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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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135호 언어 language


한마디로 정권 핵심의 별동대 노릇을 해왔다고 의심받는 검찰 라인에서 '한명숙 고사작전'에 총대를 멘 꼴이다.
- 별동대 別動隊 :  작전을 위 하여 본 대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독 자적으로 행동하는 부대

5월부터 625 분위기를 띄워 지방선거에서 보수층 결집수단으로 삼는 구상을 했다"라고 귀띔했다.
- 귀띔 : 상대편이 눈치로 알 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줌. ('귀'인 줄 알았는데 무려 '띔'?;;;)

국회 통과를 무망하게 만들고 있다.
- 무망하다 無望-- : 희망이나 가망이 없다

그동안 사실상 소말리아를 지배해온 세력은 각지에서 발호한 군벌들로, 그들은 이념이나 정치적 이유보다는 오직 돈을 목표로 해적질을 한다.
- 발호 跋扈 :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뜀

오바마 대통령은 이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4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전략무기 감축협정에 조인하고, 4월 12~13일 세계 40여 개국이 참여하는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굳건한 소신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 조인 調印 : 1. 서로 약속하여 만든 문서에 도장을 찍음 2. 국제법상 조약 체결 때 조약 당사국의 대표자가 조약문에 동의하여 서명하는 일 (난 왜 이걸 너무 당연히 영어의 'join'일 거라고 생각해 온 걸까;;)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핵전략은 2002년 공화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를 달리한다.
- 櫃 : 1. 물건을 넣도록 나무로 네모나게 만든 그릇 2.(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쌀이나 돈 따위의 물건을 ‘’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라는 비전을 실현하려면 러시아, 중국 같은 적성 핵 보유국이나 이란 같은 핵 야욕국의 협조는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범공화계 보수파의 거센 저항부터 넘어야 할 판이다.
- 적성 敵性 : 서로 적대되는 성질

<풀무질, 세상을 벼리다>
- 벼리다 : 1.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2.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어떻게 규명될지 알 수 없지만 이는 6자회담의 향배와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동북아 정세 변화에도 영향을 주리라 보인다.
- 향배 向背 : 좇는 것과 등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되어 가는 추세나 어떤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이르는 말(자주 쓰이는 말. '전망'이랑 비슷한 말인 줄 알았는데 쓰이는 곳은 비슷할 수 있으나 의미 자체는 별로 안 비슷하고나.)




'중앙은행 독립'은 불멸의 진리인가(이종태)

핵 없는 세계 향한 '담대한 발걸음'(권웅)

'B급 좌판' 지면 중 밴드 '10cm' (정리 변진경)

- ""가난하다고 해서 커피와 담배를 모를 순 없다."라는 신념으로, 지금도 커피 값과 담배 값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공연을 뛴다." 가난하다고 해서 커피와 담배를 모를 수 없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가사보다 이쪽이 더 절절하게 와닿는고나!



▶ 한국어 숙달 연습 ◀

서울 시장 선거 검찰 손안에 있다(정희상)

서울중앙지검은 ‘한명숙 수사본부’인가. 한명숙 전 총리를 상대로 ‘5만 달러 뇌물 수수의혹’ 사건을 수사해 기소한 검찰은 3개월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색이 짙어지자 판결일을 하루 앞둔 4월8일 돌연 ‘별건 수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전 총리가 2007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지역구이던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 시기와 방법, 수사 주체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번 검찰의 별건 수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 전 총리를 만신창이로 흠집내서 지방선거에 못 나오게 하려는 ‘정치검찰의 꼼수’로 풀이된다.

우선 수사 시기가 너무 졸렬하다. 5만 달러 수수의혹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하루 앞두고 전격 별건 수사에 착수했다. 누가 봐도 무죄선고를 앞두고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적 비난의 화살을 피해보려는 몸부림이자 꼼수로 읽히는 대목이다. 게다가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부도나 구속 중인 건설회사 대표와 그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흘리면서 확인되지 않은 혐의에 대한 명예훼손식 여론몰이에 들어갔다. 지난번 5만 달러 수수의혹 사건 수사 착수 때와 판박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일단 흠집부터 내고 보자는 의도가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다.


