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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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 "Thank you." 언어 language

대화 A (친구 개가 죽었다)
"I'm so sorry for your loss."
"Thank you."

대화 B (슈퍼에 가면서)
"Did you want anything?"
"Nothing at all. Thanks."

대화 C (파티에서 놀고 돌아다니다가 아까 만난 애를 다시 만났다)
"How's it going?"
"Pretty good, thanks. Yourself?"

대화 D (어제 밤에 같이 놀고 담날 만났다)
"What time did you get home last night? Did you get a lift?"
"Around 10, I think. Anna drove me home. Thanks."

대화 E (누가 다치거나 넘어졌을 때)
"Are you alright?"
"I'm find, thank you."

대화 F (누가 재채기를 했다)
"Bless you!"
"Thank you."

영어를 처음 배울 때 "Thank you."나 "Excuse me."를 자주 쓴다고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워야하는 점이라고,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말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언어의 차이일 뿐인 것 같다.

위에 적은 짧은 대화들은,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왜 Thanks가 저 상황에 쓰이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대화들이다.(내가 보통 한국 사람보다도 고맙다는 말을 안하는 사람이라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책에서 그렇게 나와있으니 외우긴 했지만, 정말 그닥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에서 본 경우가 아니면 제 때 Thanks를 날려주지 못 할 때가 많았다. 막상 나는 내가 Thank you 를 외쳐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걸 몰랐으니 별 상관 없었지만, 그리고 내가 외국인이니 친구들도 많이 이해해 준 거 였겠지만, 문화차이에 대한 개념이 없는 친구라면(그런 애들 있다-_-) 내가 예의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거다.

영어는 주어가 상당히 중요한 언어다.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과 말하는 방식도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 형식을 띌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니 일 내 일의 구분이 분명하고, 남 일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의무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언어 자체의 백그라운드로 '우린 서로 남일에 관심 없어요. 관심을 꼭 가져야 하는 의무 없어요.'가 깔려있다.

그래서 누가 내 일에 대해 관심을 가졌을 때, 그 때 반사적으로 나가는 말이 Thank you 다. 니 일도 바쁠텐데 내 일에까지 신경을 써 주다니 고맙군하, 뭐 이런 뉘앙스. 여기서 관심을 가진다는 건 보통 질문의 형식으로 표현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How are you?" 다. "I'm good, thanks." 에서 뒤에 Thanks가 붙는 건 니가 내 안부에 관심을 가져주다니 고맙구나, 뭐 이런 게 되는 거다. 그리고 상대방의 안부를 되묻는 게 예의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럼 대화 A 에서 "I'm sorry."는 "니 개가 죽었다니 내가 유감이구나(내가 맘이 아프구나)."가 되고, "Thank you."는 "니 개도 아닌데 니가 유감스럽게 생각해주니 고맙구나."가 된다. 첨에 장례식장에서 누가 쏘리, 하면 상주가 땡큐 하는 게 참 이해 안됐는데, 뭐, 이런 뜻이라면 이해된다.

제일 마지막에 대화 F는, 쪼금 다른데, 만약 누가 엣취! 하고 재채기를 하면, 재채기 수습 되는대로 "Excuse me."가 다음 대사다. 그런데 엣취! 했을 때 누군가 "Bless you!" (Bless you에 대한 역사나 빽그라운드는 네입어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를 외쳐주면 다음 대사는 "Thank you."다. Bless you가 좋은 뜻이니 그에 대한 Thank you라는 게 첫째겠지만, 둘째로는 Excuse me (이건 아무래도 사과쪽에 가까운 표현이니)를 외쳐야하는 찬스를 없애준 것에 대한 Thank you 이기도 하다.

나머지 대화들은 대부분 남이 나에게 관심을 표현해 준 것에 대한 답례로 Thank you로 답하는 경우다.

이번에 애들레이드 갔을 때 일주일 넘게 그냥 재워 주고 놀아 주셨던 
한돌프 스티브 할부지 형네집(Ted & Joyce)에 남긴(헉헉;;) 땡큐카드.


근데 이거 나만 이해 안됐던 건가? -_-;;; 호주 이제 8~9개월 지나가는데, 영어 자체가 늘기도 했겠지만(그랬길 바란다;;), 이런 문화 이해를 통해 언어를 이해하게 된 게 더 큰 거 같다. 이제는 책이나 영화에서 안 본 상황에서도 Thank you를 해야 할 때를 알고 말하게 되었으니.

흔히들 언어에 문화가 많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어후, 그걸 론 뭔가 많이 부족하다. 차라리 언어가 그냥 문화의 일부(부분집합?) 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언어의 배경이 되기 때문에, 정말 아예 도화지 색깔이 다르다고 할까. 어떤 땐 영어 표현을 공부하는 것보다 문화적 배경을 공부하는 것이 실제로 숙어를 외우는 데 도움이 될 때도 많다. 정말 많다.

적으려고 생각하고 있는 표현은 많은데 또 적게 될지는 모르겠지만(호호;;), 하여간 혹시나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_-* 일단 나에게 도움이 되니 한표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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