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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할아버지, 배꼽뚫고 복싱하는 손녀딸ㅋ 일상 everyday

+ 오늘 할아버지랑 저녁을 먹으면서 흥미로운 교회 뒷이야기를 들었다. 할아버지가 다니시는 교회의 지난 번 담임감독목사(감독 -  감리교에서 목사가 오를 수 있는 제일 높은 자리)님이 지금 감리교 감독회 회장 직을 맡고 계신데, 그 분이 인터넷에 촛불시위를 혹독하게 비판(혹은 비난)하는 글을 올리셨다고 한다. (그 분 성질 생각하면 짐작이 감 -_- 이 목사님 내가 쫌 많이 싫어했음)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이, 회장인 본인의 의견이 감리교 감독들의 전체 의견인 것처럼 쓰셨던 것.(명박씨가 시장일 때 서울시 봉헌하던 게 생각난다~) 목사님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들어왔고, 급기야는 지난 주 있었던 감리교 장로 전국연합 수련회에서 설교였나 기도였나, 하여간 초청 연사셨는데 '오시지 마시라'해서 못가셨다고 한다. 안습인 것은 감독회 회장 임기가 올 해 9월이시라는 거. 임기 다 하시면 어느 쪽이든 재기가 어려우실 듯;; 게다가 감독회 회장을 물러나실 때 퇴직금 조로 2억 쯤 드리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것도 지금 위험한 상황이라고 한다. 감리교가 개신교 종파 중 나누자면 진보성향인 편인데 그래서 그런건지 몰라도 재미있고나.

+ 할아버지 말씀.
"요즘은 교회 세가 커져서 그 안에 보수세력만 있는 게 아니야. 젊은 사람도 많고, 진보세력도 있다구. 아 그리고 사실, 건전한 진보세력도 필요한 거지."
(장로 회의 이야기를 하시면서)"아 요즘 세상에 빨갱이가 어딨어. 거기서 하고 있는 소리들 듣고 있다보니까, 아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구나, 해서 얼른 나왔다."
"시위 하는 사람들도 쇠고기 문제 때문에 시작했으면 쇠고기 문제만 할 것이지, 아 MB 아웃, 이런 건 좀 과해. 뭐든 과한 건 좋지 않다구."

80 넘으신 노인 분 말씀 치고는 많이 균형 잡힌 시각. 예전엔 시사저널 보셔서 한 주씩 뒤에 받아다 읽곤 했는데, 요즘은 이코노미스트랑 시사인을 보시더라. 시사인 보시는 건 좀 놀랐는데, 왠지 시사인의 영향이 좀 있는 것 같다. 1년 전보다 훨씬 진보 쪽 이야기에 열리신 듯한 느낌.

+ "할아버지, 이제 염색하고 귀뚫고 하는 거 괜찮아 보이세요?"

내가 대학에 마악 들어갔을 무렵, 그러니까 약 10년 전엔 친구분들 손자손녀가 염색하고 귀뚫고 다닌다고 하시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었다. 근데 그 사이 우리 손자손녀들이 남자 여자 안가리고 귀뚫고 파마하고 염색하고- 갈색은 물론이고 샛노랑색, 녹색, 회색, 빨강색 등등 - 한 명은 쌍꺼풀까지 -ㅅ-

"아 그 정도야 요즘엔 다들 하는 거 아니냐. 몇 년 사이 세대가 많이 변했어. 아 내가 길에서 입 뚫고 코에 뭐 박은 애들도 몇 번씩 봤는데... "
"그런 건 어떠신데요?"
"그건 미친 거지... 그런 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아니여."
"할아버지 그럼 배꼽은요?"
"아휴, 내가 그거는 TV에서 딱 한 번 봤는데... 아유, 아닌 건 아닌 거여."
"할아버지 그럼, 여자가 복싱 하는 건 어때요?"
"아이쿠, 그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지. 가끔 여자들 나와서 레슬링 하는 거 보면은 아주 보기 흉하다고."
"그런 거 할아버지도 보세요? 할아버지도 보시는데 왜요?"
"가끔 보기는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복싱같이 치고박고 하는 건 아직 아니여..."

파마도 안하는 얌전한(또는 얌전하다고 믿고 계시는) 손녀딸이 배꼽 뚫고 복싱 배우러 다니는 거, 네네, 모르시는 게 약일 듯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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