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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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끊이지 않는 사이 생각 thoughts

저녁에 동생이랑 삼전초밥에 다녀왔다. 엊그제 나 혼자 시골에 내려갔을 때 삼계탕을 먹으러 갔는데, 다 먹고 아빠가 십만원짜리 수표를 한 장 쥐어주시면서 "이걸로 계산하고, 남는 돈으로 동생이랑 저녁이나 사먹어." 하셨다. 그렇게 내 손에는 육만 얼마가 쥐여졌고, 접시당 2,500원 때부터 들락거렸으나 지금은 3,300원인 초밥을 열세 접시 해치우니 사만 얼마가 나왔다. 동생은 여전히 재질재잘 할 말이 끊이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가끔 자기 말을 잘라먹는 누나가 입을 열면 진지한 얼굴로 귀를 기울이는, 여간해서는 쉽지않은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 우리가 만나고, 버스를 타고, 길을 걷고, 초밥을 먹고, 나와서 담배를 두 대 피우고, 다시 버스를 타고 헤어질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의미있는 대화가 끊긴 순간이 거의 없었다. 버스에서 먼저 내리는 동생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나에게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쇼프로그램에서 주현미씨가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외국 공연을 가면서 기내에서 남편이랑 10시간 동안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앞자리에 있던 선배가수가 뒤를 돌아보며 너희들 결혼 몇 년차냐고, 10년 넘었으면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인데 왜 그러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마친 주현미씨는 수줍게 웃으면서 지금도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내 동생이라는 사람의 특별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존재'에 대한 욕심이다. 일방적으로 한쪽만 떠드는 것도 아니고, 양만 많고 내용은 없는 것도 아닌, 진지하고 재미있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의미있는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사이. 장담하는데, 내 동생은 아마도 영원히 나에게 그런 사람일 거다. 그런데, 또 누구 없을까? 이건 '친한 사이'나 '좋아하는 사이'와 꼭 필요충분 관계는 아닌 것 같다. (동생과 난 친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ㅅ-)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이'와 상충관계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현미언니 부라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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