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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by 김진아 리뷰 review

+ 도서관에서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이 책이 계속 대출중이라 예약을 해뒀는데 오늘 예약한 책 찾으러 갔다가 한 시간 만에 다 읽고 반납하고 왔다. 끊을 수가 없었다...

+ 치열한 자기 반성과 생생한 단계적 각성의 과정을 읽을 수 있다. 본인에게 이만큼 솔직해질 수 있어야 쓸 수 있는 글인 것 같고, 그래서 의미 있는 것 같다.

+ 올케가 결혼 전에 동생이랑 같은 회사 다니다가 식 직전에 회사 관두고 지금은 쌍둥이 낳아서 당분간 전업주부로 애 키울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절대 보여줄 수가 없는 책(..) 올케 마흔쯤 되면 이 책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으려나.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 페미니즘을 접하고 여자들이 겪는 충격 중 하나는 내 안의 여성혐오가 얼마나 크고 끈질기고 집요한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더 무서운 건 이 과정이 한두 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페미니즘을 공부할수록 '식욕, 수면욕에 이어 인간의 3대 본능이 아닐까' 싶을 만큼 여혐의 뿌리는 깊다.

+ 만약 나와 비슷한 소득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다음 날 아침 결혼을 박차고 나올지, 남자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 결혼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굴욕감을 카펫처럼 바닥에 깔고 간다. 부부 관계가 아무리 평등하다 해도 사회적 가장의 자리를 남자에게 넘겨주는 가부장제 자체가 이미 여성이 이등 시민임을 전제하는 태도다.

+ 다시 결혼하지 않는 것도, 동거를 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남자와 한집에 살 때 어떤 식으로든 여자에게 더 돌아오는 집안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 자기 손으로 돈 벌어 눈치보지 않고 쓰는 기쁨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 어떤 조명보다 그를 빛나게 한다. 이를 위해 여성의 노동엔 반드시 제값이 매겨져야 한다. 기업과 사회가 합심해 고용차별, 임금차별 콤보로 여성의 돈줄을 조이고 결혼, 즉 무급 그림자 노동으로 내몬다 하더라도 일베, 불법촬영과 싸우며 전사로 성장한 한국 여자들이 순순히 협조하진 않을 것이다. 출산불매 다음은 결혼불매다.

+ '써야하는 돈이라면 여자에게 쓰자.'는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카페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원두값이 매달 적지 않게 나간다. 나는 그 돈이 실력 있는 여성 로스터에게 가길 바란다. 그리하여 그 여성이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 현재의 미혼 상태가 일시적이라는 생각은 소비를 합리화하고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 '아름답고 유능하고 주체적인 썅년', '남자들이 욕망하는 페미니스트'야말로 더 진보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다.

+ 2018년 <섹스 앤 더 시티>는 20주년을 맞었다. (…) 그렇다고 미워할 수만은 없다. 덕분에 여자들이 나쁜 섹스와 남성의 작은 성기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그 공로만큼은 인정해주자.

+ '남자에게 욕망당하기'는 권력이 아니다.

+ 하지만 남자의 경제력을 아예 보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 '귀엽다'는 최면을 걸 필요가 없다.

+ 나는 마흔이 되던 해 늦깍이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몸과 몸무게에 대한 은밀한 집착은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후에도 계속됐다. 그냥 페미니스트로는 부족했으니까. 쿨하고 매력적인 골드미스는 쿨하고 매력적인 페미니스트가 되어야만 했다.

+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은 큰 충격 중 하나는 남자들에게 애교가 무척이나 많다는 거였다.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에게도 형님을 향한 필살기 한두 개쯤은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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