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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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 사전 이용법 언어 language

나의 영어 단어 암기법에 정작 암기법이 없어서 왠지 뭔가 허하다. 그래서 후딱 이어 쓸려 그랬는데 이제야... -_-; 사실 나의 영어 단어 암기법은 영어 사전 이용법 그 자체다.

'영어사전 가지고 놀기'

영어사전가지고 놀기...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중 2 말 쯤 부터였다. 학원에서 짬짬이 혼자 교실에 앉아 있는 시간동안 할 일이 없어서 뒤적이기 시작한 영어사전.(이 때 쓰던 두께 4cm 쯤 되는 작은 영어사전... 중 3때 쯤에는 단어 찾을 때 세번 이상 손을 댄 적이 별로 없다. 한번 촤라락 해서 펴면 단어가 거의 그 장이나 앞뒤로 한장 사이에 있었다. 나도 신기해서 혼자 막 테스트도 하고 놀았다-_-;;;) 뻔 한 단어를 찾아 본다. love. 응? 뜻이 많다. 쭈욱 읽어본다. 홋, 야한 뜻도 많다. 엥. 전혀 엉뚱한 뜻도 있다. 예문을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있다. 찾아 본다. 오옹... 그 단어의 예문을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또 나온다. 그것도 찾아본다. 그렇게 모르는 단어들을 찾아서 페이지마다 손가락을 건다. 나중엔 손가락이 모자란다. 도저히 감당이 안될 무렵... 사전을 덮는다 -_- 아 잘 놀았다, 꺼억. 이게 영어사전 가지고 놀기였다. '영어'도 좋아하고 '읽기'도 좋아해서 그랬는지 이게 참 재미있었다. (저 친구 없었던 거 티나요?;;)

그래서 단어는 어떻게 외우느뇨?

내가 어떤 단어를 찾아보기로 결심하는데 꽤 시간이 걸린다는 건 앞 글에 나와있다 -.- 어떤 단어를 스무번 듣고 뭐지 해서 찾아봤다고 하면.. 

보통 한영사전을 먼저 찾아본다.(지금은 종이사전 아니고 전자사전) 그리고 한글로 번역된 뜻을 읽는다. 이렇게 해서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고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 단어가 사용을 최소 열번이 넘게 들은 상태기 때문에, 그 문장들을 생각해 봤을 때 자연스럽게 뜻이 연결이 되는지 생각해 본다. 보통 잘 안 된다. 되더라도 들어본 모든 경우에 어울리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나는 한글로 번역된 뜻은 별로 신경써서 안 읽는다. water = 물, 이렇게 똑 떨어지는 명사가 아닌 이상, 뜻이 한글 번역 그대로 이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신 예문을 읽는다. 단어의 뜻을 이해하려면 이 편이 훨씬 쉽다.

예문을 읽고 예문의 해석을 읽는다. 그럼 그 문장에서 그 단어의 뜻이 대강 감이 온다. 다음 예문을 읽고 해석을 읽는다. 그런 식으로 예문에서 그 단어의 뜻을 유추하듯이 모든 예문을 찬찬히 읽어내려간다. 단어를 문장안에서 이해하면 정말 뜻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특히 단어로 똑 떨어지는 동사보다 숙어 뜻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abanden vs give up) 덤으로 숙어가 만들어 질 때 뒤에 붙는 전치사의 패턴이 눈에 익기 시작한다. 모르는 숙어도 이해하기 쉬워지고, 언제 어떤 전치사가 붙는지 감이 오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어려운 동사 백개 외우는 것보다 'take(처럼 활용성 높은 단어) + 전치사'로 만들어지는 숙어 오십개가 훨씬 유용하다고 생각함)

이렇게 예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시간이 있고 단어가 이쁘게 생겼으면) 그 단어를 찾아가서 이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한다 (전자사전의 '점프'기능 상당히 유용하다). 

책을 읽다 나온 단어일 경우 귀로 들어 찾아보는 단어보다 접해 본 횟수가 적어서 이렇게 뜻을 찾기가 힘들 때가 있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사전에서 찾았을 때 저 뒤에 있는 뜻(자주 안 쓰이는 뜻)을 꺼내 쓰는 경우도 잦다.(한영사전 기준, 영영사전 얘기할 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영영사전과 한영사전의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뜻의 순서다) 그래서 쉽고 익숙한 단어인데도 (예를 들면  study) 전혀 다른 뜻인 경우가 많다. (공부한다는 뜻 보다 누군가를 빤히 쳐다본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사실 이런 게 더 어려웠다. 분명히 아는 단어인데 문장이 전혀 해석이 안되니... 그래서 처음 원서 소설을 읽었을 때, 단어를 찾고 - 예문을 읽고 - 뜻을 유추했.. -  는데 안 되고 - 영엉사전도 찾아보고 (순전히 예문 더 읽으려고) - 해도 뜻을 모르겠는 문장이 많았다. 그럴 땐 어떻게 했냐면, 무식하게, 반복 -_-

