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엇에 대한 의견을 물어오면 질문하는 사람의 정의를 되묻곤 한다. 통용되는 단어도 나와 다른 사람의 정의가 같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어? 페미니즘이지 뭐.
홈메이드라는 단어도 그렇다. 예전에는 '소박한, 건강한, 정직한, 특별한, 소규모의'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이제 '미숙한, 규제 받지 않는, 인증되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의' 같은 의미가 먼저 생각난다. 긍정적이었던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에 가까워졌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도 끝내주게 신세대적인 말이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무성애라는 개념을 접해 본 사람이 보면 혀를 찰 구닥다리 멘트일 뿐.
"네가 여자로 보인다." 이명행 배우 성추행 고발글을 읽다가 이 표현의 의미도 진화했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엔 칭찬이려니 했는데 이제 분명히 알겠다. "나는 너의 성적 매력을 누리고 싶다, 너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싶다."는 의미다. 저 말을 하는 사람의 의도가 칭찬이든, 위협이든, 성희롱이든 관계 없다.
아빠가 엄마에게 '더이상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엄마가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말씀하신 적이 있다. 솔직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배워가던 즈음이었다. 엄마는 자책하고 있었고, 나는 화가 났다. 그리고 천천히 업데이트 중이던 개념이 분명해졌다. 분별없고 자제력 없는 솔직함은 무책임하고 무례하다. 단지 솔직함을 이유로 배우자를 향한 자신의 성욕 상태 진단 결과를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무례하고, 결혼 생활을 끝낼 의도 없이 그렇게 느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무책임하다. 성욕과 실제 성애 활동이 찰떡처럼 일치하는 삶을 살아온 젠더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성애에 대한 별도의 합의 없이) 일반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할 예정이라면 저 말은 무책임한 발언이 맞다. 엄마는 그 현상에 대한 책임도, 저 말을 들어야할 이유도 없었다. 배우자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임이고, 저 말은 상대에게 책임을 자연스럽게 전가시킨다는 점에서 더 악랄하다.
홈메이드라는 단어도 그렇다. 예전에는 '소박한, 건강한, 정직한, 특별한, 소규모의'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이제 '미숙한, 규제 받지 않는, 인증되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의' 같은 의미가 먼저 생각난다. 긍정적이었던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에 가까워졌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도 끝내주게 신세대적인 말이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무성애라는 개념을 접해 본 사람이 보면 혀를 찰 구닥다리 멘트일 뿐.
"네가 여자로 보인다." 이명행 배우 성추행 고발글을 읽다가 이 표현의 의미도 진화했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엔 칭찬이려니 했는데 이제 분명히 알겠다. "나는 너의 성적 매력을 누리고 싶다, 너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싶다."는 의미다. 저 말을 하는 사람의 의도가 칭찬이든, 위협이든, 성희롱이든 관계 없다.
아빠가 엄마에게 '더이상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엄마가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말씀하신 적이 있다. 솔직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배워가던 즈음이었다. 엄마는 자책하고 있었고, 나는 화가 났다. 그리고 천천히 업데이트 중이던 개념이 분명해졌다. 분별없고 자제력 없는 솔직함은 무책임하고 무례하다. 단지 솔직함을 이유로 배우자를 향한 자신의 성욕 상태 진단 결과를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무례하고, 결혼 생활을 끝낼 의도 없이 그렇게 느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무책임하다. 성욕과 실제 성애 활동이 찰떡처럼 일치하는 삶을 살아온 젠더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성애에 대한 별도의 합의 없이) 일반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할 예정이라면 저 말은 무책임한 발언이 맞다. 엄마는 그 현상에 대한 책임도, 저 말을 들어야할 이유도 없었다. 배우자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임이고, 저 말은 상대에게 책임을 자연스럽게 전가시킨다는 점에서 더 악랄하다.
저건 말하는 본인이 부끄러워했어야 하는 말이라고, 엄마의 눈을 보고 힘주어 말했다. 솔직함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아무때나 무기로 사용해도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온화한 삶의 파트너에게 불필요한 무기를 휘두르는 건 부끄러워 마땅한 일이다.
얼마나 자신보다 상대의 욕망을 존중했으면 '네가 성적 대상으로 보인다'는 말이 칭찬으로 여겨질 수 있었을까. 분명한 건,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고, 그 사람들이 목소리를 점점 더 얻을 거라는 거. 수많은 밝혀지지 않은 성범죄자들이 매일 속으로 뜨끔뜨끔 불편해하고 있길 바란다. 행동거지 좀 조신히들 하시고. 그래도 안심하지는 말고.

지인에게 빌려준 물건이 이 봉투에 담겨서 왔는데
홈메이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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