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uram.egloos.com



2월 13일, 거품 III, 어른, 진심 일상 everyday

+ 어제 신촌에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 정말 정말 많았다.

"아니 13일에 금요일인데 길바닥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_-"
"님에겐 13일에 금요일이지만 남들에겐 아마도 발렌타인데이 전야?"

+ 두 사람이랑 바로 이어서 데이트를 하니까 이 사람이랑 한 얘기랑 저 사람이랑 한 얘기가 헷갈린다는 부작용이 -_-;;;;;;

+ 신촌에 있는 맥주집 거품 III를 참 좋아한다. 그 곳은 다른 거품에는 없는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있다. 가게가 떠나가게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를 외치는 크루들의 쾌활함이 좋고, 적당히 좁은 실내가 아늑하고, 그 실내를 잘 활용한 길다란 빠가 좋고, 투자 좀 한 것 같은 빵빵한 사운드와 신나는 디제이가 좋고, 삼천원짜리 맥주 손님과 십만원짜리 양주 손님이 위화감 없이 섞여있는 분위기가 좋다. 맥주 한 병이면 한없이 앉아있을 수 있는 특유의 편안함이 좋고, 출출할 때 시킬만한 양도 가격도 적당한 안주가 있는 것도, 배가 부를 땐 맥주만 달랑 시켜도 괜찮은 분위기가 좋다. 예전엔 여기에 갈 때마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김을 지나치게 열심히 - 맥주 한 병에 열 컵씩 - 먹어서 다음날 까만 김똥을 싸곤 했는데, 어제는 그냥 바라만 봤다. 크루들이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를 외칠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고, 화장실 문 앞 재치있는 'knock impossible'이라는 문구에 웃었고, 벽 한켠에 빽빽이 꽂혀있는 CD장이 흐뭇했고, 단골과 수다떠는 DJ의 모습이 정겨웠다. 아주 오랜만의 거품 III, 아주 오랜만의 보드카 크루저, 오랜만의... 남자친구.

+ 인정하기 싫었을 뿐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겠지. 내가 생각하는 그보다 더 더 오래 전부터 머리로는 알고 있었을 거다. 마음 속에 요만큼의 불편함도 참기 싫어서 외면했던 것 뿐. 그런데 소리내어 말하니 그 불가능성이 너무 빤해졌고, 그걸 인정하고 포기한 순간, 한 뼘 쯤 자랐다. '남들이 말 하는 성공적인 어른'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마음 속에 잔 가시들이 생길 때마다 하나 하나 뽑아내기를 포기하고 그것들에 무던해지기로 마음먹는 것 같다. 품고 사는 거지.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럴때면 '차라리 아예 무딘 사람이었으면 편할텐데'하는 생각도 해보는데 '지금보다 더 무디면 그게 여자냐' 싶어서 그냥 웃고 만다. 헛.

+ "Honestly is the best policy." 믿을 것은 진심 뿐.

덧글

  • 해림 2009/02/14 14:37 # 삭제 답글

    전 아직 애임!
  • 우람이 2009/02/14 18:17 #

    정말? 하긴 해림언니는 마음에 가시 같은 거 안 키우실 것도 같고..
  • 夢想 2009/02/15 00:44 # 삭제 답글

    난 요새 진심이라는 건.
    너무 순간적이라 가볍기도 하구나. 란 생각을 했어.
    보고 싶고나 자기!
  • 우람이 2009/02/15 09:07 #

    가벼워도 진심이면 용서 된다고 생각해 :)
    그나저나 내가 출빠를 잘 안하니 어쩌누;
  • 2009/02/15 14:1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우람이 2009/02/16 12:33 #

    우리 애기? ㅋㅋ
  • 사이동생 2009/02/18 11:02 # 답글

    @_@ 어....라......오랜만의 남자친구?? *^^*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