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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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강의, 염치, 망원동 일상 everyday

+ 창비학당에서 하는 8주짜리 강의 <김영란 전 대법관과 함께 읽는 법과 민주주의>가 개강했다. 신청만 해놓고 입금은 안 한 상태로 우물쭈물 고민하는 동안 개강일이 와버렸는데, 강의마다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부담스러웠던 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근데 요즘 머리가 넘 복잡해서 디스트랙션이 필요한지라 질렀다.

+ 강의를 듣는 게 얼마만이지... 예전에 오마이뉴스에서 하던 강신주 철학 강의(지금처럼 뜨기 한참 전이다... 이 땐 강의 들을만 했다 ㅜㅜ)와 조국 교수님 강의 이후 처음인가 보다. 홍대에서 들었던 강헌 선생님 오이디푸스 강의도 생각나네. 자유예술캠프 황지우 쌤 강의도, 김현준 샘 재즈 강의도.. 하. 생각하니 그리스 비극 강의 더 듣고 싶다.

+ 그런데 김영란 전 대법관 강의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내가 오마이에서 강의 듣던 시절과 비교하면 젠더 감수성이 훨씬 성숙 혹은 과격해진 상태라는 것. 지금 상태의 내가 심기 거스름 당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남성 강사의 강의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고, 전 대법관이라는 타이틀 만큼 권위있는 여성 강사의 강의가 내가 들을 수 있는 타이밍에 열리는 일이 드물 것 같아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오늘 첫 수업 들어보니 강의를 엄청 재미지게 하시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 ㅋㅋ 그래도 열심히 들어 봐야지. 다음 시간에는 책도 읽어가고.

+ (강사를 잘 고른다는 전제 하에) 주입식 강의를 원래 좋아하는데 역시 짱이야. 딴 생각 떨치는 데는 역시 오프라인 주입식 강의가 최고다.

+ 낮에 너무너무 착하고 예쁜 학교 동기를 만났다. 졸업 후에 약속을 서너번 잡은 거 같은데 취소되어서 계속 못 봤고, 결혼식 때 본 게 마지막이니 거의 2년만이었다. 결혼 결심 하기 전에 그렇게 남친 한 번 같이 보고 얘기 좀 해달라고 했는데 결국 못 봤던 게 마음에 계속 걸렸는데... 결혼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포기할 건 포기하고 많은 부분 저 사람은 그러려니, 하며 살고 있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나이도 어린 편인데 결혼 후 금방 아이를 가져서 지금 아들 키우느라 무기계약직이었던 회사도 관둔 상태. 시터님이 하루에 몇 시간씩 와주셔서 그 동안 번역 조금씩 한다는데.. 얘기를 들으면서 내 속이 좀 답답했다. 마침 페이스북에 예전에 회사가 가까워서 가끔 만나 점심 먹던 언니가 지방 남자랑 결혼해서 내려가 아들 둘 낳고 살고 있는 사진을 올려서 그걸 보니 더 답답. 언니는 블로그에 아주 가끔 아이들은 너무 예쁜데 내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내 인생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같은 글을 짤막하게 올린다. 이 땅의 남자들은 멀쩡히 자기 인생 잘 살던 여자 데려다 아이로 묶어 집에 가둬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거 보면 어지간히 염치가 없는 거 같다.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워 보이는 얼굴이 더 많다.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언니는 분명히 남편이랑 아들을 한 명씩 안고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는데, 그걸 보는 내 얼굴에는 웃음기가 마른다.

+ 대학교 1학년 때 망원역 근처에서 1년 좀 안 되게 살았는데 이틀 연속 이 동네를 돌아보니 재개발하는 동안 살 지역으로 이쪽도 괜찮은 거 같다. 시장과 까페가 잘 되어있고 (?) 내 또래도 많이 보이고. 올 때마다 더 꼼꼼히 살펴봐야지.

망원동에 그렇게 찾던 광합성하기 좋은 까페가 많다.
까페 부부의 당근케이크 소박하지만 만족스러웠다.
필기 많이 하려고 했는데 딱 한 장.
리갈패드는 평소에 제일 좋아하는 펜이 잘 안 써져서
중간에 통역할 때 쓰는 제트스트림 0.5과 색색볼펜으로 바꿨다.


덧글

  • springhascome 2016/05/18 00:38 # 답글

    저도 망원동, 살고 싶은 동네 중 하나였어요 ㅎㅎ
  • 우람이 2016/05/19 23:29 #

    공덕동 자주 가서 그쪽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망원동 가보니까 아 지금 나이에는 여기 사는 게 훨씬 낫겠다 싶더라구요. 근데 까페이 있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 이러이러하니 이 동네에 빨리 투자하시라는 면담 중이었는데 가격을 들으니 뭔가.. 하... 내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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