책에서 해석 안되는 문장 발견. (평소처럼) 걍 넘어갈수도 있지만 이 문장이 해석이 안되니까 진도가 안나간다. 사전에서 단어를 찾고 위에 스텝을 밟는다.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 그러면 예문 1을 읽는다 - 해석 불가 그 문장을 읽는다 - 예문 2를 읽는다 - 해석 불가 그 문장을 읽는다 - 예문 3을 읽는다 - 해석불가 그 문장을 읽는다 - 예문 4를 읽는다 - 해석 불가 그 문장을 읽는다... 예문이 20개 있으면 그걸 20번 하고, 그래도 안되면 영영사전 예문으로 똑같은 걸 하고, 그래도 안되면 다시 영한사전으로 돌아가서 반복한다. 할 일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오기가 나서 그렇게 반복했던 것 같은데, 그 로테이션을 몇번을 반복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어느 순간 뜻이 이해가 되곤 했다.

그렇게 용을 써서 이해한 문장은, 밑줄 하나 안 그어줄 수 없다... -_- (밑줄 볼 때마다 뿌드읏...ㅋ) 그리고 그렇게 이해를 하고 나면, 따로 암기를 하지 않아도 대충 그 단어가 머리 속에 들어와 있다. 그냥 단순하다. 많이 봤으니 기억에 남는 것. 나는 백번 쓰는 것보다 백번 눈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이건 공부하는 스타일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러고 나서 중요한 게, 책을 다 읽었을 때 그 날이 가기 전에 전자사전을 펴고 히스토리 기능으로 (사랑합니다 히스토리 기능 -_-;;; 나는 게을러서 단어장 같은 거 못 만든다. 대신 이 히스토리 기능이 단어장 기능을 한다.) 한번씩 다시 봐주는 게 중요하다. 한 번 복습 해 준 거랑 안 해 준 거랑 차이가 엄청 크다.

붕어 기억력 소유자를 위하야 - 언제나 처음부터 읽기

원서 읽을 때(혹은 우리 말 어려운 책 읽을 때도) 내가 자주 하는 약간 바보같은 짓이 있는데, 기억력 좋으신 분들에게는 비추, 나처럼 기억력보다는 이해력이 나은 분들에게는 추천. 특히 원서를 읽을 때, 만약 오늘 10쪽 까지 읽었다면, 내일 다시 읽을 때 다시 1쪽 부터 읽는다. 그래서 이번에 18쪽까지 읽었다면,(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비슷하다보니 처음 읽은 날 만큼 진도를 못 빼는 게 보통) 그 다음날 읽을 때 또 1쪽 부터 읽는다. 그리고 이번에 22쪽 까지 읽었다면, 그 다음번에 읽을 땐 다시 1쪽부터. 몇번씩 읽은 앞 부분을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생각처럼 오래 걸리지 않는다. 책 진도가 어느 정도 빠진 후에는 대강 읽을 차례보다 앞쪽인 곳을 펴서 훑어 보면서 쉽게 훌훌 넘어가면 넘어가고,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부터 다시 읽어간다. 하여간, 뽀인트는 무식하게 계속 다시 읽는다는 점이다 -_-; 그러면 내가 무쟈게 노력을 하면서 읽었어도, 얼마나 건성으로 이해하고 넘어갔는지 슬프도록 처절하게 느껴진다 -_-;;; 그리도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많다. (사실 난 우리말로 된 책을 읽을 때도 이런 경험 자주 한다 -_-;)

아, 이 방법의 또 하나 장점은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하고 기억하려고 용쓰지 않아도 된다는... '')a

단어 외우기 -> 단어 이해하기

그래서, 내 방식의 영어 단어 외우기는, '단어 외우기'라기 보다 '단어 이해하기'가 된다. 이게 나에게는 훨씬 쉬웠고, 합리적이었고, 할 만 했다. 이해도 안 되고 쓸 줄도 모르는데 닥치는 대로 외우는 건 말 그대로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하루에 30~50개? 내 방식대로 하면 이건 그냥 불가능하다. 앞 글에서 썼듯이 2~3개가 적당하다. 절대 적지 않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단어암기는 양보다 질이다. 외운 단어의 갯수보다 그 단어를 소화 한 정도가 중요하다. 단어 오십개 단어장에 나온 뜻만 외워서 해석할 때 쏙 그 뜻으로만 이해하고 문제풀고 넘어가는 것보다, 그 단어의 용법별, 형태별, 유의어, 반의어를 다 이해해서, 어떤 뜻으로 쓰이든 다 이해하고, 그 단어를 사용해야 할 때 형태에 관계없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그 단어를 반복해야할 때 같은 단어를 쓰기보다 비슷한 유의어를 쓸 수 있는, 그게 훨 중요하다. 문제집에서 읽고 이해해서 답 골라내기를 하기에는 하루 오십개 대표적인 뜻만 외우기가 나을 수도 있지만, 원서를 읽고 싶고, 말을 하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면, 절대 비추다.

