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마중과 배웅, 링고팝 슬블 첫강습

+ 토요일 아침 일찍 시골에 갔다. 평소 같으면 조조영화를 하나 보고 갔을 텐데 딱히 땡기는 영화가 없었다. 아침 스케줄을 알차게 보낼 수 없을까 고민하니 든 생각인데, 보고싶지만 잘 못보는 사람과 주말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8~9시 쯤 만나서 간단하게 커피 마시면서 점심 전까지 데이트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거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점심 저녁 식사약속을 잡으려면 뭔가 거창해지고 한참전부터 선약을 해야하니까 결국 만나는 빈도수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나처럼 주말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 현실. 하긴 나도 회사다닐 땐 주말 늦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었으니 이해되는지라 더 아쉽. 또 이런 경우는 만나서 뭘 먹기 위해서 혹은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서로 얼굴보고 대화나누는 게 전부라서, 그렇게라도 만나야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도 현실..

+ 어쨌든 그래서 7시 50분 차를 탔는데, 토요일인데도 공휴일이라고 차가 막혀서 평소보다 한시간은 더 걸렸다 -_-

+ 토요일 낮에 시골에서 엄마아빠랑 동네 할아버지댁에 놀러가느라 오랜만에 시골길을 좀 걸었다. 바닥이 얇은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는데 놀란 것이 신발 아래로 밟히는 길의 느낌이 서울길보다 훨씬 안좋은 거다. '시골길' 하면 흙길일 거 같지만 안그렇다. 나 초등학교 다닐 때도 이미 웬만한 길은 아스팔트였고, 지금은 거의 다 그렇다. 서울은 어딜가나 인도가 있고, 인도는 보도블럭으로 덮여있어서 바닥에 쿠션이 있는데, 아스팔트 포장은 발바닥에 닿는 느낌도 딱딱하고 안좋고, 색도 흰색에 가까운 환한색이라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양산을 써도 엄청 눈이 부셨다. 시골길인데 서울길보다 시골스러움도 없고 실용적이지도 않다니, 뭔가 좀 슬펐다.

+ 이제 제법 말을 잘 하는 무디. 새로운 말과 단어를 흡수하는 속도가 한창인 시기다. 내가 시골에 가는 날이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큰누나 마중 가!" 하며 보채고, 마중을 나와서는 내가 차에 오르자마자 얼른 엄마 무릎에서 내 무릎으로 건너온다. 어제는 일 때문에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가기 전에 서울로 올라왔고, 아침 일찍 엄마가 터미널에 데려다주실 때 무디도 같이 나왔다. (평소엔 교회에서 직접 터미널로 가서 무디가 배웅을 나오는 일이 없다) 내 무릎에 앉아서 콧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초코송이를 먹던 무디는 차가 터미널쪽을 향하니 "큰누나 마중 가?"하고 물었다. "이건 마중이 아니라 배웅이야. 누나가 서울에서 올 때 데리러 가는 건 마중이고, 서울 갈 때 데려다주는 건 배웅이야." "배웅? 배웅? 배웅?" 한참을 따라하길래 "무디는 마중이 좋아 배웅이 좋아?"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배웅!!!"이라고 외치는 무디. 이건 뭥미, 하고 있는데 엄마가 그러신다. "배웅 갈때는 지금 큰누나 무릎에 앉아서 가잖아. 그 소리야 ㅋㅋ" 무디는 내 무릎에서 초콜렛이 잔뜩 묻은 얼굴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고개를 끄덕끄덕. 처음엔 '과연 네살 아이다운 초단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결과보다 과정을 즐길 줄 아는 대인배인거냐!!!' 싶었다는-.-;

+ 토요일 오후, 무디엄마(나한텐 고모)가 우리집에 아이스크림케익을 사오시고 무디를 데리고 가셨다.(토요일엔 데려가서 놀아주시는 경우가 많다) 이 아이스크림케잌 지금까지 곰돌이였는 줄 알았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삐에로였구나;; 무디는 토요일 밤 늦게나 돌아오는데 그 때까지 손을 안 댈 수가 없어서 뒤통수부터 야금야금 파먹다보니 체리쥬빌레를 지나 피스타치오아몬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야금야금 파먹었으나 앞에서 보면 이렇게 멀쩡 -.- 무디는 월드콘, 누가바, 메로나를 좋아하고 배스킨엔 별 관심 없기 때문에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쵸큼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

저 가파른 경사를, 먹겠다는 의지를 보라!!;
그래도 앞은 멀쩡... -.-



+ 일요일부터 링고팝 슬블 강습 시작. 예전에 하루짜리 무료워크샵 때는 처음이라 긴장도 하고 버벅거리기도 했는데, 이번엔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월하고 재미있었다. 다행다행. (넝클님 슬로우블루스 강습 오렌지스윙에서 4주짜리, 링고팝에서 6주짜리 진행합니다. 오렌지는 외부사람은 신청 못하고 링고팝은 이미 시작 했으니까... 이제 말해도 아는 사람 안오겠찌?.. -ㅅ-)

+ 근데 링고팝 최연소 리더가 스물넷살인데 그 다음이 바로 서른이란다. 게다가 그 스물넷은 우리 강습 안들어....... 링고팝 실망이야........................................

+ 뒷풀이자리에서 여기는 나이 제일 어리신 분이 몇살이냐고 물으니 다들 이구동성으로 어떤 팔뤄를 가리키셨다. 내가 애써 웃으며 "저 팔뤄한테 관심 엄꺼든요-.-?" 했더니(..) 그제야 어떤 듬직하신 리더분이 분이 귀엽게 생긴 리더한테 물으셨다.
"너가 몇살이지?"
"(손가락으로 4를 만들며 방긋 웃는 얼굴로) 스물 넷이요^^*"
"ㅉㅉ 병장제대 한 놈이 (방긋웃는 얼굴과 손가락을 따라하며) '스물넷이요~^^*'랜다 ㅉㅉ.."
흥 듬직한 리더분 질투쟁이! ㅎ

by 우람이 | 2009/06/08 10:54 | 일상 everyda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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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바 at 2009/06/08 17:38
시골길이 거의 다 아스팔트로 바뀌었다는 것에 공감이 가네요.
흙길이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가끔은 좀 아쉬워요. ㅠㅠ
Commented by 우람이 at 2009/06/08 21:16
발바닥도 아프고 눈도 부시고... 서울길보다 훨씬 걷기 안좋다는 사실에 정말 깜딱 놀랐어요 -.ㅜ
Commented by 날뱀 at 2009/06/08 20:43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먹었잖아요!!!!
Commented by 우람이 at 2009/06/08 21:18
날뱀님 쉬잇!!!!;;;;; ㅋㅋ
Commented by 벨레 at 2009/06/08 20:43
일욜에 강습하면 제네럴때도 있남? 학생들 잡아주느라 바쁘려나? 언제 날잡아서 놀러갈께.ㅋ
Commented by 우람이 at 2009/06/08 21:18
늘은 아니어도 있는 날이 더 많겠지? 미리 알려주고 와 ㅋ (화&일이라니, 이건 누가 나와 해림님을 갈라놓으려고 만든 스케줄이 분명해... 나의 탐빠는 어쩌냐능... ㅠ.ㅠ)
Commented by 유키노 at 2009/06/08 22:47
아하하하하하 앞은 멀쩡한 케잌 너무 재밌는걸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무디도. >_<)b
Commented by 사이동생 at 2009/06/10 12:45
관심없다는거 다 거짓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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