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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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제주 일상 everyday

+ 한 5년 전에도 4월에 제주에 갔었는데 이번에도 4월에 제주에 갔다. 제주에 웨딩 스냅 찍으며 사는 친구네 집으로 여자 셋이 놀러 간 것. 나만 싱글인 여자 넷 모임과 모든 멤버가 싱글인 여자 넷 모임은 꽤 달랐다. 근데 어느쪽이든 삼십대 여자친구들의 모임은 참 좋더라. 4월의 제주는 사람도 많지 않고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좋다. 이번에는 토요일 낮에 비 예보가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았고 토요일 낮에 간 카페는 꽤 넓은 공간에 우리밖에 없었다. 정말 좋았다.

+ 김포공항 너무 오랜만이었고 국내선은 여권 대신 신분증 있으면 되는 거랑 액체류 2L까지 기내반입 되는 거 전혀 몰랐다 하하하. 김포로 가니까 절차가 너무 간단해서 제주에 밥 먹으러 간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을 정도.

+ 이번에 제주 사는 친구 가까이서 보면서 느낀 거 진짜 많은데 한마디로 ‘외지인이 제주에 정착하기’는 거의 판타지 영화 수준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친구 너무 존경스러움.

+ 친구가 운전하는 렌트카 뒷좌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이렇게 일이 하기 삻다니 도대체 뭘 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생각했다. 요즘 주변에 또래들이 승진하면서 과장님 차장님 소리를 듣기 시작했는데 그걸 보면서 나는 저런 거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건데 괜찮은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기업에 들어가기 어렵긴 하지만 아직 불가능하지는 않은 마지막 나이 즈음이니까. 평온하게 생각해보니 정말 괜찮고, 타이틀 좋아서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아닌 거 확실히 알겠더라. 그래서 그건 그렇게 정리. 사실 내가 결국 선택할 직업은 이제 어느정도 알 것 같다. 지금처럼 글과 말을 만지면서 적당히 사는 게 그나마 제일 고민이 적을 거다. 그런데 이 직업은 물질적 풍요와 거리가 멀고 세상에 대단한 기여를 하지는 못할 텐데 그게 괜찮은지 잘 모르겠다. 별로 치열하게 살고 싶지는 않은데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기는 하고 그 둘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치인 것도 결론이 안 났다. 이건 천천히 생각하는 걸로.

+ 충분히 쉬며 살다보니 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싫거나 힘든 걸 안 하고 살다보니 참을성이 부족하다. 졸린 걸 참지 못하고 가벼운 두통도 참지 못하고 불편한 자세나 옷도 참지 못하고. 내 맘대로 사는 것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이래도 괜찮은 거겠지? 친구들과 이박 삼일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얼마나 '불편함에 취약한 사람'인지 티가 나더라고.

+ 연애 얘기 안 하는 친구, 남자가 스포츠인 친구, 남자에게서 찾는 덕목이 인생을 향한 진정성인 친구, 그리고 지옥에서 온 트펨인 나. 남자가 스포츠인 친구가 물었다. "그래서 언니는 어떤 남자를 원하는 거야?" 순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잠시 생각 후 "나만큼 페미니스트이기를 바라는 건 무리인 거 같고, 그냥... 거슬리는 말 안 할 눈치와 성의가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좋은 질문 덕분에 좋은 답을 얻었다. 내가 원하는 남자는 거슬리는 말 안 하는 남자구나. 포기한 건가 -_-...

제주 비어라운드 당근주스.
명진전복 크아
미쓰깡. 예약 필수.
트친네 카페 요츠바 ㅎㅎ
포토그래퍼가 다르긴 다르더라.
제주 친구가 고양이 자매 쌀과 보리를 키우는데 얘는 쌀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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