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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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일상 everyday

+ 눈동자를 마주 보고 있을 때 알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조금 슬퍼. 어릴 때부터 상대의 눈을 참 잘 봤는데 더이상 그렇지 않다는 게 더 슬프지만.

+ 혼자 있는 거 너무 필요하고 좋은 상태인데 왜 자꾸 밥 약속 만들려고 하지. 오늘 점심에는 오랜만에 가는 식당에서 평소에는 절대 먹지 않는 볶음밥에 도전했고 즐거웠다.

+ 요즘 혼자 밥 먹으러 나갈 때 <Are You The One For Me?>를 챙긴다. 1996년에 인쇄된 책이라 인쇄 상태가 균일하지 않고 종이질도 안 좋은데 외식할 때 한 손에 들고 읽기 딱 좋다. 오늘 읽은 부분은 내가 연인을 구하는 광고를 낸다면 어떻게 쓸지 작성해보라는 연습문제인데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파트너 말고 내가 지금까지 만나 온 사람의 현실을 적는 게 포인트다. 예를 들면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울적한 남자를 찾습니다. 의사표시는 손짓으로만 해도 됩니다. 소파에 널부러져 밤낮으로 스포츠 방송을 보며 트림이나 해대는 사람을 찾습니다. 당신이 지루할 수록 제가 당신을 더 좋아할 거에요. 면도나 샤워를 자주 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역겨워하는 걸 좋아하니까요. 늘 부인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마세요. 발기불능인 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32년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한 신시아씨의 광고문이다... (신시아씨 부디 행복하세요) 이 책은 로맨틱 파트너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중 고전 중의 고전인데 대부분의 좋은 인간관계서들이 그렇듯 결국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난 파트너 없는 삶이 나에게는 최적인 것 같다는 것을 더 구체적으로 깨달아가고 있지.

+ 오늘 요가를 하다가 갑자기 내가 처음 요가를 시작한 게 스물 서너살 때니까 약 십오년 전이라는 게 생각났다. 지금부터 다시 십오년 후면 쉰이 넘고, 거기서 또 십오년 후면 칠십에 가까워진다. 해보고 싶은 건 더 하고, 걱정은 덜 하며 살아도 부족할 시간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편안해지기도 한다.

+ 춤 추러 안 간지 2주도 넘었다. 탱고는 인생에 자극이 필요할 때 그 역할을 썩 잘 해주는데 요즘 바쁘기도 했지만 일로 마음이 한껏 들뜬 상태였던지라 다른 자극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원하게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금은 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며 쉼표를 찍는 중. 요가를 세 번 다 갔고, 밥을 잘 챙겨먹고, 생각날 때마다 길고 깊게 숨을 쉰다. 일하는 나, 들뜬 나, 실망한 나, 놀고 싶은 나, 운동하는 나, 달래는 나, 칭얼대는 나, 다들 사이좋게 지내서 다행이다.

왜 평소에 안 먹는 볶음밥이 먹고싶었는지 모르겠다.
발리 인 망원의 나시고랭.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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