아, 영어 공부의 목적이 토익점수라면 하루에 오십개 단어장에 나온 뜻만 외우기 추천이다. 토익과 고등학교 문제집에 나오는 단어들은 신기하게도 딱 제한된 용법-단어장에 나온 뜻-안에서만 쓰인다. 내가 공부하는 방법은 실제 사용이 목적이신 분들에게만 추천. (다시말하면 저 토익 점수는 그냥 그렇습니다;;)

이렇게 문장으로 이해하는 방법의 장점은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는 단어도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면 단어를 알면서도 사용이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익숙한 문장이 있으면 앞뒤 단어만 바꾸면 용법을 아는 셈이 되니까. 단어 하나를 외웠는데 reading에서는 쓸 수 있는데(보면 이해는 하는데) speaking과 writing에서는 쓸 수 없다면(막상 말 할 때 쓰려니 어캐 말해야 할지 모른다면), 또는 listening이 안된다면(다른 용법으로 쓰이면 들어도 모른다면) 뭔가 이상하고 억울하잖나 -.-

오래 걸리고 무식한 방법이, 길게 보면 오히려 지름길일 수도 있다.
아 일단 믿어보시라니깐... (미안, Shaun;;;)

왜 모두가 영어를 잘 해야 하는(이라기 보다 영어 점수가 좋아야 하는) 세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별로 동의하고픈 현상은 아니지만(좋아하는 사람이나 프로들이나 잘하믄 됐지 왜 필요하지도 않는 사람들한테까지 다 잘 해야 하는지 원;;;), 언어라는 게 어딜 가나 쓸 수 있는 기술이라는 측면도 있고, 특히 다른 나라,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을 때 유용한 수단이다보니, 해놔서 손해 볼 장사는 아닌 것이 사실이다.

모국어 이외의 언어를 공부하다보면 언어를 통해 언어 이상-문화-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모두에게 영어 잘하기'를 요구하는 사회는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어차피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제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영어를 잘 하면 영어 점수가 높지만, 점수가 높다고 영어를 잘 하는 건 아니라는 현실은, 뭔가... 구리다... -_-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무쟈게 부럽다가도 홀딱 깰 때가 있다.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도 없었고, 시도해 본 적도 없고, 그래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로 생각이 굳어있는 친구들을 볼 때 그렇다. "일본어에서는 r과 l이 한 발음으로 같이 쓰기 때문에 일본사람에게는 그 두 발음 구분이 어려운 거야", 라는 말을 영원히 이해 못하는 애들 있다. (이런 애들은 확 불어 공부 시키고 싶다-_-) 생각이 고정된 틀에 갇혀 버린다는 거, 그 무섭고 답답한 사실, 그리고 본인은 그걸 깨달을 수 조차 없다는 더 무서운 사실, 왠지 쫌 불쌍하기까지 하다 -_-;

(중국집에서 열명이 십분안에 식사를 마쳐야 할 때 빼고는) 다양성은 언제나 좋은 거다! 고로 다양성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요소들은 고마운 거다! (영어 얘기 중이었던 거 같은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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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찬민 2008/04/24 16:30 # 답글

    다시 들러서 구경하고 갑니다.
    저도 어휘력이 약해서 요즘 사전 갖고 놀아요.
    제가 쓰는 건 영영사전인데 옥스포드에서 나온 포켓 사전입니다.
    설명도 간결하고 어휘도 쉬워서 재미있더라고요. :]
  • 우람이 2008/04/24 16:47 # 답글

    또 반갑습니다 :D 요즘 전 동사의 활용보다도 단기간에 실용 어휘를 대폭 늘려야 하는 크나큰 과제 앞에서 좌절 중이에요. 찬민님 덕분에 저도 이 글 다시 읽어봤는데, 영어 이 놈, 그냥 좋아하기만 할 때가 참 좋았지 싶네요 -.ㅜ
  • 2008/05/10 02:19 # 삭제 답글

    토플공부하느라 일주일동안 보카책만 줄줄 읽어보았던 저는 많이 찔립니다ㅠ
    영어전공생인지라 이래저래 점수에 대한 압박을 받아서 어쩔수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어 자체를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 우람이 2008/05/10 02:53 # 답글

    저도 압박이 없던 시절이니 저러고 놀 수 있었는데... 최근 압박요인이 생기면서 주입식 암기교육의 효율성을 체득하고 있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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