요.

이 글을 읽다가 내 눈이 멈춘 곳은 엉뚱하게도 '부모되는 감동도 느껴보지 못했어요.' 였다. 자녀를 갖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온지 어언... 몇 년인지는 말 안해야지 -_-; 이유야 뭐 여러가지인데, 나름 탄탄한 논리로 "도대체 왜?"라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잘 방어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생이 적은 저 문장 하나를 보고 '나도 느껴보고 싶다!' 하고 무너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최근 해보고 싶은 것 - 복싱, 담배 - 에 대한 호기심, 또는 관심이랑 비슷한 성격의 욕구다. 그에 따르는 책임과 감동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다르겠지만, 어쨌든 '해보고 싶다.'는 욕구의 성격은 비슷하다. 이런 기분 처음이라 뭔가 떨떠름 한데, 그 와중에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나도 부모되는 감동을 느껴보고 싶어요.'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은 참 행복할 것 같다는 것이다.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해 저 나이에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 학생이 사알짝 부러웠다.

덧글

  • H. Son 2008/05/04 18:55 # 삭제 답글

    우리집에 놀러와. 왜 부모가 되는게 감동인지 알게 될거다.

    나. 요즘 생각하는거중 하나가. 결혼은 잘 모르겠는데. 아이낳은것 만큼은 내가 태어나서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일 같다는 생각.
  • 우람이 2008/05/05 14:47 # 답글

    본다고 알아지는 게 아닌 거 같어... 그래도 놀러는 갈 것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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