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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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일상 everyday

+ 사는 게 어렵다고 느껴본 적이 전에도 있었던가. 아마 있었겠지? 근데 지금만큼 어려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 엄마가 별 용건없이 전화해서 괜히 안 끊어서 뭐지 했는데 옆에 있던 동생이 그 전화를 낚아채서 누나 지금 엄마가 누나 보고 싶은데 일한다고 해서 가도 되냐고 못 물어보시는 거 같아, 라고 말했다. 잠깐 오셔도 된다고 해서 오랜만에 셋이 차를 마시다 내가 물었다. 엄마는 내가 어려워? 근데 답을 못하시는 거 보니 어려운 거 맞으신가봐 ㅎ

+ 내 일상에 별 영향이 없고 내가 감히 우울할 자격이 없는 일 몇가지 때문에 일상이 조금 흔들린다. 생각보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많고, 죽음은 모두에게 아주 가까운 곳에 있고. 죽음이라는 말도 마음에 안 든다. 사망? 이별? 안녕? 다시 만날 수 없을 뿐이라는 뜻의 단어가 필요해.

+ 남자친구가 있으면 마음 둘 곳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 둘 곳이 있는 상태'를 기대하게 되는 것 뿐인 것 같다. 연애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을 때의 산뜻한 절망은 즐겁고 유쾌하지는 않아도 부대낌없이 평화로웠다. 좋은 사람이고 같이 있으면 좋은 것과 별개로 똑같은 것을 혼자 즐기던 나와 그 시간이 너무 생생해서 자꾸 생각나고 비교하게 된다. 남자친구가 있을 때의 장점과 편리함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난 평화에서 얻는 효용이 더 큰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싱글일 때 하는 거랑 커플인 상태에서 하는 건 또 다르네. 커플인 상태로는 포기가 포기가 아니야. 산뜻할 수도 평화로울 수도 없어. 그래도 덜 기대하고 덜 묻고 덜 알고 덜 친한 상태의 우호적인 연애 관계를 당분간 유지해보려고 한다.

+ 엄마랑 동생이랑 웃고 떠들고 나니 일주일 넘게 굳어있던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다.

사실 엄마가 나 어려워하는 거 모르지 않았고 싫지도 않은 거 같다.


덧글

  • 2019/01/02 12: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1/02 15: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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