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 on the flo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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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하게, 바차타 Bachata 댄스 swing & tango

Tango를 왜 시작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호기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때 심심해서 였던 것 같기도 하고... Perth에 있을 때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갔던 Tango 수업은 아르헨티나 출신 남자 Pedro가 운영하는 수업이었다.(1회 $12, 6번 선불 $60) 그런데 내가 수업을 듣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이 남자가 매년 고향에서 보내는 휴가(무려 3개월 - 호주 휴가문화는 어캐 수입 안되나? -_-;;;)를 가 버려서, 그리고 탱고 수업이 있는 금요일 같은 시간대에 Mustang bar에서 퍼스 스윙댄스 소셜 중 제일 유명한 소셜이 있는 날인지라, 6번 가고 그만 갔었다.
070310, 럭셔리럭셔리 +_+

그래도 기본을 익히기에 참 괜찮은 수업이었다. 그리고 그 수업에서 만났던 Ivan 덕분에 이런 저런 행사도 따라 다니고, 따로 배우기도 하고 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나 좋았다. 이반 아부지가 페드로 친구고, 탱고 판 평균 연령이 원체 높다보니, 이반에게 탱고를 추게 하고 싶으신 두 어르신 덕분에 이반은 늘 공짜로 수업을 듣고 있었다 -_- 나랑 동갑이었는데 수업 시간에도 제일 어렸고, 어느 소셜에 가도 이반이 제일 어렸다.
핑거푸드마저 럭셔리 +_+

사진은 두 달에 한 번 있는 소셜 행사에 놀러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이 날은 competition이 있어서 평소보다 좀 더 격식을 갖춘 편이었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댄서들의 평균 연령이 높기 때문인지 스윙판보다 모든 게 고급스러웠다. 장소도, 데코레이션도, 음식들도. 입장료가 $15였고(만원정도?), 핑거푸드와 음료수 제공, 와인은 판매했다.
Hannah. 이반이랑 나랑 요렇게 셋이 동갑. Hannah는 키가 183이다 -_-

재미있는 건 댄서의 70% 이상이 이민자들이었다는 점. 2세대인 이반이나 Hannah는 물론 호주 국적을 가졌지만, 부모님 세대가 이민오신 분들이셨고, 그걸 잘 알고 있었다.

Perth에 있는 동안까지만 해도 탱고는 보는 것 보다 추는 게 더 재미있는 춤이었다. 의외로 쭉빵 언니오빠가 착하게(?) 차려입고 화려한 공연 루틴을 추지 않는 이상, 모르는 사람(나)이 보면 별 재미 없는 게 탱고다. 정적이고, 특별히 화려하지도 않고. Competition 일등 한 할무이 할아버지 커플이 왜 일등을 먹는지도 모르겠었고... 심사위원 중에 한분이었던 호주 탱고 챔피언이시라는 여자 분이 이반이랑 추는 걸 보는데도 걍 심심해보이고...

물론 내가 아는 게 없어서 였다 -_-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건 정말 '진리'인 거 같다.

그런데 그 날! 내 눈을 완죤 사로잡은 춤이 있었으니...

스윙 익스체인지에서도 밤이 깊어 사람들이 피곤해질 즈음 DJ들이 이런 저런 음악(블루스, 살사, 자이브, 심지어는 왈츠까지)을 틀어 대며 장난을 치곤 하는데, 이 날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빠지고 플로어가 한산해지자 DJ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그 중 웬 요상한 음악에 어느 커플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내 눈이 왕 눈이 됐다. 히익~

언니가 정말정말 예뻤고, 옷도 참 착하게;-_- 입으셨었고, 특히 반짝거리는 달랑달랑한 장식을 느슨한 허리띠처럼 허리에서 힙에 걸치도록 두르고 있었는데, 힙 움직임이 강한 그 춤과 너무너무 잘 어울리는 것 아닌가! 춤 자체가 패턴이 막 복잡하진 않았고, 그 대신 힙의 움직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듯 했다. 근데 정말 아무리 봐도 심심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탱고를 보다 그 커플의 그 춤을 보는 순간 눈이 띠옹... 저게 뭐지 저게 뭐지 배우고 싶다 배우고 싶다를 내내 외치다가, 그 춤이 끝나자마자 그 커플에게 달려갔다.

그 커플은 Perth에서 살사를 가르치는 티칭 커플이었다. 방금 춘 춤 이름은 바차타 Bachata. 정기적인 바차타 수업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살사수업은 정기적으로 열지만 바차타는 그렇지 않다고. 특강 워크샵으로 가끔 열긴 하지만 배우려는 사람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살사를 배우면 앞뒤로 시간을 내서 개인적으로 가르쳐 주겠다는 말에 그 커플의 살사수업에 가 볼까 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살사는 그리 땡기지 않는지라 그 춤의 이름만 고이 적어왔다. 그리고 두둥, 오늘, 여기 브리즈번에서, 바차타 수업을 들었다.

