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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엄마를 부탁해, 두 남자 일상 everyday

+ 엄마 아빠랑 저녁 먹기로 약속한 한 날.

+ 다섯 시,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앞을 나서는데 며칠전부터 창비사 계간지 홍보차 나와있는 가판대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눈에 띄었다. 나의 로망 그녀 - 작문 교수님 - 김소라교수님께서 1장이 2인칭 시점으로 되어있으니 한 번 읽어보라고 지난주에 언급하셨고, 안그래도 아빠랑 언도아니 드릴 선물은 언제나처럼 센베과자 하기로 생각하고 나서던 참이었다. 엄마 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엄마를 부탁해>를 충동구매. 스승의 날까지 다 지난 17일, 떨이처럼 시들시들 나와있는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5천원에 사 들고, 다른 손엔 아빠가 좋아하시는 신촌 센베과자와 책을 넣은 쇼핑백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마포 갈비집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한테 카네이션 생화를 드려본 지가 언제인지. 어버이날이면 꽃집에 예약해서 꽃바구니랑 케익을 보내긴 하는데 그거야 돈으로 때우는 느낌이고, 전화를 못 드린 게 내내 찔리던 차였다.

+ 창비사 아저씨는 책은 싸게 주신다며 계간지를 권하고 싶어 하셨다. 근데 난 엄마랑 통화중이었고, 갈길이 바빴다. 그렇게 바쁘게 도착하고 보니 시간이 좀 남았는데, 그래서 갈비집 앞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2인칭 시점은 교수님이 주셨던 다른 글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살랑거리던 바람이 고맙게도 다음 장, 그 다음 장을 훌렁훌렁 넘겨주었다. 그러다 어떤 페이지는 손이 굳은 듯 떨어지지 않았고, 어떤 페이지에선 설렁거리던 태도가 난감하게 눈물까지 그렁그렁. 엄마가 분명히 좋아하실 건 알겠는데, 너무 우실까봐 걱정이네.

+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 리스트. <엄마를 부탁해>를 펼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

+ 무디가 고기를 다 먹고 자꾸 밖에 나가고 싶어해서 고깃집 골목 앞 놀이터로 끌려 나와보니, 대부분 아파트단지의 아빠가 유치원 또래의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놀아주고 있었다. 근데 무디가 나를 "누나!"라고 부를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흘끔흘끔 쳐다봐...... 하긴, 울 엄마가 나를 낳으신 나이에 내가 애를 낳았으면 무디만하겠고나.....

+ 좋은 사람을 남자로 착각했던 실수도, 남자라면 나쁜 사람만 아니면 괜찮을 줄 알았던 오해도, 둘 다 반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아침 저녁으로 전혀 다른 두 남자를 보면서 마음이 오만갈래. 이런 날엔 그냥 확 늙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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