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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Avatar, 2009) 리뷰 review

차분한 포스터가 있길래.

+ 용산CGV에서 아이맥스로 봤다. 스케일 큰 영화를 챙겨보는 편이 아닌데 어쩌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용산역은 기차 때문에 수없이 들락거렸지만 CGV는 안가봤고 역내에 안내 사인도 없어서 엄청 헤맸다-_-+

+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2시간부터 집중력 급저하 증세가 있는 내가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봤으니 괜찮았던 듯. 스토리는 튼튼하게 단순했고, 숲의 밤 같은 장면은 눈도 참 즐거웠다. 그럴 때 외에 일반 장면에서까지 3D를 사용하는 건 난 별로. 난 영화를 3D로 보는 거 처음이었는데 딱히 큰 감동을 받거나 그런 건 없었고, 여튼 영화는 볼만했다. 이동진기자가 평소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극찬을 했는데 그 정도인 줄은 잘 모르겠고. 내가 워낙 SF나 스케일 큰 영화에 심드렁하다. 내가 안좋아할 만한 요소를 다 갖췄는데도 괜찮았으니 볼만했던 건 확실. 근데 또 딱히 기억나는 장면이나 대사는 없는 걸 보니 그다지 인상깊은 영화는 아닌 거 같다.

+ 아, 또렷하게 기억나는 거 하나. 전쟁을 지켜보는 것은 아무리 장관이라도 불편했다. 정당화 된 전쟁이라도 불편했다. 공들여 전쟁의 정당성에 대해 관객을 설득했으니 이제 마음껏 싸우고 죽이는 전쟁을 하겠다는 감독의 선포도 불편했다. 전쟁 싫다. 그게 정당성을 확보한 전쟁이라도.

+ 오전 8시인데도 꽉찬 사람들. 화장실에 들렀다 가느라 같이 간 커플이 먼저 들어가 있었는데 자리에 가보니 두 사람 이미 가운데 자리를 날 위해 남겨놨다?! 아놔 또 자랑스럽게 커플 사이를 비집고 앉아서 봤다능-ㅂ-;;;; 근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 문제는 내 왼쪽에 앉아있던 데비 뒷자리 꼬마가 자꾸 앞좌석을 발로 찼다는 거다. 영화 시작 후 20분쯤 지나서 데비가 참다참다 뒤를 돌아보길래 나도 돌아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4~5학년 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거의 누운 자세로 다리를 원할 때마다 덜그럭거리며 보고있었고 그때 의자를 건드리게 되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데비가 돌아보았을 때 내가 달래는 말투로 "앞좌석 차지 마세요."라고 말을 했고, 옆자리에 있던 애엄마로 보이는 중년여성을 째려봤다-_- 근데 그러고도 자세도 안바꾸고 상황도 변하지 않자, 내가 왼팔을 뻗어 데비 의자 뒤쪽을 둘러서 감싸 안았다. 솔직히 저건 데려온 어른이 주의를 줘야하는데 엄마도 그럴 정신이 없어보이고 애도 지가 하는 일이 앞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개념이 없어보였거든. 러닝타임 긴 영화를 애가 자세 흐트러트리고 움직이며 보는 게 나쁜 뜻이 있어서 하는 짓이라고 하기도 어렵고.(물론 잘하는 짓이라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내 팔로 의자 뒤를 안아버린 거다. 그러고 좀 있으니 애 발이 와서 닿는데,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있는 상태였다. 집에서 처럼 신발벗고 거의 드러누운 자세-_- 앞좌석에 발을 뻗어 툭 치거나 내 팔을 건드릴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서 손으로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렇게 계속 팔을 두르고 있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앞좌석 뒤 플라스틱 판에 대고 발을 놀렸는데 거기 옆사람 손이 와 있으니 이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겠지. 내 목적은 그 영화 상영시간동안 데비가 뒷좌석 발차기 때문에 영화관람을 망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영화 중간에 일어나 애한테 쫓아가 설교를 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사실 그보다 남의 집 개념없는 자식한테 개념을 심어줄 성의나 애정같은 거 없다. 다행히 용산 아이맥스관은 의자와 의자 사이가 넓은 편이어서 손을 두르고 있는 것이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 손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애가 인식한 후로는 발길질이 멈췄다.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뤘으니 성공적인 일처리로 기억하련다. 개념없는 남의 집 자식 개념은 집에서 안심어준다면 공교육이라도 좀 가르쳤음 좋겠는데... 이것도 무리인가요? 누구한테 물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네.

+ 데비가 처음에 뒤를 돌아보고 나서 나에게 물었다. "어머니 아버지 어디야?" 외국인에겐 '어디있어'와 '어디야'가 헷갈릴 수도 있구나, 했음-.-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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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호접몽 2010/01/24 21:03 # 삭제 답글

    갑자기 누가 나에게 어린이날 슈랙을 보러가지 않았다면 영화관서 뒷사람에게 쉽게 화내지 말라는 말이 떠오르는구나..... 차분히 잘 했네. ^^
  • 우람이 2010/01/25 09:39 #

    그런 날 슈렉을 보러 가는 용자가 있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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