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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읽기 좋은 날 by 이다혜 리뷰 review

그냥 이다혜 기자의 글을 더 보고 싶어서 빌렸다. 다 읽었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후기를 안 쓰려다가 적는다.

책에 대한 2~3 페이지 짜리 짤막한 에세이 모음이고 책이 정말 많이 나온다. 나는 내가 읽어본 책만 골라 봤는데 전체의 10% 정도 됐으려나? 그 중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이 있었고 뉴요커 팟캐스트에 토마스 맥귄이 낭독한 것이 있다는 걸 보고 오늘 운전하면서 들었다. 예전에 다운 받아두고 아직 안 들었던지라 찾긴 쉬웠다. 어릴 땐 책이 시간을 초월한다고 굳게 믿었는데 점점 책이 탄생한 그 시대의 시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가는 중이다. 그러던 도중 이렇게 십년 전의 다혜 기자님이 지금의 내 옆구리를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제임스 설터의 장편은 좋은 게 없었는데 <어젯밤> 만큼은 읽고 또 읽어도 좋았다. 또 읽어야지.

팟캐스트를 그렇게 열심히 듣는데 대부분 범죄물 아니면 뉴스라 그런지 이번에 들은 문학의 언어는 또 새로웠다. 줌파 라히리와 앨리스 먼로도 낭독자로 몇 번 나오던데 들어봐야겠다.

그래도 여전히 책을 읽는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을 재발견 하고 싶어서 읽을 때도 있고, 모르는 세상으로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어서일 때도 있다. 내 작은 방에서 도피하고 싶어서일 때도 있고, 지하철 옆자리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취객의 말을 무시하고 싶어서일 때도 있다. 정말이지 그냥 혼자 있고 싶어서, 혹은 누구와 대화를 하고 싶어서…….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저 좋아서 읽는다. 무엇을 위해서 읽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사양한다. '해야 하는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책 하나쯤은 온전히 도락으로 남아도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어릴 적 가르침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세상은 많이 배운 사람들이 행하는 악행으로 가득하다. 책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그 안에는 무수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할지는 읽는 사람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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