이번에 한 전 총리 별건 수사에 나선 주체 또한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비난의 진원지다. 수사를 주도하는 서울중앙지검 김기동 특수1부장은 이미 현 정권 들어 각종 정치성 짙은 사건을 맡아 대표적인 ‘MB의 보은을 입은 정치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 수사를 맡아 이명박 후보를 무혐의 처리해줬으며, 지난해에는 이명박 대통령 사돈 기업인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도 사실상 면죄부를 줘 ‘졸속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마디로 정권 핵심의 별동대 노릇을 해왔다고 의심받는 검찰 라인에서 ‘한명숙 고사작전’에 총대를 멘 꼴이다. 게다가 관련 수사 대상자와 업체의 주소지가 고양시이므로 사건 관할은 의정부 지청인데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압수수색 등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너무 치졸하고 노골적이어서일까. 검찰 안에서도 한 전 총리를 상대로 한 이같은 무리한 수사 방식에 대해 ‘같은 조직에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경 지청의 한 부장검사는 “특수부 수사는 보안이 생명인데 아예 처음부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흘려가며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을 보면 이것은 수사를 성공시키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빠른 시일 안에 서울시장 선거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수부 수사기법으로 보면 조선·동아일보에 흘리면서 시작하는 순간, 이번 수사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의 또다른 검사는 “특수1부가 압수수색까지 해서 뭔가를 얻었는지 모르지만 진작 착수하든지 지방선거가 끝나고 해야지 지금 이런 식으로 나선 것은 자칫 검찰권이 민주주의의 요체인 선거 제도마저 맘대로 쥐락펴락하는 독재 철권으로 비칠까봐 염려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별건 수사로 검찰은 ‘서울시장 선거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라고 표방한 꼴이다. 선거 기간 내내 수사라는 미명 아래 사실상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상대 후보 흠집내기는 계속될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의 핵심 축인 선거 자체를 검찰권이 이토록 좌지우지하도록 묵인해야 하는지,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의 공론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중앙은행 독립'은 불멸의 진리인가(이종태)

올해 초부터 ‘한국은행법 개정안’ 국회통과를 둘러싸고 한은과 정부(금융위원회와 집행기관인 금융감독원) 간의 갈등이 고조되어온 가운데 지난 4월1일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김중수 전 OECD 대사가 한은 총재로 취임했다. 한은의 위상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그동안 한은은 고유 업무인 통화신용정책(금리 운용을 통한 통화량 조절)을 둘러싸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전임 이성태 총재가 “현 기준금리는 엄청 낮은 수준 …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금리인상을 시사하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인상 시기상조론’으로 맞불을 놓는 식이었다. 이는 명백히 정부(기획재정부)의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침해였다. 한은은 포괄적 의미의 ‘정부’에 속하지만, 정부의 의지에 관계없이 자립적으로 금리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권한을 법률적·규범적으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정부’지만 ‘정부가 아닌’ 어떤 것이다.

이와 함께 1997년 IMF 사태로 한은이 ‘은행감독 권한’을 박탈당한 이후 고유 업무인 ‘금리 운용을 통한 통화량 조절’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았다. 은행은 신용창출 기능을 통해 통화(M1)를 창출하는 준공공적 기구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제대로 조절하려면 은행을 관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 등 상당수의 선진자본주의국에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신용정책과 함께 은행감독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엔, 정부기관(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은행을 감독하면서 중앙은행의 고유 업무(금리운용)에까지 개입한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 한은이 얼마나 무력화되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지난 2006년의 부동산 폭등 사태다. 당시 한은은 은행권의 과잉대출과 이에 따른 부동산 파동을 막기 위해 콜금리를 몇 차례나 거듭 인상했다. 그러나 과잉대출은 중단되지 않았다. 특히 외국은행 지점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에 뿌렸기 때문이었다. 이 해 1분기 외은지점들이 뿌린 자금은 무려 8조원에 달했다. 한은은 속수무책이었다. 은행감독이나 외환시장에 대한 권한 없이 금리운영 권한만으로 통화량 조절이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 사태였다.

