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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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중앙도서관 일상 everyday

+ 수성계곡 벼룩시장에서 사온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에 완전히 빠져있다. 단편모음인데 그 중에서도 <포기>라는 작품은 자기 전에 매일 한 번씩 들춰보게 된다. 그다지 길지도 않고 이제 열 번도 더 읽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새로 발견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여지없이 탄식이 나오는 부분도.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들. 아내는 내 인생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 엊그제는 오랜만에 중도에 가서 적어간 책들을 찾아다 쌓아놓고 책상 앞에 오도커니 앉아 있었다. 시험기간인지 사람이 많았지만 그래도 중도는 등반(?)을 해야 올 수 있는 위치라 그런지 비교적 한산하다. 미국 현대 단편소설 모음집 <직업의 광채:블루칼라 화이트칼라>을 찾아서 제임스 설터의 <이국의 여인>만 찾아 읽었다. 레이몬드 카버도 좋고 존 치버도 좋지만 제임스 설터가 제일 좋다. 이제야 안 게 억울할 정도로. 너무 좋아서 원서가 궁금해졌고, 결국 <어젯밤> 원서를 주문했다. 빨리 와라!!

+ 빌리려고 찾은 <일상을 지나가다>는 부피보다 묵직해서 그냥 읽고 갈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폈다가 그 자리에서 찬찬히 다 읽었다. 누군가 이 책을 여행기로 언급해서 메모해 둔 것 같은데 그렇게 분류하려면 '삶'에 대한 여행기 정도 되겠다. 사실 '미국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그냥' 에세이다. 두 발이 땅에 무겁게 붙어있는 사실적인 에세이. 읽다가 중간에 알았는데, 블루크리스마스님 책이다. 어쩐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자꾸 들었었다. '예상밖의 우연'과 그에 대조되는 개념(지루한 일상.. 같은 건데 정확한 표현이 기억이 안나는군), 이 둘에 대한 챕터가 제일 좋았다. 다른 부분도 좋았다. 이 분은 기본적으로 글도 좋고, 쓸 내용이 없으면 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작가다. 그런데 내 삶이 무겁다고 느껴질 때 읽고 싶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묘하게도 삶을 무거워하는 친구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 권남희 일본 문학 번역가의 <번역에 살고 죽고>. 그냥 술술 읽으면 되는 책인데... 읽는 내내 응원은 하고 싶다만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솔직해서 불편했다. 이걸 이렇게까지 밝히는 게 괜찮은 사람이라니, 읽는 내가 불편할 정도인데, 내가 가식적인 건가, 라는 고민이 들 정도로. 정말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만한 책이다. 그 유용한 정보라는 게 웬만하면 딴 일을 찾아보는 편이 낫다는 거라 슬퍼서 그렇지.. 아, 이 분이 처음으로 번역가를 꿈 꾸게 한 책이 <금각사>라는 걸 읽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수성계곡에서 사 온 책 두 권 중 나머지 하나가 <금각사>.

+ 중도를 나서려는데 예약해 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나이스 타이밍.

+ 어제부터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을 읽고 있는데 <철학자와 늑대>만큼 감동적이거나 와닿지는 않는다. 그냥 당연하게 들리는 부분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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