여기는 살사처럼 바차타를 정기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이 있긴 하지만 지금 내 스케줄에 맞는 경우는 없고 -.- (보통 6주, 난 멜번에도 한참 다녀와야하고 연말이면 여기 뜬다;;), 스윙수업과 요일도 많이 겹쳐서 정규 수업은 좀 어렵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어를 이것저것 바꿔가며 구글을 뒤졌더니, 프라이빗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발견. 가격도 지금까지 알아 본 곳 중에는 제일 저렴하고, 무엇보다 사전 예약을 하고 그냥 찾아가면 되는 점이 나에게는 딱. 탱고도 가르친다고 해서 바차타를 해보고 사람이 괜찮으면 탱고도 여기서 더 들어야지 했다. (지금 탱고는 Rosita라는 아르헨티나 출신 여자분 수업에 가는데 좀 띄엄띄엄 가고 있다;) 어쨌든 그리하여 오늘 다녀왔다.

이 사람은 Chris라는 아시아계 호주인이었고, 생각보다 나이가 어렸다.

완죤 아싸 -.-;;; 일단 30분짜리 프라이빗을 해 보기로 했는데 가르쳐 주는 사람이 신나서 한참 더 했다. 예상했던대로 베이직 스텝 자체의 비중이 큰 춤이었다. 내일 턴에서 연결되는 딥 종류를 배우면 거의 끝날 듯. 근데 무지 재미있다! 스윙에서 힙을 안 써서 그런지, 힙 움직임이 요래요래 왔다갔다 하는 게 재밌다. 그 때 그 언니처럼 이쁘게 보일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우리나라 검색엔진에서 바차타로 검색했봤더니 바사모(바차타 사랑 모임;;)도 있고 꽤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살사댄서들의 부분집합이긴 하지만 바차타 소셜도 매주 있는 듯 하고, 인구도 꽤 되는 듯. 배우는 게 간단한 편이라 살사 소셜이 있는 날 한두곡 틀면 살사댄서들이 양념삼아 추는 모양이다. 

Chris에게 넌 무슨무슨 춤 추니, 했더니 이런저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춤들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 중에 바차타는 굉장히 섹시한 춤에 들어간다고 했다. 딥클로즈드 포지션이기도 하고 힙을 많이 사용하는지라 그렇다고. 흥미로운 점이라면 한 곡 안에서도 홀딩 포지션을 자주 바꾸는 점이었는데,(오픈-클로즈드-딥클로즈드) 어떨 땐 발보아 보다도 가까이 안기는(?) 것 같다. 여자가 싫으면 밀쳐내면 된다며 여자에게 선택권이 있다는데, 난 뭐 별로 신경 안쓰니까. 오히려 딥클로즈드가 리딩받기가 쉬워서 편한 점도 있다.

"It's a very sexy kind of dance."
"Um.. not really for me. When it's too obvious, it's not sexy anymore."
"Well, yeah, you can say that. Maybe not necessarily sexy, but definitely sexual."

살사가 별로 안 땡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섹시하기 때문이다 -_- 언니들 옷도 그렇고 동작들도 그렇고.. 그냥 별로 안 땡기는 컨셉이기도 하고, 너무 '티나게' 섹시해서 안 섹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비키니 입고 브이질 하는 언니들보다 목 늘어진 헐렁한 니트에 뿔테안경 끼고 머리 쓸어 올리는 언니가 더 섹시해보이는 취향이라서 -.-; 근데 바차타는 살사보다도 더 심하게 섹시해서, 하나도 안 섹시하고 그저 귀여워 보인다. 물론 취향 특이한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바사모를 돌아다니다 보니 바차타를 출 때 에티켓에 대한 경고문(?) 가까운 칼럼이 많이 보였다. 팔뤄가 별 이유 없이도 춤을 거절하는 게 큰 결례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몇몇 리더분들이 쌓으신 행적(?)이 있으니 이런 분위기가 형성 되었겠지만, 우리나라 정서상의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차타가 한국에서 나름 대중적이라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기대기대 +_+

덧글

  • 뿌라이트 2008/03/06 07:09 # 삭제 답글

    바차타 이야기가 있어서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스윙을 추시나 보네요 ^^*
    호주에서의 바차타 이야기 기대됩니다 ^^)/
  • 우람이 2008/03/06 08:45 # 답글

    아 반갑습니다... ^^ 호주에서 바차타 소셜을 찾아가 본 적은 없어서 호주 스토리는 여기서 끝인데요... 하하 ^^;;; 한국에 있는 소셜을 찾아봤었는데 까페가 가입이 까다로워서 (등업신청을 해도 안되더군요;; 기수가 필요한 듯;) 아직 못 가봤어요. 가보고 싶은데 왠지 닫힌 곳(끼리끼리 놀기, 첨 보는 사람이랑 안놀아주기 -.ㅜ)의 분위기가 약간 느껴져서 고민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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