‘한은 맨’들에게 ‘한은 위상 바로 세우기’는 오랜 숙제였다. 대의명분도 있다. 이성태 전 총재가 금리문제로 정부와 각을 세우고 한은법 개정에 힘을 보탠 것은 한은맨들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김중수 총재는 지난 3월 내정되자마자 “한은의 정치적 독립이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와 성장이 상충될 때 최종 판단은 대통령이 하는 것” “한은도 정부의 일부” 등 ‘중앙은행 독립성’에 치명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자신이 주재하는 첫 금융통화위원회(한은 총재 주재로 이사 7명이 금리정책을 결정) 나흘 전인 4월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화기애애하게’ 만났다. 두 사람은 “한국은행과 정부가 잘 공조하기로 인식을 같이 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올해 1월부터 기획재정부 차관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열석발언권(의결 권한은 없으나 발언권을 가짐)을 행사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라는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한은 독립은 끝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금리는 김중수 한은 총재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지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한은 노조 조태진 수석부위원장은 “김중수 총재는 정부와의 조화만 강조하는 듯하다. 한은 노동조합은 우려 속에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두고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독립성은 진리인가

이처럼 이명박 정부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치명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의 영역’에 속한다. 이른바 ‘중앙은행 독립성’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이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권력을 유지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가급적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려고 한다. 중앙은행은 이런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기적 경제전망에 기반해서 독립적으로 금리를 조절하면서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 ‘중앙은행 독립성’의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중앙은행 독립성’이라는 규범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다.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인 매사추세츠 대학 엡슈타인 교수는 “‘중앙은행 독립성’은 세계금융위기를 불러온 시스템의 사상과 정책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 교리’의 일종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중앙은행 독립성’의 이론적 배경엔, 국가개입 없는 금융시장이야말로 자금을 최적 배분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국가가 통화량을 조절해서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려 해도 고용 등 실물경제를 움직일 수는 없으며 기껏해야 물가인상으로 귀결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역할은 정부를 견제하며 통화량을 실물경제가 성장하는 정도 내로 억제해서 물가인상을 저지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런 논리는 한국은행법에 “한국은행의 설립 목적”을 “물가안정 목표의 달성”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명확히 반영되어 있다. 한국은행의 책임은 물가인상을 막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 연방준비은행법(중앙은행법)은 물가안정 이외에도 ‘고용 최대화’ ‘장기적 금리 안정’ 등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신자유주의적 성격이 약한 편이다.

이는 물가뿐 아니라 고용, 국제수지, 경제성장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을 ‘물가인상 저지가 지상 목표인 조직’에 맡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엡슈타인 교수는 물가관리가 지상 목표인 중앙은행은 자연스럽게 금융자본의 대변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중앙은행의 정치적 동맹자는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이다. 중앙은행 인사들과 은행가들은 매일 만나고 교류하며 호의를 나누는 가운데 경제를 보는 시각까지 공유하게 된다. 단적으로 말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같은 것은 없다.”

중앙은행의 목표(물가안정)는 금융자본의 ‘갈망’이기도 하다. 돈을 투자하고 금융수익(이자나 배당금)을 얻는 금융자본의 입장에서 물가인상은 그 자체로 수익성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캠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적절한 물가인상은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물가인상 저지라는 중앙은행의 설립목적은 금융자본만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립성’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위상과 역할이란 문제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은행 감독 문제를 둘러싼 권력투쟁

지난해 말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의결된 한은법 개정안은 이런 모순들을 한국은행의 권한 향상으로 일부 봉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한은 설립목적에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을 추가한 것이다. 이 “금융안정”엔 사실상 한은의 은행 감독권을 일부 부활시킨다는 함의가 있다.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한은이 통화창출 기구인 동시에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엄청난 사회적 재앙을 일으키는 은행을 일부 관리토록 하겠다는 내용.

그래서 현재 ‘정부 기구’인 금융감독원에 독점되어 있는 금융기관 검사권을 한은에도 부여하고, 이런 공동검사를 금감원이 꺼리는 경우엔 한은이 단독으로 은행 재무상태 등을 검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은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검사’ 내지 ‘조사’이지 ‘감독’이 아니다. 그래서 은행을 제제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다.

그러나 현행 은행감독 기구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개정안에 필사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은 대 금융위원회의 싸움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대 정무위의 싸움으로 비화되면서 개정안의 4월 국회통과를 무망하게 만들고 있다.

