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uram.egloos.com



[도서] 관능적인 삶 by 이서희 리뷰 review

잠이 안오는 비오는 밤에 폈다가 못 자고 다 읽었다. 짤막한 에세이의 연속인데 사이사이 오랜만에 Z생각을 실컷 했다. 자고 일어나니 다 꿈같다.

예전에 남자친구가 한국어을 못 하는 사람이었을 땐 연애에 대한 내용을 적을 때 거침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자기 검열이야 늘 하지만 애인이 본인에 대한 내용을 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그 정도가 예전같지 않다. 책 앞부분을 읽으면서 작가가 지금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면서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쓸데없는 걱정을 했는데 알고보니 남편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 그럼 좀 더 수월하겠네.

작가 프로필에 "현재는 미국 할리우드에 머물면서 Sophie Ville이라는 필명으로 페이스북에 관능과 연애에 관한 글을 올린다."고 되어있고 한겨레 등에 가끔 글을 기고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관능적으로 살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 독립적이었는지 궁금해졌다. 관능적인 삶 싫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제 힘으로 자기 앞가림 하면서 살려면 남루하지 않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니 그런 생각이 든 모양이다. 언제부터 나의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 먹고사니즘이 되어버린 걸까.

H언니에게 선물받은 책인데 왜 나에게 줄 생각을 했는지 알겠다. 작가의 삶과 사랑에 대한 태도가 나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나보다 한발짝 더 자유로운 사람이다. 작가와 성향이 반대인 사람이에게는 폭탄같은 책일 수도 있겠다.

발명자보다는 발견자가 되기를 소원했던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탐험하는 기분으로 상대방을 살폈다. 그렇게 발견해 가며 미개척지에 이름을 짓고, 아름다움에 서사를 부여한다. 그러면 나도 상대도 서로에게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떠오른다. 발견이 발명이 되는 순간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