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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서른 다섯, 내 몸부터 챙깁시다 by 최혜미 리뷰 review

책읽아웃에 한의사가 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놀라서 찾아봤다. 나는 한의학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하는 마음에 빌렸는데, 제목이 저래서 그렇지 읽어보니 '자궁을 중심으로 보는 여성 건강 종합 교양서'였다. 월경전 증후군, 월경 불순, 수족냉증, 부종, 나잇살, 자궁근종, 자궁절제, 임신, 난임, 불임, 출산과 산후조리, 완경까지 다룬다. 생리학적인 면에서는 양방과 다르지 않은 시각(+ 약간의 한의학적 설명)으로 호르몬의 변화와 신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어서 좋고, 제안사항은 고른 영양섭취, 혈액순환을 위한 운동, 몸 따뜻하게 하기 등 상식적인 차원이라 그 부분은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한의사인 저자도 근종 절제술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챕터도 썼는데 근종이 왜 생기는지는 내가 샅샅이 찾아보고 내렸던 결론인 '영양상태가 좋고 호르몬이 왕성한데 쓸 데가 없어서 쓸 데 없는 것을 만드는 것.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와 그게 다르지 않아서 허탈했다. 현대의학, 정말 여성 질환에 대한 연구에 너무 소홀해온 거 아닙니까? 이와 별개로 절제술을 받고 원하던 임신 출산을 무사히 한 본인의 케이스와, 두 번의 연속된 절제술에도 근종이 다시 똑같이 자라난 경우를 둘 다 들어 준 점은 좋았다. 환자 입장에서 선택이 쉬워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알고 고민하는 것과 모르고 고민하는 건 다르니까. (전혀 모르고 얼레벌레 받았던 사람 나야 나)

고운 시선으로 고르지 않은 것이 미안할 정도로 여성 건강에 대한 좋은 내용이 많았고 저자의 시선 바탕에 많은 고민과 경험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생리 기간에 진통제를 먹으면 무리 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적용할만한 정보가 많았던 건 아닌데 평소 생리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람에게는 유용한 정보와 심리적 안정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 임신과 출산, 수유 기간은 여자 몸에 공식 허용된 '배란 휴지기'입니다. 출산할 때마다 배란 호르몬 오케스트라에게 주어진 휵가는 수유를 아주 짧게 해도 거의 1년 정도입니다. 이 때 여 성의 난소와 자궁은 '임신을 준비하라'고 독촉하는 호르몬의 등쌀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합니다. 반대로 임신 기간이 없는 몸의 난소는 가임기 내내 휴가 없이 몰아쳐서 일하는 셈이지요. <= 이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이 부분 읽고 깔깔대며 웃었다. 조기완경에 대한 챕터였기 때문에 웃을 일은 아니었는데 이런 관점으로 생각하니 신선했다.

+ 자궁근종은 유전 영향이 크고 호르몬에 반응해 자란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밖의 원인은 모두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왜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왜 다시 생기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분명한 건 자궁근종을 포함해 자궁질환이 수술로 완치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수술은 이미 생긴 것을 없애는 훌륭한 방법이지만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은 아니거든요.

+ 스탠리 웨스트 박사는 <<자궁절제의 속임수The Hysterectomy Hoax>>라는 책에서 암이 아님에도 행하는 모든 자궁절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무분별한 자궁 절제를 시행하는 의사들이 저지르는 오류를 네 가지로 꼽고 있지요. 첫번째는 의사의 의학적 자기만족입니다. 환자를 위한 시술, 환자의 남은 일생에 미칠 여파를 고려한 시술이 아니라 시술 그 자체의 완성도를 위한 시술이라는 거지요. '이미 생긴 혹 열 개를 떼어내는 것보다 자궁 하나를 절제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 난임의 진단 기준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해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원래 난임 진단 기준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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