한은-금감위(금감원) 간의 갈등은 분명히 권력투쟁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시중은행 노조를 주축으로 이뤄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4월7일 성명서를 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혹시 개정안이) 한국은행의 극심한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는 아닌가. (이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권을 이점으로 삼아 출신 인사들을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은행감독을 독점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지난해엔 23명이나 시중은행 감사로 들어가는 등 은행과 금융유관기관(은행연합회, 손해보험연합회 등)의 ‘좋은 일자리’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의혹’이다. 이처럼 한은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들이 ‘엘리트 간의 이권 투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한은과 금감원은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통화신용 및 은행감독 정책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는 이성태 전 총재로 대표되는 견제세력을 제거함으로써 금리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대폭 키웠다. 시장은 앞으로 한동안 저금리 정책이 지속된다는 신호를 받고 있으며 이는 정부 및 가계부채의 폭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한편 한은은 ‘물가안정 일변도’의 체질로 국민경제에 대한 더 많은 권한을 감당할 수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이사진 7명은, 한은과 상공회의소,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 기획재정부 추천인으로 이뤄지는 데, 이는 사실상 금융자본-산업자본-정부의 삼각 동맹을 통해 통화신용 정책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위상엔 정답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신용 및 감독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영국은 분리되어 있다. 한국은 영국 모델과 비슷하다. 이엔 정답이 없다. 예컨대 중앙은행 독립성을 외쳐온 한은은 지금까지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원화가치를 떨어뜨리곤 했는데 이는 국민의 이익을 도외시한 일방적 수출 대기업 지원이었다. 특정 모델 을 떠나 중앙은행이 어떻게 국민에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구체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소말리아 해적 미국이 키웠다?(김영미)

소말리아 해적이 또다시 한국 선박을 납치했다. 한국인 선원 5명이 승선한 유조선 ‘삼호 드림호’가 인도양 한복판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삼호 드림호 피랍 지점은 아덴만에서 동남쪽으로 1500km나 떨어진 인도양 한가운데로, 소말리아 해적이 이제는 장거리 원정 납치도 일삼는 것이다. 해적들이 이렇게 멀리까지 나오게 된 것은 2008년부터 유엔이 안보리 결의안 1816호로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을 지원하며 외국 군함의 소말리아 영해 진입 및 군사작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인근 해안에는 23개국에서 파견한 군함이 진을 치고 있는지라 화력이 약한 해적에게는 상당히 불리해졌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장거리 원정을 다니며 유조선이나 상선나포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2006년 필자가 현지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욱 첨단 무기와 장비로 무장했다. 그들은 장거리 원정에 필요한 위성통신·위성항법장치를 갖춘 모선과 서너 척의 작은 배로 구성된 팀이 배를 나포하기 위해 갈고리와 사다리를 갖추고 이동한다. 자동소총은 물론 로켓추진총류탄으로 위협하며 유조선 같은 큰 배도 10여 분 만에 나포한다. 그리고 나포와 동시에 해적 산업이 본격 가동된다.

그들이 나포하는 배의 종류는 다양하다. 탱크 등 무기를 가득 실은 화물선을 납치해 세계를 경악하게 하기도 하고, 32만t급 초대형 유조선도 해적 서너 명이 거뜬히 나포한다. 초호화 유람선을 공격하고 심지어는 미국 군함도 나포하려 했다. 4월1일 소말리아 해적선 세 척이 한밤중에 미국 해군의 유도미사일함정인 프리깃함 니클러스 호를 나포하려다 미국 함정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해적 여러 명이 사살당하고 5명이 생포됐다. 미국 군함이 해적선의 공격을 받은 건 지난해 5월에 이어 두 번째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군함도 공격받았다.

미국·프랑스 군함까지 공격

지금은 해적질하기에 좋은 때이다. 몬순이 끝나는 요즘은 파도가 잔잔하고 시야가 좋아 밤에도 공격할 수 있어 ‘해적 산업 성수기’이다.

