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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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바디랭귀지, 취미는 자뻑 꿈은 작가, 그라인드리퍼, 봄이 왔다 일상 everyday

+ Xavier의 추천 링크 - Vegan Month. Michael의 추천 링크 - First-person account from surgeon who removed his own appendix. 제일 좋아하는 작문 선생님의 추천 링크 http://www.theonion.com/issue/3734 그리고 부연.

+ 취미는 자뻑 꿈은 작가. 꿈이 번역가라고 생각했는데, 번역가도 넓은 의미로 보면 작가 맞지. 통역을 잘 하려면 자기 말을 잘 해야 하고, 번역을 잘 하려면 글을 잘 써야하고, 연기를 잘 하려면 자기 표현을 잘 하는 게 먼저인 것처럼.

+ 내려놓고야 말았다.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예상 못 한 바도 아니다. 편하고, 슬프다.

+ 며칠 전에 정문을 지나는데 일본 교환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 서너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도와주세요-"를 외치고 있었다. 바쁜 아침 시간이라 잰 걸음으로 지나쳤지만, 그게 누구든 모국어였다면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계속해서, 오랫동안 외치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아팠다. 수업이 없는 오늘, 오후에 천천히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그 때 그 자리에 성금함 덜렁, 그리고 그 뒤에 우리나라 사람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서넛이 앉아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한 50미터 지나쳤다가 자꾸 생각이 나서 걸음을 멈추고 지갑에 있던 오천원짜리 두 장 중 한 장을 넣고 왔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 때 타국에서 목청껏 쉽지 않은 말을 외치던 친구들의 가족과 지인의 안녕을 빈다.

+ 오늘 헨리 신 저녁방송을 7시부터 들었는데 김병주 박사님이랑 토론하는 걸 듣다가 눈물이 다 날 뻔 했다. 너무 좋아서. 정말정말 좋아서. 다시한번 두 팔 벌려 Welcome back, Henry Shinn!

+ 탱고 추면서 느는 것 하나 더, 말 이외의 언어에 능숙해진다. 시각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막강하게 다른 감각기관의 활성화를 막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흥미로웠듯이, 언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탱고의 장점이 하나 늘어나는 셈이다. 단점이 있다면 그쪽에 인식 혹은 관심이 없는 사람들한테도 바디랭귀지를 읽고 쓰려고 시도한다는 점? 예를 들면, 스윙 제너럴 가서 열심히 까베쎄오 하고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_-;

+ 도서관에서 찬물을 마시니 커피를 덜 마신다. 집에서도 다 귀찮아져서 시판 싱글백만 마시고, 밖에서 마실 땐 그냥 사서 마시고... 그러다 얼마전 지인이 원두를 조금 주셔서 오랜만에 집에서 커피를 내렸다. 후... 그냥 드립세트를 하나 사야겠다. 배운 거 다 까먹기 전에 쓰고싶고, 역시 이 좋은 걸 잊고 살긴 좀 아까워. 술 담배 안 하는 대신 고약하고 돈 들어가는 취미 하나 정도는 허락할까 싶네. 이렇게 결심을 하면 또 한참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는 게 다음 순서-.- 헤맬수록 원래 갖고싶던 동포트 켈리타 알라딘은 점점 눈에 안보이고(인위적으로 가는 물줄기가 나오는 건 반칙이라는 말이 왜 기술자도 아닌 내 귀에 쏙 들어오는거야...), 진짜 갖고 싶어진 건 케멕스 드리퍼,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은 그라인드리퍼.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계속 그라인더를 못 사고 있기 때문에 그라인드리퍼가 공간으로보나 효율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매우 똑 떨어지는 결론이다. 근데 이쁜 건 케멕스일 뿐이고... ㅜ.ㅜ 그래도 그라인드리퍼 주문하자. 하아.

+ 저녁에 집에 들렀더니 옆집의 우렁각시가 또 식탁에 음식을 두고갔다. 어제도 동생이 반찬을 받아다 둔 걸 보고 살짝 걱정 혹은 짜증이 날랑말랑 하던 차였는데 또, 원하지도 않은 음식. 근데 자세히 보니 둘 중 하나는 김밥이었다. 아무 생각 없에 하나 입에 넣었는데, 최근 먹은 김밥 중에 제일 맛있는 거다! 난 김밥이 정말 좋은데 맛있는 김밥을 파는 곳이 별로 없어서 슬픈 영혼이거든. 특히 맛없는 김밥만큼 날 슬프게 하는 음식도 드물다. 난 김밥이 정말정말 좋다. 김밥을 먹으며 옆에 국처럼 보이는 걸 건성으로 내려다봤다. 국이네, 아마 버리겠구나 하면서. 근데 자세히 봤더니 냉이가 들어간 된장국이었다! 난 어릴 때 냉이 너무 좋아해서 동생 끌고 논밭으로 캐러 다니던 여자. 둘이 냉이라고 두 바구니 캐오면 권사님 할머니가 그 중에 '매웅게'(?) - 냉이처럼 생겼지만 매운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서 먹지 않는 나물 - 를 골라내셨고, 그럼 반 바구니도 채 남지 않던 아픈 기억ㅋ 그렇게 김밥에 냉이된장국을 맛있고 맛있게 먹으며 반성했다. 주시는 것도 감사하게 받을 줄 모르는 요 못된 것. 옆집에서 반찬 주시는 건 맨날 반성하고 금방 짜증내고 또 반성하고의 연속이지만, 오늘은 반성의 날이니까 조금 착해진 기분이다. 냉이국과 함께 봄이 왔다.
어째 이리 맛있나 자세히 봤더니 싫어하는 재료가 하나도 안 들어갔다!
콩 넣고 지은 찰밥에 단무지, 계란, 당근이 전부.
아, 참기름 향이 진동을 하는 걸 보면 참기름 듬뿍.
꼭 기억해두고 싶은 조합이다. 진짜 맛있당 +_+

덧글

  • 아이 2011/03/19 19:32 # 답글

    오오 김밥 맛나 보여요!!;ㅂ;/ 거기다 냉이된장국이라니.. 옆 집의 이웃분 정말 우렁각시시네요!!
  • 우람이 2011/03/19 20:46 #

    이웃이라기 보다는 친척...이라서 가능한 얘기죠^^;

    그나저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포스팅 보면서 많이 놀랐다는... 지금은 서울이 아니시라고 본 것 같은데 서울 오시면 단팥죽, 냉면, 베지밀, 찜닭, 돈부리, 일본라멘, 기타등등 그게 뭐든 저한테 연락주세요!!! ^ㅡ^

    (저 전화번호 바뀌었는데 예전 번호로 거시면 연결 되구요, 예전 번호도 없으시면 비밀글 남겨주세요!)
  • 아이 2011/03/19 21:44 # 답글

    히히 감사해요 우람님;ㅂ;/

    담 달 정도면 얼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샤브 샤브 같이 먹을까요?!! 생각만 해도 햄볶네요 >_</
  • 우람이 2011/03/19 22:03 #

    그동안 이 동네 샤브샤브집을 샅샅이 뒤져놓고 있을게요!!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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