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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rmet Pizza, 고메이 피자? 풋; [gourmet vs authentic vs genuine] 언어 language

사실 처음에 피자헛에서 '고메이 피자'라는 이름을 봤을 때 갸-우-뚱-, 그리고 푸하하~ 하고 웃었었다. 나중에 gourmet가 불어로 미식가라는 뜻이라는 설명을 보고 그러려니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닥 좋은 이름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남는다. 의미를 불어에서 차용했다고 해도 특정 스타일의 피자의 이름으로 삼기엔 좀 의미 없는, 그러니가 그 피자에 대해 이름이 아무 설명을 할 수 없는, 일반적인 성격이 너무 강한 단어다.
신선한 미식가?;;

호주에서 접했던 영어 표현 중 이해하는데 유난히 시간이 걸렸던 단어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gourmet 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너무 자주 보여서 사전을 찾아봐도 이해가 안 돼... orz 사전을 찾아보면 미식가라는 의미인데, 불어에서 왔지만 요리 관련 단어들이 대부분 그렇듯 불어가 영어의 고급 표현으로 차용된 경우이다. 그래서 '불어표현이니까 영어 배우는 우리는 몰라도 되는 표현'이 아니라 '알아두어야 할 불어에서 온 영어'로 생각하는 편이 맞다. 영국식, 호주식 영어에서는 굉장히 자주 사용되는데 미국식 영어에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일상 생활에서 gourmet은 미식가라는 의미보다는 보통 음식을 수식하는 형용사로 쓰인다. 슈퍼같은 곳에서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는 표현이 'Gourmet Food', 'Gourmet Ham', 'Gourmet Salami', 'Gourmet Cheese', 'Gourmet Fruit Cakes', 'Gourmet Chocolate Tour of Adelaide', 'Gourmet Gifts' 다. 뜻은 우리말로 하면 '맛있는'인데, 느낌상 그보다 좀 더 고급스러운 관용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언젠가 더블린이 밥 먹으러 가자면서 뭐 먹고 싶냐고 묻길래 맛있는 화덕 피자(delicious wood fired pizza)가 먹고싶다고 했더니 더블린이 대런에게 말을 전할 때 "Jo wants to eat gourmet pizza."로 전하는 걸 봤다. 여기서 그냥 'pizza'라고 했으면 도미노나(거기 도미노는 아주 싸구려;;) 푸드코트에서 파는 조각피자여도 관계 없다는 뜻인데, 'gourmet pizza'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런 피자가 아니라, 피자를 잘 하는 '수제 피자를 만드는 집'에 가고 싶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알게 된 것이, 더 고급스러운 표현을 사용하려고 delicious 대신 gourmet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gourmet pizza' 이 두 단어가 짝으로 다니면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를 잡은 표현이라는 거다. 우리말에 비유하자면 맛있는 젓갈을 표현할 때 '짠 젓갈'이라고 하지 않고 '짭짤한 젓갈'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애들레이드 글레넬그 비치에서 먹었던 마르게리따. 이것이 바로 Gourmet Pizza ㅠ_ㅠ)=b
야채 피자. 나 때문에 두 판 다 야채만 든 걸로 시켰는데 둘 다 훌륭훌륭 ㅠ_ㅠ)=b

발음은 사전에는 강세가 1음절에 있는 [고우-ㄹ메이]로 표기되어 있는데, 내가 귀로 들은 발음은 [고-미-] 였다. 받침 [r]을 발음하지 않는 영국식 & 호주식 발음의 특징 상 [r] 발음이 생략되었고, 두 음절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 잘 발음하지 못하는 [장음]이다. 듣기에 따라서 [고-메이-]로 들릴수도 있는데, [메]가 들릴 듯 말 듯 할 정도로 약해서 우리나라 사람 귀에는 [고-미-]로 들리는 게 원래 발음에 더 가깝다. 들어도 들어도 발음이 낯설어서 날 잡고 여러 애들한테 물어봤음;

이거랑 비슷한 표현이 또 있다. authentic. 이 단어는 보통 레스토랑 앞에 쓰인다. [Authentic Tai Restaurant] 요렇게. 호주엔 아시아 음식점이 나라별로 참 많은데 간판에 거의 100% [authentic + 나라 + restaurant] 가 써있다. 사전에서의 의미 중 가장 가까운 의미는 '진정한', '진짜의', 즉 'real' 인데, 우리나라 표현에서 제일 느낌이 가까운 건 '정통' 같다. 그러니까 [정통 중화 요리] 에서 '정통'의 느낌.