해적들이 배를 나포하는 이유는 협상을 통해 몸값을 받기 위함이다. 과거 피랍 선박 당사국들은 대부분 몸값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했다. 한국도 그동안 벌어졌던 세 차례 나포 사건을 몸값 협상으로 해결했다. 우크라이나 화물선 파이나 호는 피랍 6개월 만인 지난 2월 320만 달러를 지급하고 풀려났다. 해적이 러시아제 탱크와 탄약, 무기를 가득 실은 배를 납치한 이 사건은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지난해 11월 납치된 그리스 선적 마란 센타우루스 호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지불한 몸값 중 역대 최고액인 700만 달러를 주고 풀려났다. 또한 지난해 10월 납치된 중국 선적 신더하이 호 선원 25명도 중국 정부가 400만 달러를 지불한 후에야 풀려났다. 2006년 동원호가 억류되었을 당시 100만 달러 정도 하던 몸값이 날이 갈수록 계속 오르고 있다. 이렇게 인질 몸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해적 산업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기 때문이다.

과거 소말리아 인근 해역과 해적 본거지를 중심으로 하던 해적질이 이제는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런던 선박거래소의 브로커와 소말리아에서 이민 온 전직 군벌까지 가세해 협상과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등 해적 산업에 연루된 세력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동전의 양면처럼 관계돼 있다. 심지어 해적에게 나포될 당시 협상을 도와주는 협상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해적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상 당사국과 해적 양쪽에서 수수료를 챙기기까지 한다. 이렇게 해적 관련 사업체가 커지다보니 그만큼 자금이 필요해지고, 그래서 협상금을 올려 받아 그것을 충당하려는 것이다. 이 몸값으로 해적들은 첨단 장비를 구입하는 데도 열을 올린다. 과거와 달리 장거리까지 원정을 가는 것도 모선 외에 작은 쾌속정과 위성추적장치 등 첨단 장비로 무장했기에 가능하다.

남녀노소 모두 해적질에 나서는 까닭

그동안 사실상 소말리아를 지배해온 세력은 각지에서 발호한 군벌들로, 그들은 이념이나 정치적 이유보다는 오직 돈을 목표로 해적질을 한다. 그들도 원래부터 해적은 아니었다. 1990년대 내전 즈음에 대부분의 소말리아 사람들은 어업 활동으로 생계를 이었다. 소말리아 인근 해안은 풍부한 어장으로, 해안선이 3000km에 달하고 해안선마다 작은 어촌이 부족별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내전과 동시에 소말리아 해역에 나타난 외국 어선들은 매년 약 3억 달러어치의 참치와 새우, 바닷가재 등 어류와 해산물을 대량으로 쓸어갔다. 그들은 소규모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소말리아 어부들의 생존 기반을 흔들어놓았다.

심지어 외국 어선은 처리비용이 유럽에서 1t당 약 1000달러 드는 폐기물을 1t당 3달러를 주고 바다에 버렸다. 소말리아 어부들은 생계수단을 잃어갔고 외국에 대한 적개심이 커졌다. 그래서 자체 해안 경비대를 조직해 외국 어선들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벌금 명목의 협상금을 타냈는데, 이것이 해적 사업의 시초가 되었다.

오랜 내전으로 식량조차 제대로 없는 소말리아에서 이 해적 산업은 유일하게 현금을 만질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니 소말리아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 해적 산업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이렇게 지금은 해적들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한때 그들을 위축시켰던 세력도 있다. 소말리아의 가장 강력한 세력이었던 이슬람법정연대(ICU·이슬람연대)이다. 실제로 이슬람연대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한 2006년 가을부터는 해적 행위가 거의 없었다. 같은 해 필자와 만난 이슬람연대의 대표 셰이크 하산은 “나는 알 카에다가 누군지도 모른다. 우리 이슬람에서는 도둑질을 큰 범죄로 여긴다. 해적질도 이슬람이 범죄로 금지하기 때문에 소말리아 땅에서 모두 몰아내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자체 해상경비대를 동원해 해적 근거지였던 하라데레와 현재 삼호 드림호가 끌려간 호비요 두 곳의 항구를 소탕한 적도 있다. 이슬람연대는 분열한 소말리아를 하나로 안정시켰으며 2006년 8월에는 군벌 연합을 몰아내고 모가디슈에 입성했다. 이후 모가디슈 국제공항과 모가디슈 항구가 10년 만에 개방되면서 소말리아는 안정을 찾는 듯했다.

