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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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뉴스, 엄마아빠, 책 읽기 혹은 독서 일상 everyday

+ 무엇보다 반가운 뉴스는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지."라는 택시기사의 말. 우리나라에서 영업용 차량 운전자가 시위로 인한 교통체증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무엇보다 절망적인 뉴스는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 보고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설마, 정말로, 아직도, 배후조종설을 믿고 있어.....???? 님아 '믿고 싶은 것'과 '믿어야 하는 사실'은 구분 좀....

+ 오늘 서울에 올라오신 엄마아빠. 자주 만나는 엄마 선생님 부부와 같이 저녁을 먹는데

엄마    : "오늘도 데모한다대."
나       : "데모 아니야. 문화제야. 촛불문화제."
엄마    : "그것도 다 지들이 이름 붙인거 아녀~"
선생님 : "근데 요새 보니까는 다 문화제라고 부르는가 보더라."
아빠    : "이번에는 데모랑 다르기는 한가벼. 안 싸운다더라고. 진짜 안싸우는 거 같던데? 평화 시위랴."
엄마    : "근데 그럼 왜 잡아간다고 난리야?" (엄마 말씀의 의도는 폭력 시위가 아니면 잡아갈 리가 없다는 뜻)
나       : (재명이에게 귓속말로) "엄마가 의도치않게 정곡을 찔렀다. 우리 말이 그 말이지. 평화시위하는 사람들을 무슨 명목으로 잡아가는 거냐고..."

엄마는 노대통령 취임 전까지는 '난 무조건 1번 찍는다'고 말씀하셨었다. (앞으로는 아빠나 내가 지지하는 사람 중에 고르기로 하셨다고 -_-;) 정치에 대해서는 '난 정치 모른다. 그러나 나라 하는 일에 너무 반대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이런 아주 어렴풋한 철학만 있으시다. 집이 너무 시골이라 일간지가 배달이 안 되기 때문에 집에서 읽으시는 업데이트 되는 텍스트는 내가 정기구독 해드린 좋은 생각 뿐. 뉴스도 잘 안 보신다. 그리고 최근 한 달은 우리 집이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라서 바깥 정보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으셨다. 오늘 집회에 대해서는 그냥 '많은 사람들이 촛불들고 데모한다. 차 몰고 올라왔는데 시내 가면 안되겠구나.' 요렇게만 생각하고 계셨다. 근데 정말 의도치 않게 정곡을 찌르셨다. "폭력시위가 아니면 왜 잡아간다고 난리야?" 나도 그 답이 궁금하요...

+ 오늘 술자리가 마무리 되고 집에 와서도 동생이랑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아주 재미있는 차이점을 발견했다. 나는 책을 재미로 읽고, 정보를 찾으려고 읽고, 감정을 가지고 놀려고 읽는데 재명이는 '독서'(이 단어를 계속 썼다) 자체가 행위인 동시에 목적이라고 했다. "나 원래 독서 싫어하잖아." 하면서. 그래서 나타나는 차이점들이 참 재미있었다. 나는 책을 너무 빨리 읽는 편이라 속도를 늦추려고 노력한 반면, 동생은 지금도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너무 느리다고 한다. 심지어는 만화책도 한 권에 한 시간. 나름 독보적인(?) 존재라고. 자기는 말풍선 뒤 풀 한 포기까지 꼼꼼히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책을 동시에 세 권에서 다섯 권 돌아가면서 보는 경향이 심해서 한 번에 한 권만 읽는 쪽으로 고치려고 노력 중인데, 동생은 한 권 잡으면 그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절대 다른 책을 읽지 않는다고. 나는 읽으면서 재미 없거나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넘어가고 다시 읽히는 데 부터 읽는데, 동생은 그것도 찬찬히 읽는다고 한다. 물론 덕분에 어떤 책을 읽다가 막히고 진도가 안나가면 독서 자체가 끊기는 상황이 자주 발생; 이 외에도 딱 반대라고 할 만한 습관이 많았는데, 그 모든 이유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한 태도의 차이 였다. 나에게 책은 재미나 정보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이고, 동생에게 '독서'는 그 자체로 목적이고 목표다. 그래서 관련 습관도 완전 딱 반대. 우리 둘이 섞으면 적당할 것 같은데... 아, 공통점도 있었는데, 둘 다 자기개발서는 책으로도 안 칠 정도로 싫어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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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 on the floor :) : 08년 5월 출빠달력, 독서, 영화, 미드 목록 2008-06-01 15:06:18 #

    ... 하고. '이 책좋다', '읽으면 네가 좋아할만한 책이다', 이렇게 먼저 권해 줄 생각은 없다. 있어도 최대한 자제 하려고 한다. 어제의 대화로 '독서'라는 것에 대해 동생이 가지고 있는 태도를 알았는데, 내가 책을 그렇게 먼저 권해준다면 상당한 부담이 될 거다. 그걸 알기 전에도 강권하고 싶은 생각은 원래 없었고. 대신 대화 중 어떤 책의내용이 나와서 동생이 관심을 ... more

  • Jo on the floor :) : 사촌 언니 노릇 2008-07-10 17:14:34 #

    ... 하지만 그건 나중에) 나는 '글을 읽는다는 행위'가 짐으로 취급되는 것이 싫어서,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는 철저하게 '재미'를 중심으로 접근한다. 지난번에 내 동생처럼 글읽기를 무겁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더더욱. 선아도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방법을 놀이처럼 터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서점보다는 도서관을 더 좋아하는데, 학생일 때는 도서관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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