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0일
뮤지컬 '삼총사', 충무아트홀



+ 뮤지컬에도 정극이 있다면 그쪽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는 작품. (요즘 창작 뮤지컬만 봤더니 이런 거 오랜만;;) 그쪽 카테고리 치고 참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작품.
+ 정의, 충성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데올로기적인 면만 불편함 없이 넘길 수 있으면 딱히 흠잡을 데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
+ 17세기 프랑스가 배경인데, 극이 시작할 때는 '이렇게 정서적으로 공감하기도 어렵고 분위기 만들기도 힘든 공연을 뭐하러 자꾸 올리나, 잘 할 수 있는 공연이나 하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어랏, 제법인걸?' +_+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설명 "명품도시 파리를 화려하게 재현한 고급스러운 무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의상 등이 어우러져..." 인정!
+ 특히 칼싸움, 볼 만했다. 준비 많이 하신 듯. 제법 길고, 배치와 구성도 괜찮았다. 액션에 절대 관심없는 내 눈에도 흥미진진했으니 이런 거 좋아하는 분이 보시면 좋아하실 듯.
+ 노래(곡), 괜찮았다.
+ 전문 무용수를 고용한 건지, 일반 뮤지컬 배우를 엄청 훈련시킨 건지 모르겠지만 앞부분에 화려한 군무가 멋졌다.
+ 17세기 파리 이야기를 하면서 21세기 한국형 유머를 군데군데 가미하는 센스. 이런 거 좋다!
+ 내가 전반적인 이해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라 영화도 뮤지컬도 두 번째 볼 때 더 재미있게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뮤지컬은 심하다. 영화는 그래도 최소한의 배경지식만 가지고 보러 가는데, 뮤지컬은 책이나 동영상, 아니면 시놉시스라도 꼭 읽고 가려고 하는 편이다. 안그러면 놓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뮤지컬은 스토리 자체보다 그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눈이 가기 때문에 극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스포일러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엔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갔는데 내 이해력이 좋아진건지 극의 전달력이 좋았던 건지 복잡한 러브라인부터 정치적 알력다툼의 꽤 세세한 부분까지 다 이해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들의 대사 전달력도 좋았고, 극의 진행과 구성도 도움이 된 것 같다.
+ 무대 장치는 이제 '안되는 게 없는' 수준까지 발전한 듯. '이야, 무대장치 요리조리 잘 활용하는데~?'하고 감탄하던 것도 옛 이야기 -ㅂ-
+ 삼총사에서 김법래, 민영기씨가 노래도 연기도 워낙 안정적인 배경이 되어주시니, 신성우씨의 으아으아 창법이나 박건형, 김소현의 살짝 아쉬운 포쓰도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박건형씨는 원래도 신인치고 잘 하셨지만 점점 더 성장 하는 느낌? TV에서 먹힐 느낌은 아니니 이제 뮤지컬에 집중하셨으면 하는 바램이..
+ 김소현씨를 왜 안좋아하냐면, 엄친딸이라서가 아니라, 뮤지컬에서 내 기준으로 너무 성악스러운 창법을 쓰고, 창법도 연기도 어느 작품 어느 역할에서나 똑같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데뷔작이고 역할도 그래서 그냥 봤는데, 계속 맡는 역할도 비슷하고 연기도 비슷하니 볼수록 점점 재미도 감동도 없다. 개인적으로 김소현씨는 지금보다 쫌 가요처럼 불렀으면 좋겠다. 신성우씨는 너무 가요창법이라면 김소현씨는 너무 성악창법. 계속 그렇게 부를 거면 오페라로 가시든지. 남자배우는 성악스러운 창법을 쓰는 분도 많고 듣기도 괜찮은데 왜 김소현씨만 유난히 거슬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
+ 신성우씨 춈 넘사벽으로 잘생겼음 *-_-* 나도 이랬는데 아주머니들은 정말 난리난리. 잘 생기고 카리스마 넘치니 노래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
+ 왕 캐스팅이 누구였는지 모르겠는데 이정렬씨였다면 내가 알았을테니 아마도 손광업씨였지 싶다. 솔로부분이 잠깐 있는데 노래가 정말 부라보!!
