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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말하기를 말하기 by 김하나 리뷰 review

+ 싫은 것을 최소한으로만 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구축만들었다고 자각했을 때, 어떤 종류의 성공을 성취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이 성공이 나의 세계를 한정하고 더 좁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싫은 일과 낯선 일은 다른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에서는 낯선 일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드물다. 출근은 싫지만 덕분에 볼 때마다 반가운 사람을 많이 만났고, 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비효율과 모순으로 가득해서 때론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싫지만 회사가 지향하는 이상을 이해하고 익히는 과정은 즐겁고 보람차다. 다양한 싫은 것을 보고 듣고 처리하는데 하루의 2/3를 내어주게 되었다는 건 언제 생각해도 징글징글하지만,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 안에서 마음을 어느 방향으로 두어야 할지 당황스러웠던 작년같은 혼란은 없다. 이것은 결국 내가 선택하는 균형의 문제일까? 이 책에서 "좁은 화분을 벗어나 울창한 숲속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내 마음이라는 화분부터 깨버려야 할 것이다.", "내가 먼저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매너를 갖추어 말을 걸면 상대 또한 잠시나마 자신의 세계를 내게 보여주었다."라는 부분을 읽으며 내가 이미 지나온 지점과 앞으로 지향하고 싶은 지점이 겹치는 건지, 아니면 이 삶이 커다란 원을 조금씩 다른 궤도로 걷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질문.

+ 삶이 즐겁고 세상을 신뢰하는 것이 기본 태도일 때만 가능한 낙관이 있다. 성차별을 몰랐고, 소수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 없었을 때의 삶이다. 나의 경우 운이 좋아서 서른을 넘기고서야 끝났다. 그걸 다 보고서도 낙관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정세랑 작가가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그건 소설이었고,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 쓴 에세이를 읽다보면 가끔 작가와 아득히 멀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응, 그래 넌 참 좋겠다, 같은.

+ 직업 윤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는 내용은 자세히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직업 윤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속세에서 큰 성공을 하기 힘든 것 같다. 당연한가? 적당한 비윤리도 견디고 주무르고 아슬아슬하게 이용하면서 크게 성공한 여성의 모습을 더 많이 보고싶다. 이건 이 책이나 작가와 직접 관계되는 건 아니고 그냥 세상을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

+ 작가가 성우 아카데미 다닌 이야기를 읽으며 29살 때 연기학원에서 19살 입시생들이랑 같이 아크로바틱 수업에서 뒹굴었던 기억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다시 생각해도 참 황당하고 좋았고 잘했다 싶은 기억.

+ 메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KBS1 <재즈수첩>, 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 월/일 00:00-01:00


+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되자!’

+ “저는 카피라이터 출신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욕망이 아닌 욕망을 주입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요.”

+ “제가 생각하는 인생의 성공이라는 것은 인생을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인생에 대해서 고마움을 잃지 않을 정도의 조율을 해 나가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 여성들에게: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

+ 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의 본질은 칭찬거리 찾기다.

+ 한국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게다가 이 책임은 주로 관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만 지워진다.

+ 광고와 브랜딩을 하면서 얻은 큰 깨달음 중 하나는 ‘설득은 매혹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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