이렇듯 이슬람연대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잠잠해졌던 해적 행위가 미국과 에티오피아가 전쟁을 벌여 이슬람연대를 몰아내고 과도정부를 지지한 이후부터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미국이 이슬람연대를 축출한 것은 그들이 이슬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신봉하는 알 카에다와 연계되었다는 의혹 때문이다. 유엔 소말리아 고문으로 근무했던 켄 멘트하우스는 “이슬람연대를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던 계획이 실패하자 미국은 에티오피아에 군사 고문과 기술자를 파견했고 테러 소탕을 명분으로 소말리아를 공습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테러와의 전쟁’으로 소말리아 사태를 몰아간 미국이야말로 해적이 극성을 부리게 한 원인 제공자라고 지목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재 안보연구소(ISS)의 리처드 코넬 연구원은 “미국이 소말리아 내부 문제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국제적인 시각으로 본 것이 결정적인 실수다”라고 지적했다. 즉 이슬람연대를 소말리아에서 몰아냄으로써 해적들의 천적이 제거된 셈이다.

해적 조직, 중동·유럽까지 진출

현재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는 이런 해적들에 대응하기 위해 23개국이 해군함을 파견해 국제 공조를 하고 있다. 미국 해군은 페르시아만·오만만·아덴만·홍해·아라비아해·인도양 등에서 연합 해군작전을 전개 중이며,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 퇴치를 주 임무로 하는 연합해군함대(CTF-151)를 창설했다. 해적 출몰이 잦은 아덴만에 국제해양안전수로(MSPA)가 설정되었고, 현재 CTF-151에는 미국·영국·프랑스·독 일·사우디아라비아·터키·한국(청해부대) 해군이 배속되어 그동안 여러 차례 해적을 퇴치하는 혁혁한 전과를 거뒀다. 하지만 군함의 항해속도가 보통 30노트(시속 약 55㎞) 정도라 우연히 사고 현장에 있지 않으면 제 시간에 도착해 해적의 나포 행위를 막기 어렵다. 그들이 순찰해야 할 바다는 너무 넓고 해군 함정의 수는 상대적으로 너무 적다. 이 정도 규모로 해적 산업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소말리아 해적 산업을 키우는 원천이 되었다. 해적들은 인질 몸값으로 첨단 무기를 구입하고 국제사회의 개입에 대비해 자신들의 근거지를 요새화하고 있다. 또 외국에 거주하는 소말리아인들을 중심으로 해적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금·물자·선박·이동정보 등을 제공받는다.

해적 산업의 조직은 어느 배가 어디로 지나가는지를 알려주는 정보 제공조, 배를 나포해오는 행동 대원인 체포조, 해적 본거지에서 협상을 전개하는 협상조, 협상을 마무리하고 돈을 받아내는 수금조까지 정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원만한 수금을 위해 현금을 선호하고 이제는 영국에 있는 선박 브로커나 두바이에 있는 은행까지 고객으로 삼는다. 해적 조직이 소말리아를 뛰어넘어 중동과 유럽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런던이 소말리아 해적들을 움직이는 실질적 본부라고 보도할 정도다.

따라서 몸값을 지급하면 해적 산업은 더욱 번창하고 조직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보험사와 선박회사 처지에서 인명과 화물의 가치를 고려할 때 몸값을 지급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정부로서도 혹시나 인질 구출 작전 과정에서 인명 사상이 있을까 우려해 차라리 돈을 주고 해결하는 것이 손쉬울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여러 상황이 맞물려 소말리아 해적 산업이 불황을 모르고 번창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영미 편집위원은 2006년 6월 동원호 피랍 사건 때 국내 언론인으로는 유일하게 셰이크 아하메드 하산 이슬람법정연대 대표와 당시의 해적 두목 등을 광범위하게 인터뷰한 바 있다.

핵 없는 세계 향한 '담대한 발걸음'(권웅)

“미국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해 구체적인 조처를 취하겠다. 냉전식 사고방식을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국가안보 전략에서 핵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겠으며,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행동을 촉구하겠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5일, 취임 후 처음으로 동서 냉전의 상징인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방문해서 한 연설 내용이다. 냉전이 끝난 지 20년이 흘렀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가진 핵무기만 2만 개가 넘을 정도로 세계가 핵 과잉 상태이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자신의 비전을 담은 공언이기도 했다.

