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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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내 동생, 에어컨, ㅈㅅ, 할머니 일상 everyday

+ "그러엄~ 청소 안 하고 어떻게 살아~" 오늘 내 동생이 무심결에 뱉은 멘트다. 우와.................. "너 방금 한 말 다시 해 봐!" 했더니 멋쩍어하긴 했지만 ㅋ

+ 어제 집에 갔더니 선풍기 살이 떼어 나와 있어서 신기했는데, 세상에나, 동생이 그래 놓은 거 였다. 먼지 낀 선풍기를 분리해서 살을 물청소 해 놓은 것. 군대에 있을 때 계절갈이 할 때마다 하던 것 중 하나라고. 그러더니 오늘은 세상에 제 방에 걸레질을 하더라. "내 방도 닦아줘잉~" 했더니 안그래도 그러려던 참이랜다. 흑.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걸레질 절대 안하는 1人;; 반성은 반성이고 감동은 감동;;)

+ 내가 사는 집은 여름에 좀 많이 덥고 겨울에 좀 많이 춥다. 상상 그 이상으로 덥고, 춥다. 더워야 여름이고 그래봐야 한 두 달인데 그냥 살지 뭐, 에어컨은 아직도 부잣집에나 다는 사치품 같아, 하고 5년을 버틴 나는 착한 사람. 상황 돌아가는 걸로 봐서 일이년 살 집이 아니다, 이사 가더라도 떼어가면 되니까 올 여름엔 달아라, 에어컨은 장식으로 달고 사는 시골집 엄마도 인정한 에어컨이 필요한 집. 자식 새끼 쪄죽을까 얼른 카드를 긁으시는 엄마도 착한 사람. 아니 이런 집에서 어떻게 에어컨 없이 사셨어요, 올 해는 시원하시겠네요, 하고 진심으로 뿌듯해 하시던 설치기사 아저씨도 착한 사람. 그렇게 오늘 하나뿐인 지구의 프레온가스 배출량이 늘어났다. 착한 사람들만 모여서 착한 일을 한 것 같은데 결과는 착하지가 않다..

+ 그래도, 어쨌든,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을 했어야 했다. 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목소리 높이지 않는 거에 집중하느라 그랬나. (갸웃)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건 그 집 사정이고 일단 우리집 앞마당에는 안 돼!"를 드라마에 나오는 그 얄미운 아줌마 톤으로 코 앞에 마주하니, 드라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더라 -_-;

+ 할머니를 폭 안고 토닥토닥 달래드렸다. "원래 병원에서 먹으라고 하는 건 맛 없는 거에요. 그러니까 얼른 나아서 집에 가서 맛난 거 많이 드셔야죠. 집에 가시면 제가 맛있는 거 보따리로 이따만큼 사갈테니까 할머니 방에서 문 꼭 걸어잠그고 저랑 둘이 먹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맛이 없어도 없다 있어도 없다 그러고 드세요. 제가 쓸데없는 거 먹고싶어지지 마라- 이렇게 기도 많이 할테니까요. 아셨죠?" 아이스크림이나 주스처럼 찬 건 워낙에 안 드시고, 죽을 원래 싫어하시는 분이라 그런 것만 먹어야 하는 수술 후 회복과정이 견디기 어려우신가보다. 할머니를 폭 안을 수 있는 사람도, 머리에 맞대고 소곤거릴 수 있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대체재 없는 나름 귀한 손녀딸인 셈인데, 완전히 애기가 되신 할머니를 보는 건 그런 할머니를 달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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