하나 더 있다! genuine. 이게 왜 더 헷갈리냐면 사전을 찾아보면 의미가 '진짜의, 모조품이 아닌', 즉 결국 또 'real'이라는 뜻이다 -_-; 그런데 요 genuine이라는 표현은 언제 많이 쓰이냐면, 맥주 앞에 형용사로 많이 붙는다. 'Miller Genuine Draft'(밀러의 진퉁 생맥), 'Genuine Aussie Pub'(진퉁 호주식 펍), 이런 식으로. 특정 나라의 컨셉을 가지고 있는 펍의 경우 - 독일 펍, 아이리쉬 펍 등 - 이 genuine 이라는 표현이 꼭 들어간다. 그리고 맥주뿐만이 아니라 기념품이나 상점처럼 어떤 나라에서 온 것을 강조하는 의미의 'real'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모조품이 아니라 진품이라는 느낌. 우리나라 표현에서 꼭 들어맞는 표현은 없는 듯 하지만 느낌을 전달하자면 '진퉁'이 제일 가까운 것 같다.

* 아, authentic의 경우 테솔 과정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다. [authentic material]. 말 그대로 '진짜 재료'를 의미한다. 교과서나 학습용 참고서처럼 외국어 수업을 위해 제작된 자료가 아니라, 원어민을 대상으로 원어민이 만든 자료들, 즉 일반 신문, 광고 전단지, 잡지 등을 수업시간에 활용할 때 이런 자료들을 [authentic material]이라고 부른다. 이 때도 역시 'authentic'만 똑 떼어 번역하라면 'real'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알려면 단어의 활용을 기억해야 한다. 외국어를 배울 때 '의미'는 같지만 '어감'이 달라서 활용이 달라지는 까다로운 단어의 예랄까.

덧글

  • Frey 2008/05/28 08:12 # 답글

    호주에서는 저런 말을 쓰는군요; 저도 캐나다에서도 몇 년 살았었는데 gourmet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authentic이나 genuine이라는 단어를 음식에 쓴 것도 처음 보고;;
  • 우람이 2008/05/28 12:20 # 답글

    그런가요?? 역시.. 단어의 느낌상 미국이나 캐나다 영어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직접 들으니 싱기싱기 동방싱기군요;
  • 빌리 밥 2008/07/01 17:20 # 답글

    고메이라 하지 않고 '구르메' 라고 발음하는 거 같은데요. 이 블로그서 저 피자를 처음 봤다는....
  • 우람이 2008/07/02 09:01 #

    저는 '고-미'로 들었는데 r 발음을 해주는 쪽에서는 그렇게 들릴수도 있겠네요. 근데 저 이글루에서 피자 렛츠리뷰도 하고 해서 포스팅 무지 많았는데...
  • 청바지 2008/07/08 15:30 # 삭제 답글

    내가 듣기에는 '골-메' 정도의 발음이던데.. 그리고 뒤에서 수식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pizza gourmet 이런식으로..
  • 우람이 2008/07/08 15:37 #

    난 '고-' 뒤에 r발음은 전혀 못 듣겠던데.. 뒤에서 수식하는 경우도 못 본 거 같고 0_0 둘 다로 발음하고 두가지 순서 다 쓰나보네 ㅎ
  • 2013/02/22 21:1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우람이 2013/02/23 00:29 #

    못해요^^ 그 발음 체계엔 없는 발음이니 정확하게 못하는 게 당연하지요.

    제 생각에는 doong이 발음은 제일 유사하게 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표기를 어떻게 하든 정확한 발음을 소리로 들려줘서 익숙해지게 하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류 선수 본인이 미국방송에 나가서 한번 발음해줘야 겠는데요^^;
  • Wonc 2017/06/13 06:56 # 삭제 답글

    고르메 r발음합니다. 요짐 미국에 정식발음이어딧겟냐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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