핵 없는 세계를 향한 비전이 담긴 ‘프라하 선언’이 나온 지 정확히 1년 뒤인 4월6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 공언을 실천하기 위한 실질 조처를 취했다.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명시적이고 새로운 핵정책이 담긴 ‘핵태세 검토보고서(Nu– clear Posture Review)’를 발표한 것이다. 이는 1994년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 2002년 공화당 부시 행정부에 이은 세 번째 보고서이다.

미국 정부는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도 언제 핵무기를 사용할지 일부러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이른바 ‘고의적인 모호성’(calculated ambiguity) 유지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대량살상무기와 대규모 재래식 무기를 포함한 다양한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신뢰할 만한 군사적 선택 방안을 제공하는 데 핵무기가 필요하다”라는 막연한 정책만 제시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불분명함이 이번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는 제거되고, 비교적 분명하게 핵 공격 대상과 범위가 정해진 것이다. 냉전 이후 가장 획기적인 핵 정책이 담긴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이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으며, 다른 하나는 미국이 국제 핵 질서를 준수하는 비핵 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4월8일 체코 프라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전략무기 감축협정에 조인하고, 4월12~13일 세계 40여 개국이 참여하는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굳건한 소신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핵전략은 2002년 공화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를 달리한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핵은 물론 생물학 무기나 화학 무기, 심지어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는 적국에 대해서조차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적국의 잠재적인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먼저 공격할 수도 있다는 ‘선제공격론’을 제시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그렇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새 핵전략은 비핵보유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는 한편 설령 이런 비핵보유국이 생물·화학 무기처럼 비재래식 무기로 공격해도 핵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발적 핵전쟁’에 대책 미흡

여기서 예외가 있다면  북한과 이란처럼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들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4월6일 핵태세 검토보고서 발표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이란과 북한을 거명하면서 “규칙을 따르지 않고 핵 확산국이 되겠다면 미국은 모든 선택을 탁자 위에 올려놓겠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를 위해 구체적 비전을 제시했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로 오바마 대통령이 핵에 치중한 냉전식 사고방식을 종식시키겠다고 했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이 끝난 지 2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상호확증파괴(MAD)’라는 냉전식 핵 억지 개념에 사로잡혀 있다. ‘상호확증파괴’란 미국과 러시아 어느 나라든 핵전쟁을 하면 서로 반드시 망하기 때문에 서로 억지할 수밖에 없다는 개념이다. 물론 두 나라가 의도적으로 핵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핵탄두가 실린 탄도미사일의 오발로 우발적인 핵전쟁이 터질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핵태세 검토보고서는 이런 점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몬테레이 국제대학원의 비확산 전문가 스티븐 슈워츠 박사에 따르면, 이미 실험은 했으되 한 번도 실전 배치전례가 없는 핵탄두는 ‘신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92년까지 모두 핵무기 실험을 1030차례 단행해 65종류의 핵탄두를 개발했고 이를 실전 배치했다. 이 중 25종은 실험은 했지만 생산 직전에 취소됐다는 게슈워츠 박사의 진단이다. 그러니까 25종 가운데 일부는 언제든 부활할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핵 테러 지원국에 대한 응징 문제도 또 다른 허점이다. 이번 보고서는 “핵 테러 집단을 지지하는 나라에 전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한 부시 행정부 시절의 핵전략 대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테러주의자들이 핵물질을 러시아 공장에서 훔쳤다고 했을 때 과연 미국이 러시아에 책임을 물어 실제로 응징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 문제에 관한 미국 내 여론도 찬반 양론으로 갈려 있다. 우군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파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태세 검토보고서 내용을 크게 반기면서도 ‘미국이 선제 핵 사용국이 되지 않겠다’고 천명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파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통적인 핵 정책을 약화시켰다며 강력히 반발한다. 러시아와 조인한 전략무기 감축협정은 상원의 비준을 요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측 비판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비준을 받으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라는 비전을 실현하려면 러시아·중국 같은 적성 핵 보유국이나 이란 같은 핵 야욕국의 협조는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범공화계 보수파의 거센 저항부터 넘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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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찌짓떼로 2010/04/22 03:36 # 답글

    deleted. sorry
  • 우람이 2010/04/22 06:50 #

    아... 오해여서 다행이었다는 뜻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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