+ 지금까지 기억나는 대사가 있다. 아토스가 멜라디에게 외치는 말, "악마가 되어서라도 살아주오...."
+ 무대에서 관객을 바라보면 오른쪽 위에 스크린이 있는데, 거기에 무대아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모습이 비춰졌다. 내 좌석이 반대쪽이라 그 스크린이 잘 보였는데,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외모의 지휘자옵빠가 외모와 달리 엄청 카리스마있게 지휘를! +_+ 자꾸 훔쳐봤다;;
+ 사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본 이후로 엄기준씨가 뮤지컬이나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초큼 아숩다. 또 보는 건 오바겠지? --;
+ 어른들 틈에 끼어 공연을 보니 색다른 재미가!! 쉬는 시간이 20분(1막 60분, 2막 70분)인데 그 사이에 답답하시다며 밖으로 나오셔서 아래층 까페에 내려가 커피랑 슈크림볼 따위를 먹으며 노닥노닥♬ 그러고나서 화장실까지 들렀다 가도 시간이 충분하더라. 헐. 내 또래랑 보러가면 귀찮기도 귀찮고 커피값 아까워서 절대 안나가는데, 뭔가 새로운 경험이었음;
+ 전반적으로 대작이냐 캐주얼한 뮤지컬이냐를 물으면 그 중간인데 대작 쪽으로 약간 치우치는 정도. 주중 최저가 A석 4만원, 주말 최고가 R석 9만원이니 가격도 딱 그 정도.(주중&주말 15만원짜리 좌석이 있긴 한데 열몇개라나... 유의미하지 않은 걸로 판단, 제외)
+ 개인적인 배우 취향에 대한 딴지는 사양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지난번엔(갬블러 리뷰) 내가 너무 나이브&나이쓰했음..
# by | 2009/05/20 09:18 | 리뷰 review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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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김시크의 생각
삼총사 보고 싶네. 우람님의 평도 괜찮고. 그 애에게 보자고 해볼까?...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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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공연을 더 재미있게 보시는 방법은 생긴 기대도 애써 안하시는 거!!! ^^;;;
엄기준 배우님은 무대가 훨씬 좋아요. 특히 약간 처절하고 아픈 사랑을 감당하는 역할에 최고지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나 '미친키스'의 장정 역할 같은.. 사실 성악 전공자들 혹은 최근의 떠오르는 신인들에 비해 노래나 발성이 약한게 흠이지만, 연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배우에요.
재미 없다는 건 아니구요, 기대를 품고 보셨다가 실망하실까봐 드리는 말씀이에요^^ 제가 아무 기대나 사전정보 없이 봤기 때문에 더 좋았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전 남자 긴머리(..) 혹은 긴머리 남자(..)에 페티쉬가 있는데, 배경이 배경인지라 극 내내 긴머리 풀어 헤친 남자들이 단체로 왔다리갔다리.... 황홀경에 제가 정신을 놓아서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했을 가능성도 있다능 (..)
'그사세'를 보면서 젊은 연기자들 중 발음 제대로 하는 사람은 엄기준씨밖에 없는 것이 한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거기서 보고 뮤지컬보다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앞으로 주목하고 있어야 겠어요 ^^
엄기준님 노래 잘 하시던걸요^^ 역시 뮤지컬계에서 갈고 닦은 실력인거 같아요...
그리고 무대장치 정말 깜빡 놀랐습니다. 뉴욕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보다 더 인상깊었어여...
무대장치는 보면서 처음으로 '발전 할 만큼 발전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기술적인 면에서는 거의 다 성장한 듯.
좋은 글을 봐서 기분좋게 기다릴 수 있을 것같습니다...
저도 삼총사 두번은 보고 싶은데 오페라의 유령이 티켓오픈을 해서 고민중입니다..
가격도 가격이구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