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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by 배윤민정 리뷰 review

+ 올 해 읽은 책 중 가장 흡입력있고 충격적인 책. 그 어떤 페미니즘 이론서보다도 강렬한 독서를 경험했다.

+ 책을 다 읽고나서 도입부를 다시 읽었다. '가족의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배우자의 부모님과 배우자의 형 부부에게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어도 이 투쟁은 종결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글을 쓰면서 펜을 잡은 자의 권력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고 하셨는데 정말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기적같다.

+ 가족 구성원 모두와 연관된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파트너와는 의사소통이 된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근데 저런 파트너 대한민국에서 찾기... 어렵지.

+ 익숙한 우리말 단어와 표현으로 이루어진 문장들인데, 마치 작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언어를 만들어낸 것처럼 낯설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 "'형님'과 '동서'라는 호칭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왜 형이나 동생과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이가 같은 두 여자 사이에서 호칭의 차등이 생기는 걸까? 여자들이 온전한 개인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종속된 존재로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그것을 표현할 생각도 못해본 말.

+ 군대나 회사 사람들이 부부동반으로 모이면 남편 직급에 따라 아내들의 서열도 정해지는 현상이 자주 겹쳐서 떠올랐다.

+ 엄마는 바로 아래 '동서'(나의 작은엄마)와 베프신데, 작은엄마가 엄마보다 여섯 살 많다. 작은엄마가 엄마를 부를 때 평소에는 누구 엄마, 라고 하기도 하시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하신다. 엄마에게 이 책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여러 사람이 불편해야 해? 너 때문에 이 난리가 나는 게 좋아?"
"저는 아랫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되기 위해 싸울 겁니다."

'아랫사람' 대신 '여성'을 넣으면 너무 많이 들어본 말이라 허탈할 정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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