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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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이트 일상 everyday

+ 정말 신기한 첫 데이트를 했다. 남자랑 하는 첫 데이트랑 여자랑 하는 첫 데이트는 너무 다르다. 기대도 설렘도 만남도 시간의 흐름도 뒷맛도 정말 다름.

+ 그 분은 책을 세 권 들고 오셨고, 나는 겨울 사무실에서 요긴할 간식을 챙겨 갔다.

+ 나에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안색과 눈빛이 맑아보였다고 몇 번이나 말했고, 보험이나 종교는 권하지 않으셨다.

+ 늘 궁금했는데 급하게 문을 닫는다는 공지를 띄운 식당에 갔다. 아마 우리 둘 다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되겠지.

+ 체격이 작고 마른 편이라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나보다 그릇을 빨리 비운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맛있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 눈에 예뻐 보이는 사람이 잘 먹는 걸 지켜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 아끼는 까페 중 하나를 고르고 골라서 자신있게 안내했는데 그 분도 이 동네 살 때 자주 가던 곳이라 사장님 얼굴을 보자마자 여전히 참 친절하시네요, 라고 말했다.

+ 왼쪽 넷째 손가락의 단정한 반지를 보고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되나요, 라고 물었는데 뭐든지 물어도 좋다는 말을 아주 길게 하셨다. 미리 허락을 구한 것이 아주 못마땅하고 서운하다는 듯이.

+ 호감과 관심과 호기심만으로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고 따로 만나는 것이 정말 오랜만인지라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동네 맛집 투어 하기 좋은 파트너일 것 같다. 지금 내 남친은 평균 퇴근 시간 밤 11시라 맛집 투어 파트너로 탈락(..)

+ 낯설 정도로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해왔고 나도 응해서 따로 만나게 된 건데 알고 보니 우리 둘 다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서운하지는 않았는데 서운할 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음.

+ 얼굴을 보자마자 너무 보고 싶었어요, 며칠 전부터 계속 생각이 났어요, 이런 말을 쉽게 하는 걸 보고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쉽게 하는 말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이라는 걸 나는 알지. 순간의 진심.

+ 진심으로 당신은 나의 로망을 살고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그리고 혹시 다시 습작을 하게 되면 최초의 독자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 올 해 안에 두 번째 데이트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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